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오늘은 북한 출신 청소년이 함께 모여 사는 생활공동체 중 한 곳을 연결해 남한에서 경험하는 탈북 청소년의 어려움과 희망 등을 살펴봤습니다. 회견에는 ‘우리집’이란 이름의 탈북청소년 생활공동체를 맡고 있는 마석훈 사무국장입니다.
기자: 탈북 청소년에 대한 현황 조사를 하는 것으로 아는데 현재 그 규모는 얼마나 되나?
마석훈: 현재 탈북자가 1만 7천 명 정도로 알고 있고 이중 청소년 즉 만 24세 청소년이 4천 명 정도 그리고 무연고 청소년 즉 혼자 생활해야 하는 친구들이 300-500명으로 추정됩니다.
기자: 남한 법에는 미성년자가 만 21세 이하가 아닌가?
마석훈: 네, 하지만 탈북 청소년은 일반 규정보다 높여 보고 있습니다. 이들이 국내 입국하는 과정에서 3-4년 정도 체류 기간을 거치기 때문에 정상적 학업이나 보호를 받지 못한 채 입국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고려해 보호 연령을 조금 높여 하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 청소년이 머물 수 있는 공동체는 얼마나 되나?
마석훈: 크게 대안학교와 생활 공동체로 나뉘는데 대안 학교는 10곳 정도 생활 공동체는 3-4곳 정도에서 탈북 청소년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이 규모는 전체 보호 대상인 청소년을 놓고 볼 때 한 20%밖에 안 되는 형편입니다.
기자: 단체 소개를 해달라.
마석훈: ‘우리집’이란 이름의 생활 공동체로 탈북 청소년이 초등학교부터 대학생까지 11명이 생활하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 청소년이 경험하는 가치관의 혼란은 어떤 것이 있는지 예를 들어 달라.

마석훈: 일단 상식부터 다릅니다. 탈북 청소년은 6.25사변도 북침이라고 북한에서 교육받았는데 남한에선 남침이라고 하는 겁니다. 단순히 이런 문제뿐만 아니라 현대사의 상당 부분을 왜곡되게 공부했기 때문에 본인의 모든 생각을 다 바꿔야 하는 겁니다. 그래서 남한 청소년처럼 학업을 따라가는 자체가 상당히 힘듭니다. 그러니까 공부를 하기보다는 마음을 풀고, 놀고 이런 데 신경을 쓰게 되고 방황하는 시간도 있고 제대로 된 생활을 처음 하는 것 아닙니까? 돈을 가지고 물건을 사야 하는데 소비도 비교해 보고 계획에 맞게 물건을 사는 것이 어릴 때 부터 훈련을 통해 되는데 그게 없는 겁니다. 탈북 청소년은 정부에서 지원하는 정착금으로 광고만 보고 제일 좋은 상품을 덜컥 사버려서 정착금을 다 써버리고 하는 문제가 생기는 겁니다. 그런 것이 힘든 것이죠.
기자: 탈북 청소년의 온라인 게임(컴퓨터 오락) 중독성이 심각하다는데?
마석훈: 탈북 청소년의 인터넷 중독은 심각합니다. 아이들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니 인터넷 안에서만 자유롭답니다. 현실은 산다는 것 자체도 어렵고 옛날 안 좋은 기억도 떠오르고 또 남한 아이들과 경쟁에서 이길 방법이 없는데 인터넷 안에선 기를 펴고 살 수 있는 겁니다. 인터넷을 가장 오래 하니까 소위 말하는 온라인 게임의 아이템을 많이 가질 수 있잖아요? 그러니까 으스댈 수 있고 내가 중요한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는 체험을 할 수 있는 곳이 가상공간 즉 인터넷 공간밖에 없어 탈북 청소년 상당수가 지금 인터넷 게임에 빠져 생활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심각한 문제죠.
기자: 탈북 청소년은 남한 아이들과 비교해 쉽게 대학에 가는 데 문제는 없는지?
마석훈: 북한 출신 아이들은 간단한 시험이나 면접을 거쳐 대학에 들어갑니다. 문제는 대학에 들어가 적응하는 비율을 보면 1학년은 많은데 2-3학년으로 갈수록 그리고 4학년 가면 거의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들어가긴 쉬운데 유지하긴 어려운 구주를 가지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탈북 청소년이 70점 이하를 두 번 연속 받으면 정부에서 지원하는 학자금이 끊어집니다. 탈북 청소년 입장에서 보면 사실 70정 이상 따기 쉬운 점수는 아닙니다. 그러니 중간에 휴학하고 이것이 장기화되기도 하고 그러다 자퇴하기도 합니다. 탈북 대학생이 600명 정도 추정 되는데 졸업생은 100명이 안 되는 실정입니다.
기자: 소위 말하는 성공하는 아이와 쉽게 좌절하는 아이의 특징은?
마석훈: 잘하는 아이는 보통 보면 마음을 단단하게 먹습니다. 대표적으로 저희 집에는 다 부모가 없는 아이들이 사는데 부모가 없으니까 가진 것이 없으니까 하니까 더욱 스스로를 학대하는 그런 유형이 있고 나머지는 없는 부모 어떻게 하겠는가? 이제부터라도 내가 가족을 만들고 잘살아 보자 하면서 현실을 인정하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마음을 독하게 먹고 현실을 인정하는 경우 아주 잘삽니다. 실제 저희집 아이들을 보면 마음을 단단히 먹는 아이를 보면 남한 아이보다 성취동기가 높아서 성적도 좋고 자격증도 잘 땁니다. 그래서 저는 마음먹기에 따라서 지금의 처지를 충분히 잘 활용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습니다.
기자: 마 사무국장은 탈북 청소년과 생활한 것이 얼마나 되나. 그리고 소감은?
마석훈: 아이들과 만 9년을 함께 했는데 개인적으로 남북통일은 사람의 통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통일이 되면 남한 사람과 북한 사람이 친구도 되고, 결혼도 하고, 직장동료도 되고 같이 사는 것이 통일일 겁니다. 그동안 10년 하면서 보니까 탈북 청소년이 누구보다 고통을 겪었고 아픔을 느끼는 아이들이 자기의 아픔을 통해 다른 사람의 아픔을 품어 줄 수 있는 큰 인격으로 자라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우리 아이들 가운데는 자기 반에 있는 남한 아이들 못살고, 가난하고 한 아이들을 도와주는 아이들이 상당히 많아요. 그런 모습을 보면서 힘든 사람이 자기보다 더 어려운 처지인 사람들을 챙기는 그 모습을 보면서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알려지고 확산되고 하면 남북이 통일되는 과정에서 모범적인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탈북 청소년의 보호 시설을 운영하는 마석훈 사무국장과 남한 내 탈북청소년에 대해 얘기 나눴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