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의 북한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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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이 해외에 노동자를 파견한 나라 중에는 폴스카 즉 폴란드가 있습니다. 과거 북한과 관계가 좋았던 동구권 사회주의 국가 중 하나입니다. 김정일 위원장의 이복동생인 김평일이 북한 대사가 지난해 체코 대사로 가기 전까지 17년을 근무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폴스카에는 북한노동자가 많이 나가 있는데요. 오늘은 현지 조사를 마치고 보고서를 낸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승주 연구원과 폴스카에 파견된 북한노동자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폴란드에 나가 있는 북한 노동자의 규모는 어느 정도입니까?

이승주: 저희가 파악한 바로는 800여명입니다. 현재 건설 노동자가 250여명, 조선소 용접공 100여명 그리고 토마토 농장에서 일하는 여자 농장원이 100여명이고 기타 직군으로는 의사, 태권도 사범, 식당 종업원입니다.

기자: 건설노동자라고 하면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 겁니까?

이승주: 네, 대형 아파트 건설 현장에 30여명 단위로 나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바르샤바는 아파트, 크라코프는 타운하우스(다세대주택) 촌을 만들고 우치 시도 타운하우스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공사가 끝나면 다른 지역으로 갑니다. 이들은 외벽 공사를 주로 담당해서 기술은 특별히 요구하지 않지만 노동 측면에서 고강도 노동을 해야 하는 업무를 맡고 있었습니다.

기자: 폴란드에도 사람이 있을 텐데 북한 노동자가 파견되는 이유가 뭔가요?

이승주: 폴란드는 고용업체에서 인력을 제공받아 개별적으로 고용계약을 체결하는데 북한의 경우 북한에서 집체적으로 관리자가 데리고 나온 집단 노동자들 업체를 통해 고용회사와 계약을 맺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고용조건이 다른 나라 사람보다 북한 노동자가 더 낮은 임금을 받기로 하고 계약을 체결하는 겁니다. 그러면 폴란드 노동자나 다른 나라에서 온 노동자들은 일이 고되고 그에 맞는 임금이 제공되지 않으면 거기에 머물지 않고 다른 지역이나 나라로 가서 노동을 하는데 폴란드 노동자의 경우 최근에는 노르웨이 쪽으로 가는 것 같습니다.

기자: 폴란드 사람이 노르웨이로 간다는 것은 자기나라에서 일하는 것보다는 돈을 많이 받기 때문에 가는 거죠?

이승주: 네, 맞습니다.

기자: 북한 노동자의 경우는 북한에서 일할 때 보다는 폴란드 사람보다는 적게 받는 다는 말이죠?

이승주: 네, 임금에 있어 차이가 크고 야간에 일할 때는 야간 수당을 받아야 하는데 그것 자체를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아주 열악한 환경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기자: 근무시간과 임금은 어떻게 됩니까?

이승주: 지금 폴란드는 4시면 어두워지기 때문에 건설현장의 작업도 아침 7시부터 오후 3시 정도까지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 노동자가 한 시간에 120즐로티를 받으면 일주일에 720즐로티 한 달에 2800즐로티를 받습니다. 그런데 북한 노동자의 경우 3시에 일을 마감하지 않고 7시나 8시까지도 연장근무를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8시가 돼서도 일하는 것은 현지법에 제한이 돼있습니다. 폴란드 노동자는 주 5일 일하는데 북한 노동자는 6일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런 식으로 야간 수당을 한 시간에 일반적으로 6 즐로티라면 야간은 9 즐로티까지 받을 수 있는 데 이러한 수당이 본인에게 가지 않는 것을 같이 일하는 폴란드 노동자가 알고는 너무 열악한 것 아닌가 하는 말을 해준다고 합니다.

기자: 이렇게 노당강도가 심하고 근무 시간이 많은 것이 불법적인 일로 보이는데요.

이승주: 네, 엄연히 고용회사나 현지 관할 정부가 이런 부분에 대해 개선조치를 권고해야 하는 부분입니다. 임금이 노동자 본인에게 가는지 그리고 생활환경은 어떤지 주변 동료나 폴란드 고용회사 관리자들은 알고 있을 텐데 이에 대해 직접 개입해 어떤 조치가 내려졌다는 증언은 전혀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저희가 그런 부분은 적극적으로 요구를 할 계획입니다.

