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수돗물

0:00 / 0:00

MC: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여름철 더위가 이어지면서 물소비가 늘고 있습니다. 우리 몸에 70%는 물이란 말이 있습니다. 땀 흘린 후 충분한 수분 섭취를 하지 않으면 탈수현상이 일어나 건강에 심각한 위험을 가져올 수 있으니 조심해야겠습니다. 오늘은 남북한의 수돗물에 얽힌 이야기 전해 드립니다.

옛날에는 날이 더우면 강가에서 멱도 감고 또 시냇물을 마셔도 먹고 탈이 날 것을 걱정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산업화 시대를 거치면서 우리가 마실 수 있는 물과 마시면 안 되는 물이 나뉘게 됐죠. 그만큼 자연환경이 파괴됐다는 얘긴데요. 요즘은 가게에서 조그만 플라스틱 병에 넣어 파는 물을 사람들이 많이 사 마십니다. 이젠 물도 공짜가 아닌 세상이 됐습니다.

북한 청취자 여러분도 그 옛날 대동강 물을 팔아먹었다는 봉이 김선달 얘기를 아시는 분이 많으실 겁니다. 조선시대 후기 사람인데 대동강이 조상 대대로 내려온 자기 재산이라며 한양에서 간 상인을 속여 대동강 물을 4천 냥을 받고 팔아넘겼던 사람입니다. 김선달이 대동강을 팔고 받았던 금액은 당시 황소 60마리를 살 수 있는 어마어마하게 큰돈이었습니다. 그야말로 봉이 김선달은 조선시대 희대의 사기꾼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시대가 바뀌어서 물을 팔고 사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한 예로 우리가 매일 마시는 수돗물도 물값을 내고 마십니다. 남한의 수도 서울의 물 공급은 100%라고 하는데 먼저 남한 전체 수돗물 상황은 어떤지부터 알아봅니다. 남한 환경부 수도정책과 홍성균 사무관입니다.

홍성균: 2008년 말 기준으로 전체 인구 5천만 명 중에서 4천700만 명에게 수도 공급이 되고 있습니다. 보급률은 92.7%가 됩니다.

서울은 전부 수돗물 공급이 되지만 물이 들어가지 않는 곳도 있는데요. 그런 곳에서조차 주민이 생활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합니다.

기자: 그런 분은 섬마을, 산골 마을에 사는 분들인가요?

홍: 그렇죠. 수도가 공급되기 힘든 지역이 대상이 되겠습니다. 주로 지하수를 쓰고 있습니다.

사람이 살면서 어느 만큼의 물을 쓰는지 정확히 통계를 낼 수는 없지만 대략 55톤의 물을 쓴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하지만 남한 사람이 사용하는 물은 정부에서 공급하는 물의 양으로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홍성균: 물 사용량은 하루에 한 사람이 337L를 사용합니다. 수도 사용은 점차 감소하는 추세입니다.

기자: 그 이유는 뭔가요?

홍: 수도 시설이 오래돼 관로에서 누수 되는 현상이 있었는데 점차 관로가 정비되면서 누수가 없어지고 특히 물 절약 운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 영향에 따른 가뭄이나 식수난을 대비해서 전반적으로 급수 사용량을 줄이는 물 절약 운동을 대대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수도 사용량은 2004년을 기준으로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남한의 수돗물 전체 공급량과 물값은 어떤지도 홍 사무관에게 들어봅니다.

홍성균: 26억 9,300만 톤입니다. 전체 단위는 100만 톤입니다. 전체가 45억 톤을 사용하는데 그중에서 가정용이 30억 톤, 업무용이 6억 톤, 영업용이 3억 톤, 욕탕용이 1억 톤으로 연간 전체 45억 톤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수도요금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낮은 편에 속합니다. 수도 요금이 생산 원가의 83.4%에 해당하는 609원을 수도요금으로 부과하고 있습니다.

기자: 톤당 가격입니까? 지방마다 수돗물 값이 틀린 이유는 뭔가요?

