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마이신(항생제)

0:00 / 0:00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날이 추워지면서 목감기 환자 늘고 있습니다. 기침하면서 목에서 가래도 나오고 편도선이 부으면 쉽게 찾게 되는 약이 있습니다. 바로 항생제입니다. 마이신 또는 페니실린이란 이름으로 우리에게 더 익숙한 항생제는 북한주민이 결핵 치료 약으로 많이 쓰는 약인데요. 오늘은 잘 알고 쓰면 병 치료에 탁월한 효과가 있지만 자칫 한도를 넘거나 잘못 사용하면 독약이 되는 항생제에 대해 알아봅니다.

최근 남한의 한 보건복지위원회 국회의원이 실무장관을 불러 놓고 국가운영에 대한 실태를 파악하고 조사하는 국정감사장에서 항생제를 지나치게 사용해서 오는 부작용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 국회의원은 남한에서는 지난 5년 동안 소위 말해서 항생제 중에 가장 센 약인 3차 항생제의 처방량이 매년 평균 21%씩 늘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이른바 ‘슈퍼박테리아’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미 세상에 나와 있는 항생제를 써도 치료가 되지 않는 새로운 세균 즉 슈퍼박테리아가 자꾸 생겨나 치료가 지연되거나 불가능해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는 말입니다.

그런데 남한보다는 북한에서 항생제의 오남용이 심각해 보입니다. 남한 사람으로 중국에서 북한의 무역일꾼이나 간부들을 사업상 자주 만난다는 김영희(가명) 씨입니다.

김영희: 제가 보니까 간장약이나 건강 보조식품 같은 오메가 3, 알로에를 찾는데 특히 항생제인 마이신을 많이 찾더라고요. 여기 나오는 사람들은 다 상류층 사람이 오니까 그렇고 일반 서민들은 아스피린과 구충제를 많이 가져갑니다.

일반 가정상비약인 아스피린 즉 두통약 그리고 구충약은 그렇다 치고 의사의 처방 없이는 살 수 없는 항생제를 찾는 이유가 뭔지 궁금한데요. 북한에서 30년 동안 의사로 일했다는 탈북자 이광수(가명) 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이광수: 페니실린, 떼뜨라찌클린 등 많은데 북한도 2000년대 들어서면서 약도 일부 시장개방 되면서 비 보건일꾼이 암거래로 팔기 시작하는 횟수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공급원과 수요원이 불일치가 일어나면서 병원에 없으니까 그것들이 시장에서 매매되면서 마이신 약의 부작용에 대해 민간에서 보고되는 것이 있습니다.

장마당에서 의사 처방 없이 마구 거래되는 항생제가 문제입니다. 실제로 많은 수의 탈북자가 일부 약에 대해서 특히 항생제에 대한 잘못된 환상 같은 것을 갖고 있었습니다. 남한의 탈북자 사회교육시설인 하나원에서 10년째 근무하고 있는 전정희 간호사입니다.

전정희: 항생제를 만병통치약으로 알고 있어요. 북한에서 결핵 치료를 마이신으로 하고 있어서 결핵 감염된 사람이 많고 이러니까 마이신을 맞다가 왔다는 얘기를 많이 하고 페니실린을 한 대 맞는 것을 평생소원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많아요.

북한에 약이 부족하다 보니까 병원이 아닌 장마당에서 약을 구해 쓰고, 장마당에서 약을 파는 사람이 약효에 대해 과대 포장한 말을 그대로 믿고 북한 주민이 항생제를 남용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항생제는 세균에 맞춰서 써야지 효과를 볼 수 있지 모든 감염에 아무 곳에나 환자 마음대로 쓰는 약이 결코 아닙니다.

한때 남한에서도 항생제가 만병통치약처럼 취급될 때가 있었습니다. 그 대표적인 예로 겨울철 목감기라도 걸려서 아프게 되면 항생제를 썼습니다. 하지만 감기의 원인이 바이러스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생제 사용이 크게 줄었습니다. 의료행위에 대한 평가와 조사를 맡고 있는 남한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김수경 씨에게 항생제를 잘 못 사용했을 때 부작용에 대해 들어봅니다.

