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남한의 여름 달래기

0:00 / 0:00
ever_land_200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 캐리비안 베이에서 관람객들이 시원한 폭포수를 맞으며 더위를 잊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본격적인 더위 철을 맞아 남한 전역에 있는 해수욕장들이 속속 문을 열고 손님맞이를 하고 있습니다. 남한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름난 휴양지에도 여름휴가를 즐기는 사람들로 분비기는 마찬가지일 텐데요. 남한에선 여름철 더위를 어떻게 달래는지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에서 알아봤습니다.

(쿨 노래)

7월과 8월 아이들의 방학이 시작되고 회사에서도 너무 더워 작업 능률이 떨어질 때면 짧게는 1박 2일 보통 3박 4일 정도 가까운 해변을 찾아 이렇게 신나는 음악을 듣고 휴가를 즐기기도 합니다.

남한 서해의 대천 해수욕장이 지난달 26일 개장한 것을 시작으로 동해와 남해 제주도까지 200여 개가 넘는 주요 해수욕장이 줄줄이 문을 열고 피서객 유치 경쟁에 돌입했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에겐 생소하게 들리겠지만 ‘피서’란 더위를 피해 시원한 곳으로 간다는 말로 예를 들어서 가족과 함께 여름에 바닷가로 며칠 놀러 간다고 할 때 ‘우리 가족은 바닷가로 피서간다.’ 이렇게 말합니다.

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단순히 바닷가에 가서 하얀 모래사장에 누워 푸른 파도를 보며 잘 먹고 쉬는 것이 피서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부터인가 보고, 느끼고, 함께 즐기는 소위 체험문화란 것이 남한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동해 주문진해수욕장에선 12m 높이에서 줄을 타고 길이 418m의 바다 위를 지나 해변에 도착하는 구조물을 설치해 손님을 끌고 있고, 거기서 그리 멀리 않은 속초해수욕장에선 조개 캐기, 여자씨름 대회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합니다. 또 한반도 남서쪽에 있는 완도의 명사십리해수욕장에서는 전통 물고기잡이 방식인 ‘갓후리 체험’ 놀이로 피서객을 부르고 있습니다.

짧은 두 달간의 피서철은 도시 사람들에게는 휴식과 재충전의 시간을 주지만 휴양지 마을에는 소득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지방자치단체 또는 중앙정부 차원에서 도시와 농어촌 사람들을 연결해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홍보정책을 폅니다. 남한 산림청 휴양 등산과 에선 수년째 여름 피서지로 적합한 산촌마을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송영림 담당자입니다.

송영림: 저희가 조사를 해보니까 30-40대가 가장 많이 신청합니다. 그분들이 대체로 저와 같은 주부들이 많거든요. 그분들이 산촌마을에 가서 깨끗한 임산물을 많이 구매해 가고 나중에도 인터넷이나 전화 주문을 하십니다. 그런 것에 연결 고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죠.

도시 사람이 산골 마을에 가서 자연을 만끽하면서 자녀에게 산나물과 약초가 자라는 모습을 보여줘서 좋고 산촌 마을을 찾은 사람은 돌아가서도 그곳의 생산물을 주문해 먹는 경우가 많아 자연스레 산촌마을의 수입이 늘게 된다는 설명입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산림청은 15개의 ‘산촌생태마을’을 골라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 기준은 이렇습니다.

송영림: 체험이 가능해야 됩니다. 숙박시설이나 야영이 가능해야 함은 물론이고요. 저희가 도시민들과 산촌마을을 계속 연결해 줄 수 없기 때문에 도시민의 접근이 쉬워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도시민의 접근이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가 돼 있는 산촌을 우선 선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경관이 수려해야죠. 산촌을 찾아간 사람 대부분이 산속 깊은 계곡에서 물놀이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남한의 10가정 중 8가정은 컴퓨터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남한 통계청이 발표한 것처럼 남한 사람은 텔레비전이나 라디오 또는 신문에서 정보를 얻기도 하지만 가족이나 친구와 휴가를 즐길 수 있는 피서지를 인터넷을 통해 검색합니다. 그래서 피서객을 맞는 곳에선 인터넷 홈페이지 즉 가상공간에 숙박시설이나 주변 환경의 모습을 사진 찍어서 자세한 이용 안내와 함께 소개하는 곳이 많습니다. 기자가 실제 산림청에서 소개한 산촌마을에 전화해 피서객인 양 궁금한 것을 문의해봤습니다.

(전화음)

기자: 5인 가족에 숙박에 얼마나 드는지요?