기자: 폴란드에 나온 북한 노동자들은 보통 어느 정도나 체류하는 것으로 파악됐습니까?

이승주: 여권 기한이 5년이라 기본 5년을 일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항공료 등 여행 경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노동자도 돈을 모아 고국으로 돌아가야 하는 입장이고 현지 북한 관리자 측에서도 사람이 현지에 적응하고 자꾸 바뀌는 것을 원치 않아 계속 연장할 것으로 요구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지금 제가 파악하기로는 비자를 연장해서 5년 이상 머물고 있는 노동자도 다수 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기자: 연령대로 볼 때 북한 노동자의 나이는 어떤가요?

이승주: 해외 노동자들은 북한에 가족 일부를 반드시 남겨두고 나옵니다. 작업장을 이탈해 탈출을 시도할 수 있기 때문에 남겨둔 가족을 일종의 인질로 산고 있습니다. 그래서 해외 노동자로 파견되는 조건 중 하나가 결혼을 했거나 자녀가 있거나 이런 조건이 충족돼야 파견 승인이 난다고 합니다. 대부분의 노동자는 30대에서 나이가 많은 경우 60대까지도 있는 것으로 입니다. 젊은 경우도 있지만 공급과 수요를 맞추고 현지에서 요구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20대도 나와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기자: 당사자만 있고 배우자는 북한에 있다는 말인가요?

이승주: 관리자 급은 가족과 함께 나오는 경우도 있겠지만 일반 노동자는 전혀 가족을 데리고 나올 수도 없고 나와서 생활도 혼자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집체적으로 여러 명이 한 숙소에서 생활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가족단위 생활을 한다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어서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이번 조사에서는 본바가 없습니다.

기자: 30대가 결혼을 한 상태에서 5년 이상 혼자 생활한다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보이는데요.

이승주: 북한 안에서 가족을 먹여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경우 해외노동을 통해 이를 개선해 보려는 의지로 나온 경우가 있습니다. 북한은 3년 6개월이 되면 본국으로 한 번은 휴가를 보내준다고 합니다. 휴가 비용이 나라에서 나오는 데 그 돈을 비행기 값으로 쓰기 아까워서 가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최소 5년을 가족과 떨어져 사는 일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자: 건설현장, 조선소 토마토 농장원 등 여러분이 있는 데 이런 분들은 어떤 분들입니까? 성분이 좋은 건가요?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겁니까?

이승주: 일단 근무 조건이 좋은 곳은 많은 사람이 지원을 하기 때문에 더 성분이 좋고 기술이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런데 800여 명 중에는 기술이 필요하지 않는 직군에서 일하는 일도 있어서 부모님이나 출신 성분이 좋고 본인의 1년 6개월에서 2년까지의 사상검증을 잘 수행한 일반 노동자가 많이 나와 있는 것으로 압니다. 주로 평양 출신의 당원이 많았습니다.

기자: 폴란드를 떠날 때의 총체적 느낌과 그곳에서 일하는 북한 노동자의 현실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셨습니까?

이승주: 일단 외부세계의 일반적인 생활을 보고 근로 환경을 경험한 북한 노동자는 외부 세계를 접하지 못한 사람과는 인식이 틀려지게 됩니다. 폴란드 노동자가 3시면 퇴근은 하고 본인은 야근을 하면서 더 열심히 일했는데 알고 보니 본인 수중에 남은 돈이 그들에 비해 턱없이 적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몰랐을 땐 모르겠지만 알게 됐을 때는 의문을 품고 정당한 대우를 해줬으면 하는 생각이 분명히 들 겁니다. 현지 조사를 통해 폴란드 노동환경이 다른 곳에 비해 좀 나을 수는 있지만 하지만 여전히 북한 체제에 착취당하고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부분에 대해 폴란드 정부가 조금 더 관심을 갖고 고용하는 조건으로 북한 노동자에 대해 정당한 대우를 해줄 것을 북한 정부에 요구한다면 충분히 개선 가능한 지역이고 폴란드 정부에 그런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지역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폴스카에 파견된 북한의 해외노동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회견에는 북한인권정보센터 이승주 연구원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