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무, 배추 전투

0:00 / 0:00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시월 말에서 11월 중순까지, 북한 주민은 무 전투에서 배추 전투로 이어지는 어려운 나날을 보내고 계실 것으로 압니다. 남한에서도 추석을 쇠고 나서 배추 가격이 폭등해 언론에서 배추 파동이란 용어가 자주 나왔었습니다. 하지만 천정부지로 치솟던 배추 값이 이제는 너무 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습니다. 오늘은 널뛰기가 심한 남한의 배추, 무 등 김장 재료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아봅니다.

남한에서 시월 한 달 동안 배추 값이 지난해보다 10배 이상 뛰면서 서민 생활에 큰 지장을 줬습니다. 다른 음식도 아니고 매일 밥상에 오르는 김치 재료들이 올라서 언론에서는 비중 있게 다뤘는데요. 남한 정부는 이렇게 배추값이 폭등하자 국무 회의에서 생활필수품 가격이 국제시세보다 비싸면 가격조정을 해서 가격을 떨어트려야한다는 말이 나왔습니다. 남한의 이명박 대통령입니다.

이명박: 파동은 아니더라도 국제 시세보다 비싼 값으로 소비한다면 대체를 해야 합니다.

이어서 바로 김황식 국무총리는 정부 회의를 주재하면서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조치를 취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합니다.

김황식 총리: 채솟값 급등은 서민 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고 민생물가에 적지 않은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또 최근의 국제유가 동향과 함께 동절기 계절적 수요로 유가도 상승할 가능성이 있어서 우리가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추석 이후 배추 가격과 함께 마늘 값은 1년 전보다 106% 올랐고 무도 1년 전에 비해 3배 넘게 오른 가격에 거래됐습니다. 이에 따라 남한 정부는 배추와 무 등 부족한 물량을 중국에서 수입해 시장에 풀게 됩니다.

갑자기 물량이 부족해 가격이 뛰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로 볼 때는 전혀 이상한 것이 아니지만 기본 식자재 특히 김치 관련 채소 가격이 폭등한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지 남한 농림수산식품부 채소 특작과 윤원습 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윤원습: 보통 1천5백 원 정도였는데 10배 가까이 올랐었죠. 그 원인은 일단 금년에 기후가 안 좋았고 특히 9월과 10월에 먹는 배추와 무는 고랭지에서 나오는 겁니다. 강원도 높은 지역에서 생산하는데 그쪽에 추석 때인 9월21일께 집중호우가 왔습니다. 경기도와 강원도에 엄청난 비가 와서 피해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갑자기 추석 끝나고 바로 그 여파가 왔습니다. 물량이 줄고 하니까 가격이 뛰었고

지난 9월27일 배추 가격이 최고 1만 2천 원을 넘었습니다. 미국 돈으로 하면 배추 한 포기에 1달러 하던 것이 10달러 정도에 팔린 겁니다.

남한의 연간 배추 소비량이 280만 톤 정도로 그중에 고랭지 생산품은 약 40만 톤입니다. 남한 사람들의 김치 사랑은 노래로까지 나왔는데 남한 김치 주제곡 잠시 들어보시죠.

(김치 주제곡)

이번 농산물 가격 폭등의 원인은 기후에 따른 것도 있지만 비효율적인 남한의 농산물 유통 구조에도 문제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배추가 일반 주민의 밥상에 오르기까지의 단계를 보면 농민이 생산하면 산지 수집상이 사서 도매시장에 경매를 부칩니다. 그리고 다시 중간 도매상과 소매상을 거쳐 소비자에게 팔립니다. 이런 6단계의 과정을 거치면서 유통 비용은 소비자의 몫으로 돌아가는데 그 지급액을 100원으로 한다면 45원이 단순히 중간 상인이 가져가는 비용이 되는 셈입니다. 배추 가격이 폭등한 후 남한 정부가 취한 조치는 이렇습니다.