편션 관계자: 그러면 직접 저희 홈페이지에 들어가 안내를 봐주세요.

산촌마을을 운영하는 사람은 기자가 컴퓨터를 사용할 수 없는 상황이니 직접 안내를 해달라고 부탁을 하자 그때서야 간단히 답변을 해줬습니다.

관계자: 7월 중순에 오시면 성수기 요금을 내셔야 하고 5인 기준에 18만 원부터 있습니다. 추가 인원이 생기면 추가 요금 내셔야 합니다.

기자: 18만 원에 포함되는 것은 어떤 것인가요?

관계자: 여기 부대시설인 수영장, 야영장, 산책로, 등산코스, 어린이 놀이터 등 여러 가지입니다.

기자: 식사는 포함이 안 됩니까?

관계자: 그것은 포함 안 됩니다.

남한 돈으로 하루에 18만 원이면 미국 달러로는 130달러 정도 됩니다. 일반 주택과 같은 숙소엔 모든 가재도구가 준비돼 있어 피서객이 알아서 음식을 해먹을 수 있습니다. 이런 임시 주택을 남한에선 팬션이라고 부르는 데 인기입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도 당연히 피서철에 가보고싶은 곳 중 한 곳이 팬션이라고 했습니다. 탈북여성 황영순 씨입니다.

황영순: 아이 데리고 강원도 같은 산골마을에 집 지어 놓은 팬션에 가고 싶습니다. 내가 도시에 사니까 한 이틀이라도 아이와 물이 흐르는 산에 가서 산책도 하고 꿈은 그런 팬션에 굉장히 가고 싶거든요.

통행증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가지 말라도 하는 사람도 없지만 황 씨는 현실적인 이유로 아직 마음껏 피서지를 찾지 못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황영순: 솔직히 문밖에 나가면 돈이 들잖아요. 한 번 아이 데리고 시원하게 놀러 가자면 20만 원은 듭니다. 저한테 20만 원이면 아이 학원비거든요. 가려면 갈 수는 있는데 솔직히 가정주부니까 그렇게 잘 안 되더라고요.

그렇다면 탈북자가 휴가철 느끼는 점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자신은 어떤 계획을 세우고 있는지 연속으로 들어봅니다. 김순희, 최청하 씨입니다.

김순희: 남한 사람들은 휴가로 외국을 많이 나가고 휴가를 만끽하더라고요.

최청하: 이젠 남한생활도 익숙해져서 남한 사람들은 이렇게 휴가를 보내는구나 하고 알게 됐지만 개인적으로 단체에서 가는 데는 참석을 했지만 자체로 휴가를 간 적은 없습니다. 어디 놀러 갈 상황이 안 되네요.

개인 사정으로 피서를 안 가는 사람도 있지만 가고 안가에 대한 결정도 개인의 자유입니다. 여름철에 특히 눈에 띄는 사업을 하는 곳이 있었는데 아이만을 상대로 함께 놀아주는 곳이었습니다. 이름은 신바람놀자학교. 이곳을 운영하는 진홍 대표의 말입니다.

진홍: 아이들은 놀면서 창의성, 사회성 등 감성을 풍부하게 키워 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어린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교육은 놀이라고 봅니다. 여름에는 주로 물놀이와 관련된 것으로 수영도 있지만 미꾸라지 잡기, 배타기, 가재 잡기 이런 것을 합니다.

남한 사람들이 여름철이면 해수욕장이나 산골마을 등의 피서지를 찾아 이동하는 인구만 어림잡아 수 백만 명이 됩니다. 그래서 휴가철이 끝나는 8월 말쯤엔 어디에 100만 명이 찾았다. 또 어디엔 200만 명이 다녀갔다는 식의 보도가 나옵니다. 여름철이면 많은 사람이 떠올리는 남한 텔레비젼 광고가 있습니다. 텔레비전 화면에는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회사원이 땀 흘리며 일하는 얼굴만 보입니다. 그러다 갑자기 화면이 바뀌면서 이 회사원은 자동차 창문을 열고 바름을 느끼며 해변을 달리며 환한 미소를 짓습니다.

(광고) ‘열심히 일한 자여 떠나라’

이 광고는 더 나은 삶을 위해 가끔은 재충전의 시간이 꼭 필요하다며 바쁘다 바빠만을 외치는 우리에게 잠시 쉬어가는 여유를 가지라고 말하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의 피서 즉 더위 달래기에 대해 전해 드렸습니다. 진행에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