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아라비아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건강과 젊음은 그 두 가지를 잃고 난 뒤에야 그 고마움을 알게 된다. 항상 있던 것에서는 고마움을 느끼기 어렵다는 뜻입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들은 대부분 젊음과 건강 이 두 가지를 모두 잃은 분들인데요. 오늘은 탈북자의 의료지원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행복한 삶을 위해 가장 우선 되어야 하는 것이 건강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래서 정부도 신경을 쓰는 것이 병이 있는 사람은 돈 걱정 하지 않고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겁니다. 각종 질병의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의료지원을 하고 있는 것인데요.
남한은 건강보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탈북자는 남한주민이 받는 건강보험의 혜택을 보면서 사회적 기반이 전혀 없기 때문에 남한입국으로부터 5년간은 거의 무상으로 병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우선 건강보험제도가 어떤 것인지 부터 사전적 의미를 살펴봅니다.
건강보험제도란 질병이나 부상으로 인해 발생한 고액의 진료비로 가계에 과도한 부담이 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국민들이 평소에 보험료를 내고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를 관리·운영하다가 필요시 보험급여를 제공함으로써 국민 상호간 위험을 분담하고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사회보장제도이다. 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쉽게 말해서 국가 또는 자신이 사는 지역이나 일하는 직장에서 병 치료 비용을 일정한 비율로 나눠 부담해 개인의 경제적 부담을 줄여준다는 겁니다. 가난한 사람도 돈 걱정하지 않고 병 치료를 할 수 있으니 아주 좋은 제도로 생각이 되는데요.
남한 연세대학교 전병율 보건대학원 교수의 설명을 좀 더 들어보시죠. 이 영상 음은 모든 사람이 인터넷을 통해 동영상을 공유할 수 있는 유튜브에 올라와 있는 내용입니다.
전병율: 우리나라 건강보험제도는 1977년 도입돼 불과 12년만인 1989년 전 국민의료보장에 진입했습니다. 현재의 국민건강보험제도를 굳건히 지키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는 것이 정부의 정책 방향입니다.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는 세계 여러 나라가 부러워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제도를 매우 높게 평가하고 있으면 이웃 나라인 중국도 한국의 건강보험제도를 배우고 있습니다. 국민들이 언제 어디서나 적정한 진료비를 최상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과 의료기관 모두가 건강보험에 의무적으로 가입돼 있으며 병원은 정부에서 정한 가격으로 진료비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의료비가 갑자기 높아지는 일은 없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일반적 질병이나 전염병에 대해선 국가가 의료비를 정해 놓고 관여 하지만 개인 특성에 따른 병이나 현대의학으로 완치가 어려울 때는 의료혜택을 보는 데 제한이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도 정부가 보완책을 내놨습니다.
전병율: 첫 번째로 4대 중증질환의 진료비 부담이 크게 줄어듭니다. 가족의 생계를 위협할만한 의료비 부담이 큰 질환인 암, 심장질환, 내혈관 질환, 특이 난치성 질환 등에 대해 이런 질환에 대해 2016까지 건강보험 적용을 대폭 확대해 개인 의료비 부담이 지금의 3분의 2 이하로 줄어들게 됩니다. 둘째 전액 환자 부담이었던 상급 병실료 부담이 대폭 줄어듭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의 건강에 대해 살펴봅니다. 우선 많은 수의 탈북자가 건강상 어려움을 경험하고 있다는 것이 새조의 신미녀 대표의 말입니다.
신미녀: 탈북자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질병이 23% 내과, 18% 산부인과, 9.3% 정형외과, 8% 신경과 순입니다. 내과는 주로 위염과 역류성 식도염인데 남자는 위궤양 환자가 많습니다. 산부인과는 자궁근종, 염증, 루프제거 등이고 정형외과는 허리와 목 디스크 환자와 무릎관절 환자가 많습니다. 근래는 두통을 호소하는 환자 그리고 뇌혈관 쪽 환자가 증가 추세에 있습니다.