김수경: 가장 큰 문제는 내성은 한 번 생기면 그 균에 그 약은 더는 듣지 않는다는 말로 다른 약을 써야 합니다. 최근에 만든 값비싼 약을 써야 한다는 말입니다. 전체적으로 균이 내성이 생기면 사회적으로 전파가 됩니다. 내 개인만이 문제가 아니고요.

이미 남한에서는 10여 년 전에 모든 약은 의사가 처방하고 환자는 그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서 가서 약사에게 살 수 있도록 법적 장치가 마련됐습니다. 이 같은 의학 분업의 가장 중요한 취지 중 하나가 바로 약 남용을 막는다는 것인데요. 남한에선 ‘처방은 의사에게, 약은 약사에게’란 말이 이미 구호처럼 굳어져 있습니다. 참고로 남한에서 의사의 처방 없이 살 수 있는 일반 약으로 나와 있는 것은 가벼운 감기약과 두통약, 피로회제, 간장약 등으로 항생제는 물론 포함되지 않습니다. 대한약사회 홍보팀 윤삼영 씨입니다.

윤삼영: 저희가 주목하는 것이 한국은 환자가 자의적으로 증상을 판단해서 다 나았다고 생각하고 복용을 멈추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그래서 의약품이 집안에 남아도는 일도 많은데 일단 중점적으로 하는 것이 항생제 처방이 나왔을 때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처방이 된 것이기 때문에 최대한 의사의 처방에 맞게 복용하도록 설명해주고 항생제 복용에 따른 부작용도 설명해주죠.

하나원에서는 탈북자를 대상으로 올바른 약사용에 대해 입이 아프도록 설명하지만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가 쉽지 않다고 전정희 간호사는 말했습니다. 자기가 아는 약을 씀으로써 실제 약의 효과를 보는 것이 아니라 마음의 안정을 찾기 때문에 그렇다는 겁니다.

전정희: (북한에서) 약을 힘들게 구입했는데 그 약효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도 그 약만 먹거나 주사하면 다 나을 것이라는 환상이 있고 또 조금만 아프면 그 약을 빨리 구해서 치료해야 낫겠다는 잘못된 생각으로 연결되고 예를 들어 감기 걸리면 북한이나 중국에서 열이 났을 때 항생제를 맞았다며 우리에게 무조건 항생제를 요구합니다. 그러면 감기에 무조건 항생제를 쓰는 것이 아니고 항생제는 몸에 염증이 있거나 그 염증의 증상을 없애는 데 쓰는데 항생제는 반드시 의사 선생님 처방하에 쓰는 약이다. 한국에서는 밖에서 무조건 항생제를 요구하면 주질 않는다.

항생제는 조심해서 사용하지 않으면 더 강한 약을 찾게 되고 몸에 면역력이 떨어져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치료는 단계별로 해야지 너무 빨리 강한 약을 써서 건강을 찾겠다는 생각은 오히려 건강을 심각하게 해칠 수 있습니다.

한가지 예를 들자면 북한 주민이 많이 찾는 페니실린은 페니실리움속에 속하는 곰팡이에서 얻은 화학 물질로 박테리아로 발생한 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는 항생제의 한 종류입니다. 페니실린은 매독, 뇌막염, 폐렴과 같은 질병을 치료하는 데에는 효과가 있지만 임질을 일으키는 세균을 제외한 대부분의 음성 세균에는 효과가 없습니다.

북한주민이 잘못 알고 있는 약의 사용에 대해 전 간호사에게 좀 더 들어봅니다.

전정희: 머리 아픈데 만니톨이라고 뇌압을 낮추는 약이 있습니다. 그것을 북한에서는 머리 아픈 사람이 주기적으로 주사를 맞는답니다. 부작용은 갑자기 혈압이 떨어져서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만니톨이란 약은 교통사고가 나서 뇌압이 급상승했을 때 천천히 뇌압을 떨어뜨리기 위해 시간당 몇cc 계산해서 쓰는 약입니다. 예를 들어서 결핵약 중에 아이나 이소니지드 약이 밥맛이 돕니다. 결핵환자에게 밥맛 도는 그런 효과가 있어야 결핵약 때문에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방지하잖아요. 그 약 아이나가 북한에서는 밥맛 도는 약으로 쓰이고 있어요.

이처럼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자칫 약을 쓰면 정말 써야 할 때 약이 듣지 않아 되돌릴 수 없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는 사실 알아야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잘못 알고 사용하면 독이 되는 의약품, 항생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