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남북한 여름철 전기 공급 사정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산군민발전소 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원산군민발전소 건설현장을 현지지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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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연일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전력 사용량도 기록적 수치를 보이고 있습니다. 북한의 딱한 전기 사정과는 달리 남한의 전력 공급은 최대 사용 예상치 보다 460만kw많은 예비전력을 유지해 시민의 전기 사용에 차질이 없도록 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남북한의 전력공급 현황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난달 남한의 전국 최고 기온은 평균 28도였고 충청북도는 7월 중순 평균 34도 안팎의 수은주를 보이며 불볕더위가 이어졌습니다. 무더위의 기세에 냉방기 사용이 증가하면서 전력사용량도 연일 늘고 있습니다. 남한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7월 말에서 8월 초면 ‘피크’ 즉 최대전력 사용치에 도달할 것으로 보고 전국 발전소 현황과 송배전 시설의 이상 유무에 긴장을 멈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력계획팀 안병진 차장에게 올여름 전력 사용량 전망치부터 들어봅니다.

안병진: 현재는 7,070만kw입니다.

기자: 7천 70만kw가 중요한 이유는 뭡니까?

안병진: 전기 사용량이 계속 변하는 데 가장 많이 쓰는 때를 7,070만kw로 예상하는 겁니다. 저희 전망은 공급 능력이라고 해서 총 설비 공급 능력이 7,530만kw입니다. 그래서 460만kw를 예비 전력으로 가져갈 수 있는 겁니다. 전체 에너지양은 여름에 많이 쓰고 겨울에 적게 쓰고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고 저희는 가장 많이 쓸 때도 전력을 공급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주로 관심을 갖는 것은 이 숫자입니다.

보통 냉방기 사용이 많은 여름철에 전기 사용이 가파르게 올라갑니다. 예비전력이 400만kw 이하로 떨어지면 종종 정전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직원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예비전력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을 들어봅니다.

안병진: 400만kw를 추가로 가져가는 이유는 설비가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하는 겁니다. 이 양은 대략 원자력 발전소 4기, 화력발전소는 8기에 해당합니다. 이런 것이 동시에 피크 시간대에 고장이 나야 하니까 괜찮다고 보지만 7,070만kw도 예상 수치이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면 수요가 더 많아질 수 있기 때문에 여러 가지를 감안해야 합니다.

실제로 발전소를 하나 건설하는데 원자력 발전소는 10년, 석탄 화력 발전소는 7년, 복합 발전소는 5년 정도 걸립니다. 현재 전력이 부족해 발전소를 짓는다면 그곳에서 나오는 전기는 최소 4년 후에나 쓸 수 있다는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발전소를 만들 때 전력수요 예측 오차 범위를 5-10% 내외로 해서 전력생산 시설을 건설해야 갑자기 정전이 생기는 사태를 피할 수 있다고 안 차장은 말했습니다.

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전력을 남한 주민은 어떤 경로를 거쳐 공급받는지 알아봅니다. 한국전력공사 경영연구소 에너지 경제팀 마삼선 팀장입니다.

마삼선: 생산자는 각 발전회사가 되고 한국전력이 전력을 모두 사는데 사는 곳은 전력 거래소가 있어서 거기서 사서 한국 전력은 소비자에게 소매를 하는 겁니다. 한국은 원자력이 20기 있어서 발전량 기준으로 4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수력 발전소에서 전체 2% 정도 그리고 LNG가스 발전소에서 20% 나머지 33%가 석탄 화력 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합니다.

이번에는 북한의 전력에너지 즉 전기 사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태천2호 발전소 3대혁명노조원으로 근무했던 김승철 씨는 북한의 전기 사정이 딱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이렇게 말합니다.