게다가 또 많은 수는 신체적 장애가 아닌 심리적 고통과 우울함으로 병원을 찾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정신적인 문제는 근본적인 치료를 요하는 문제라 오랜 시간 힘들어하는 분도 있습니다. 탈북자 의료상담사로 일하는 임향 씨입니다.
임향: 제가 5년 동안 일하고 있는데 처음 만나 분이 아직도 약을 복용하고 있습니다. 왜 낫지 않는가 생각을 해보니 이분들이 가지고 있는 문제가 계속 되고 있는 겁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으면서 생활이 안정되고 마음이 풀린 분들은 낫지만 생활이 어려운 분들은 효과를 못보고 있다는 겁니다. 정신과 치료를 받는 분들이 마음의 상처가 너무 깊고 풀길이 없기 때문에 병이 낫지 않고 있다고 저는 생각해 봅니다.
몸에 멍이 들거나 또는 날카로운 것에 베이거나 하는 외상은 쉽게 치료가 되는데요.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의 문제로 오는 병은 의사도 치료에 애를 먹게 됩니다. 탈북자에 이런 마음의 병이 많은 이유는 이렇습니다. 국립중앙의료원 이소희 정신과 과장입니다.
이소희: 보통 정착 초기에 탈북자 분들이 많이 힘들어 하시는데요. 이유는 첫 번째로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정착관련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고요. 두 번째로는 남한으로 오시면서 예전만큼 트라우마 노출은 적지만 긴장이 풀리면서 그때부터 여기저기 아픈 데가 나타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쟁터에 군인이 나갔을 때 전투가 진행되는 상황에는 우울증에 빠질 겨를이 없거든요. 왜냐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나오기 때문에 아픔도 못 느끼고 단지 살아남기 위해서 죽을힘을 다해 싸울 수가 있는데요. 정작 전투가 끝나고 정신을 차리고 보면 여기저기 다친 곳도 보이고 아픔도 느껴지고 잃어버린 전우에 대한 상실감도 느껴지고 우울증도 올 수 있는 것처럼 이분들이 나중에 남한에 와서 탈북과정에서 더 심했는데도 오히려 와서 더 우울증에 걸린다든지 불안증세가 나타난다든지 온 몸이 아프다든지 하는 증세가 나타날 수 있고요.
세 번째로는 그전에는 막연한 희망을 품고 있었는데 막상 남한에 오면 그런 막연한 희망에만 젖어 살 수 없고 녹녹치 않은 현실과 마주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돈 문제, 대인관계 문제, 취직문제 이런 것들에 부딪치면서 생각지도 안았던 사기를 당하기도 하고요. 사람이 희망을 품고 있으면 어떤 어려움도 이겨낼 수 있는 힘이 있는데 현실과 마주하면서 결국 불안, 우울 같은 것들이 찾아오는 분들도 있습니다.
정리하자면 남한국민은 건강보험제도가 있어 비교적 개인의 부담 없이 병을 치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탈북자의 경우 일반주민보다 의료비에 대해 혜택을 보고 있습니다. 신미녀 대표에게 탈북자의 의료지원에 대해 좀 더 들어보겠습니다.
신미녀: 일단 탈북자는 한국에 오면 1급 의료 수급자가 됩니다. 병원을 이용하면 급여 환자가 있고 비 급여 환자로 나뉘는데 보통 기초생활수급자는(정부 지원을 받는 주민)많은 혜택을 받게 되고 일반주민은 지역보험이나 직장보험으로 돼 있어서 병원에 가면 자기 부담금이 많습니다. 그런데 탈북자들은 의료급여 환자들이기 때문에 많은 혜택을 받는다는 거죠.
기자: 쉽게 말해 탈북자는 무상으로 병원이용을 할 수 있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신미녀: 병의 상태에 따라 다르지만 국가에서 운영하는 병원에 가면 거의 무료라고 보면 되고 수술을 요하는 중병인 경우 의료협약을 맺은 병원에서는 본인 부담금을 80%까지 감해줍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에 대한 남한정부의 의료지원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