홍: 네, 톤당 가격이고요. 지역마다 원가가 틀리기 때문에 생산 원가에 따라서 요금도 틀립니다. 대도시는 생산 원가가 낮아서 서울시는 560원, 부산시는 800원입니다. 그런데 강원도나 전라남도와 같이 인구가 적거나 산간지역은 원가가 비싸서 수도 요금이 비싼 편입니다.

남한의 수돗물 가격은 1톤당 1달러가 안됐습니다. 아침에 일어나면 세수하고 양치질하는 데 물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수돗물과 관련해 사람들이 많이 하는 질문이 물에서 소독약 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 답변은 이렇습니다.

김영신: 수돗물에서 나는 이상한 냄새와 맛은 소독을 위해 투입하는 염소 때문입니다. 염소는 각 가정까지 공급되는 과정에서 각종 미생물이 번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소독제입니다. 수돗물에 함유된 염소의 양은 나쁜 균을 소독하기 위한 최소한의 양으로 우리 몸에는 전혀 해가 없습니다.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인 맑은 공기와 깨끗한 물은 우리의 건강에 직접적인 영향을 줍니다. 만약 우리 몸에 물이 부족하면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유태우 가정의학 이의 말을 들어봅니다.

유태우: 만성 탈수가 되면 변비가 생기고, 만성 방광염이 생기고, 감기도 잘 걸리고, 천식도 악화되고, 요로계에 암도 잘 생기고 그것이 알고 보면 사실은 몸 안에 물 부족 때문에 오는 현상입니다.

여름에는 땀을 많이 흘리게 되고 갈증 해소를 위해 마시는 것은 물론이고 퇴근 후 집에서 시원한 물로 목욕하면 쌓였던 피로도 풀리기에 물소비가 많은 것은 당연합니다. 기본적인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언제든 수도꼭지를 틀면 더운물, 찬물이 콸콸 나와야 하겠는데 탈북자가 말하는 북한의 물 사정은 남한과는 달랐습니다. 함경남도 홍원군 출신의 김춘금 씨입니다.

김춘금: 우리 북한에는 강에서 내려가는 물을 끌어올려서 수도공급을 했는데 그것도 딱 12시면 1시간 동안 주고 아침에는 3시간 정도 주고 저녁에 조금 주고 했습니다. 그것도 물을 정제하는 약도 안 넣고 강변의 물을 끌어올린 것을 먹고 아침 일찍 일어나면 강물이 억수로 맑은데 그걸 떠먹었습니다. 그리고 바닷물에 가서 김장 배추를 절이고 했습니다.

같은 북한이라도 선택받은 사람들이 살고 있다는 평양의 수돗물 공급은 지방보다는 조금 나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큰 차이가 있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몇 해 전까지 평양에 살았던 탈북여성 이나래(가명) 씨입니다.

이나래: 제가 살던 곳은 평양이었는데 물이 잘 나온다는 동네였는데도 8월 장마철에는 물이 전반적으로 잘 안 나왔습니다. 한 달에 한 번 정도 공급이 됐어요. 그럼 온 평양 사람들이 깡통을 들고 물 나오는 곳을 찾아다니고 그랬습니다. 우리 집 건너 아파트는 간부가 많이 사는 잘 사는 아파트였는데 그 아파트는 물이 안 나오면 물차가 와서 공급을 해줬는데 좀 한심하게 사는 아파트는 사람들이 수레를 끌고 물 나오는 곳을 찾아가야 합니다. 그것도 3-4시간씩 서서 기다렸다가 물을 길어 먹고 했습니다.

이렇게 물 사정이 안 좋다 보니 북한 주민들은 아무리 땀을 흘려도 잘 씻을 수가 없어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 보였습니다.

이나래: 우리가 1997년에 이사를 갔는데 당시 잘 지어진 아파트라서 일주일에 한 번은 더운물이 나와서 밑에서 ‘더운물 나오니까 목욕들 하세요’ 하고 고함지르면서 물 공급하는 언니가 그랬는데 그것에 한 달 정도 이어지다 찬물만 공급됐습니다. 그것도 잘 나오는 집이라야 하루에 한 번?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수돗물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