김승철: 태천 발전소가 준공식을 1987년에 했습니다. 태천 2호 발전소가 10만kw 발전기가 4대로 40만kw인데 1988년에 9만kw에서 12만kw가 생산됐습니다. 4분의 1밖에 전력생산을 못 했습니다. 그 이유는 설계 수량, 설계 당시 태천 발전소에 차는 물의 양을 잘못했습니다. 북한 산림이 황폐해져서 나무가 없잖아요. 비가 오면 물이 차야 하는 데 나무가 없으니까 큰비가 오면 물이 내려오지만 그 나머지는 물이 안 내려온 다는 겁니다. 발전 설비도 좋지 않고…

위성사진을 통해서도 알려졌지만 지구 밖에서 찍은 한반도의 밤 풍경을 보면 남쪽은 불빛으로 반짝이는데 휴전선 이북은 평양의 깨알 같은 불빛을 제외하곤 북한 전역이 까맣습니다. 이런 북한의 전력 사정은 보통 외부세계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더 심각했습니다.

김승철: 현재 북한 내부의 발전기를 모두 가동해서 출력을 보면 160만kw에서 250만kw 정도 될 겁니다. 북한이 300만kw만 나와도 전략난이 많이 해소될 겁니다. 그만큼 북한의 전력난이 심합니다.

숫자가 너무 커서 그 심각성이 피부에 와 닿지 않는 분도 있을 겁니다. 쉽게 말해서 북한의 1인당 가정 전력 소비량을 남한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김승철: 한 가정이 소비하는 전력량이 남한은 2.5kw에서 3kw 북한은 100w도 안 됩니다. 그러니까 남북한의 세대당 전력 소비량이 30배 정도 차이 납니다.

남한 삼성엔지니어링 전기기사 나종은 씨에게 북한에서 공급된다는 100w로 남한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어떤 것일지 알아봤습니다.

나종은: 100w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에는 가정집에 기본적으로 냉장고도 김치냉장고, 일반 냉장고, 컴퓨터, 텔레비전, 에어컨이 거의 다 보급됐기 때문에 현재 우리가 아파트를 지을 때 평균 32평 기준으로 5kw를 잡고 있습니다.

2007년 탈북한 탈북자 장동금(가명) 씨는 북한에서 전기 자동화 부분 전기전자 기사 출신입니다. 장 씨에 최근 북한의 전기 공급에 대해 들어봅니다.

장동금: 최근 방침을 보면 나무를 너무 찍고 도벌을 하니까 전기를 가지고 밥을 할 수 있게 하라는 지시가 있어서 새벽 6시부터 30분간 전기를 넣어주고 또 초저녁에 30분에서 1시간 주고요. 현재 회령지구, 무산지구를 보면 총 전기 들어가는 것이 2시간 미만입니다.

러시아 벌목공 출신으로 남한입국 후 한국전력에서 15년째 일하는 허광일 씨는 현재 요금 처리부에서 근무합니다. 허 씨가 말하는 남한 사람의 전력소비를 보면 전력 수요는 계속 늘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하게 합니다.

허광일: 대개 가정집들에서 에어컨, 텔레비전, 컴퓨터, 자전용 전화기, 세탁기 이렇게 가전제품만 해도 여러 가지가 됩니다. 한 달에 일반 서민 주택을 놓고 봤을 때 평균 전력 소비가 350kw 정도가 나와 전기 요금이 4만 5천 원에서 5만 5천 원으로 6만 원 이하입니다. 우리 직원 경우만 놓고 봐도 월수입이 250만 원 이상입니다. 일반 서민도 기본으로 150만 원은 됩니다. 거기서 5만 원 정도라면 2-3% 정도밖에는 안되지 안습니까?

남한의 전기 요금은 한 달에 350kw 쓴다고 할 때 5만 5천 원 미만으로 하면 미국 돈으로 50달러 정도입니다. 그리고 남한 정부는 2만 명의 탈북자와 기초생활 수급자 즉 저소득 일반 주민은 전기 요금을 특별 가격인 절반에 공급하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남북한 전기 사용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