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들도 이번 북한의 3차 핵실험에 즉각적인 반응을 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북한의 핵 실험으로 외부 세계의 지원이 끊기면서 주민들의 생활이 더욱 힘들어질 것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탈북자의 반응을 이진서 기자가 정리합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자들은 북한의 핵 실험 보도에 대체로 당황스럽다고 화가 난다고 했습니다. 40대 후반의 탈북여성 정진화 씨입니다.
정진화: 절대로 이제는 용납해서 두고 보는 단계가 아니라 선제 타격도 좋고 뭔가 보여줘야 할 단계가 아닌가? 이제 확고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
기자: 거의 분노의 수준이군요?
정진화: 그렇죠.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 중국에 하루 전에 알렸다 이런 뉴스도 나오고 하니까 그냥 분노하는 거죠. 그리고 내부적으로 이번 기회를 통해 북한을 동조하는 친북세력도 함께 없애 버려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이번 3차 핵실험은 중국마저도 반대한 일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핵실험을 함으로 해서 그 고통은 고스란히 일반 주민의 몫이 됐다는 겁니다.
정진화: 당하는 것은 북한 주민뿐입니다. 중국이나 러시아도 강경하게 반대하는 일을 했다는 것은 김정은이 이제 설자리가 없다는 겁니다. 얼마 전 탈북한 사람들 얘기를 들어보면 지금은 60년만에 온 한파로 식량 부족으로 배고파 죽는 사람보다 얼어 죽는 사람이 많다고 하니까 점점 북한이 추워지는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한반도 시간으로 12일 정오께 뉴스를 접한 20대 주찬양 씨는 북한 당국이 핵실험을 한 이유가 정확히 무엇인지 모르기에 혼란스럽다고 했습니다.
주찬양: 뉴스 오늘 다 그것 했잖아요. 박근혜 당선자가 대통령이 됐고 많은 사람들이 평화통일을 위해 애쓰고 있고 북한 정세는 팽팽하고 하니까 두려움에 했겠죠? 미친놈들이란 생각밖에는 안 들어요.
장거리 미사일 발사에 이은 핵실험 등 계속되는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이제는 거의 무감각 한듯 보이기마저 합니다. 탈북여성 황영순 씨입니다.
황영순: 다른 사람들도 북한 핵실험 한다니까 옛날처럼 또 하는 구나 이렇게 별다른 반응은 없습니다.
기자: 놀랍다는 반응은 없습니까?
황영순: 아니요, 저도 실험은 했지만 성공은 못 했구나. 그런 생각을 하고 있거든요.
기자: 왜 그렇게 생각하세요?
황영순: 뉴스에서도 진동이 있었다고는 하지만 완전히 성공했다는 말은 없어요. 핵실험은 했지만 정세를 긴장되게 하려는 거지 별 다른 것은 없다고 봐요.
역시 탈북자들은 북한에 있는 가족들 걱정이 우선입니다.
황영순: 지원이 다 끊기면 90년대 말보다 더 힘들다. 평민들이 죽을 맛일 겁니다. 단지 걱정은 세계에서 또 북한을 고립시키면 고위직 사람들이야 자기 먹을 것이 있으니까 괜찮겠지만 평민들은 그렇잖아도 힘든데 더 먹고 살기 힘들겠다. 이런 생각입니다.
북한개혁방송 김승철 대표는 하루 전까지도 핵실험을 안 할 듯 안개 전술을 펴다가 갑작스런 실험을 강행한 것은 분명 북한정권의 무리수라면서 과연 북한정권은 현명한 판단을 한 것인지 아니면 오판인지 밝혀질 것이라면서 동시에 주변 국가들의 대응도 잘 살펴야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승철: 북한주민들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없고 피해만 있죠. 그러나 권력집단에는 이익이 돌아갑니다. 자기들의 권력을 안정시키고 강화 시키면 그만한 혜택은 권력자에게 돌아갑니다. 그것은 권력을 오랜 기간 장기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토대를 닦는 것이니 엄청 좋은 겁니다.
한국 외국어 대학교 재학생인 김영철 씨와 남한에서 뮤지컬 가수로 활동하는 김충성 씨는 남한 새 정부의 출범을 앞두고 남북관계 개선의 희망을 가져 봤는데 다시 먹구름이 드리운 느낌을 받았다고 했습니다.
김영철: 다들 미쳤다는 반응입니다. 이 상황에서 왜 핵실험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미쳤다고 합니다. 핵실험을 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이 없는데 하는 것을 보면 그나마 김정은 정권에 했던 조그만 기대도 완전히 허물어졌다. 정권을 움직이는 권력자는 주민들을 쥐어 짜서 먹고 살고 있지만 다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된다면 더 전보다 심한 상황까지 갈 수 있다는 생각에 안타깝습니다.
김충성: 변하지 않는 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북한에서 승냥이는 절대 양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교육을 받았는데요. 승냥이의 본성은 다른 짐승을 잡아먹어야 하는 것이니까 양으로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죠. 북한이 변할 수 없다는 충격을 받았죠. 북한이 도발하지 말아야 하는데 너무 안타깝습니다. 속상합니다.
북한에서 안전원 생활을 하다 탈북해 남한에 간 올해 74세의 전진 할아버지는 북한 정권이 식량위기 상황을 이런 식으로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면서 항상 북한이 하는 행동은 변함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느낌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의 도발은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했습니다.
전진: 놀라진 않았습니다. 뻔히 아니까요. 쌀 달라는 겁니다. 그런데 쌀을 주면 정권이 연장되고 안주면 백성이 고통을 받고 하니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요. 지난번에도 한국에서는 안주는데 미국에서 강냉이 20만 톤을 줘서 답답했습니다.
북한의 가족과 전화통화를 하고 있는 40대의 이순영는 지난 1월부터 북한에 있는 가족에 대한 감시가 더 심해졌고 현재 북한은 준전시 상태로 집집마다 서로 감시하고 숙박검열을 하고 하는 소릴 들었다며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또 핵으로 다 같이 죽자는 말이냐면서 더 이상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습니다.
이순영: 한국에서도 빨리 선제 타격을 한다고 하고 북한도 가만 안 있을 것이고 서로 그러면 다 잿가루가 되는 거 아닙니까? 다 죽잖아요. 소름이 끼칩니다. 저 나라는 깡패 나라예요. 옥수수 하나를 훔쳐 먹어도 총살을 시키는 나라예요. 사람 목숨을 파리 목숨으로 여깁니다. 저것들은 결심하면 결심한데로 지랄해요. 정신병자예요. 지도자부터 모두 정신병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