윤원습: 일단 수입을 늘려야겠다. 일단 국내 공급량이 부족하다 보니까 중국에 있는 배추와 무 수입을 늘리기 위해 한시적으로 무관세로 들여오게 했고 국내 재배 채소는 비료를 충분히 줘서 국내 생산도 늘리는 것으로 했습니다. 지금 중국산 배추와 무가 예년에 비해 상당히 들어왔습니다. 정부에서도 농수산물유통공사를 통해 배추를 160톤 수입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많이 안정됐습니다.

남한정부가 중국에서 들여간 160톤 중 대부분이 팔렸고 시월 말 현재 40톤이 도매시장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참고로 시월 말 현재 김치를 담을 때 필요한 식자재 가격을 보면 고춧가루 1kg에 16달러(17,800원), 무 1.5kg에 3달러 50센트(3,980원), 깐마늘 1kg에 9달러40센트(10,530원), 배추 2.5kg에 1달러 80센트(2,000원)입니다.

남한에서는 배추를 사서 김치를 담기도 하지만 요즘은 이미 만들어진 김치 즉 포장 김치를 사 먹는 것이 대세인데요. 배추 품귀 현상으로 김치 포장업체에서도 물량을 구하지 못해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남한에서 종갓집 김치란 이름으로 팔리는 대상식품 손소영 씨의 말입니다.

손소영: 저희 국내 포장 김치 업체들이 배추 가격 폭등 당시 가격을 다 올렸었습니다. 업체마다 다르지만 10%-25%까지 올렸는데 대부분이 10%-18% 인상했습니다. 지금도 배추값이 전보다는 안정됐다고는 하지만 사실 전년과 비교해 많이 비싼 상황입니다. 그리고 배추뿐만 아니라 마늘, 무 등 채소류가 다 올라서 이 가격은 당분간 유지될 것 같습니다.

보통 포장 김치는 2.3kg짜리 제품이 있는데 실물 배추로 하면 한 2포기 정도 됩니다. 가격은 1만 8,000원으로 미국 돈으로 하면 15달러 정도로 사서 먹는 김치가 직접 만들어 먹는 것보다 싸다는 말도 돌았습니다.

하지만 배추 가격의 폭등은 시월 말이 되면서 안정세를 보이며 이번에는 가격 폭락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동안 강원도 지역의 고랭지에 머물던 배추 출하 지역이 전국으로 확대되면서 물량 공급이 늘었고 중국산 수입량도 많아졌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남한에서는 기초생필품의 물량이 부족하면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 시장에 공급합니다. 그러니 물건을 원하는 사람은 비싼 값을 치를망정 물건이 없어 소비를 못 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그런면에서 북한과 남한 주민의 생활은 비교되지 않는다고 탈북여성 이경옥 씨는 말합니다.

이경옥: 그저 전투란 말밖에는 없습니다. 북한에서는 없어도 어디 다른 나라에 가서 가져오는 것이 없고 없으면 없는 대로 있는 대로 그저 수송하려고 해도 기구가 없잖아요. 수송할 기구가 있습니까? 소달구지로 끌고 다니는데. 여기 오니까 너무 신선입니다.

올해 북한도 비 피해를 봤습니다. 요즘 한창 무 전투와 배추 전투를 하고 있겠지만 물량이 부족해 북한에서는 김치를 담가 먹을 수 있을지 이에 대해 또 다른 탈북여성 이선희 씨는 걱정이 앞섭니다.

이선희: 못 담가 먹죠. 고춧가루도 비싸고 배추도 비싸고. 김치 못 담가 먹는 집이 많아요. 배추가 해당 안되는 직장 기업소에서는 김장을 못해요. 그러니까 돈이 생기면 장마당에 가면 김치 파는 것 많은데 그런 것을 사 먹고 그러죠. 내가 북한에 있을 때 우리집에선 다섯 독 정도 김치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연락이 없으니까 모르겠습니다. 김치는 먹고 있는지…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남한의 배추 파동과 관련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