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의 정치범수용소 즉 6곳의 관리소에는 약 15만 명이 수용돼 있는 것으로 한국 정부는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 전문가들은 많은 사람이 그 안에서 자행되는 인권유린으로 수형기간 중 사망한다고 말합니다. 오늘은 15호 요덕관리소 생존자 이영국 씨를 통해 관리소에서 살아나오는 법에 대해 알아봅니다.
이영국: 운명이기도 하고 사람은 머리도 잘 써야 하고 정신력을 가지고 입이 무거워야 살 수 있어요.
관리소 안에서 한 달이면 2번 정도의 공개처형이 있고 그런 형태가 아니라도 먹을 것이
충분하지 못해 시간이 지나며 숱한 사람이 영양실조로 죽는다고 이 씨는 말합니다.
이영국: 그 안에 형태를 보면 20대는 한 달이면 죽어요. 10대와 20대가 제일 약해요. 성장과정에 있는 사람이 빨리 죽고 제일 강한 것이 30대고 그 다음 40대가 또 잘 죽어요. 그리고 50대부터는 또 느긋하고 60대는 안 죽어요. 참 이상하죠? 또 뭘 느꼈는가 하면 영양실조가 오니까 홍문이 벌어지고 먹으면 물이 홍문으로 줄줄 나가요. 띵띵 부었다가 또 마르고 그다음에 홍문이 벌어져요. 일반적으로 약을 먹으면 낫는다 치지만 기름을 먹고 낫거든요.
기자: 무슨 기름인가요?
이영국: 옥수수기름입니다. 옥수수를 한 25g짜리 두 번을 먹으니까 홍문이 닫혀요. 그걸
보고 우리가 얘기 한 것이 사람 몸에 기름이 없으니까 홍문이 벌어지고 소화를 못 시킨다는 거죠. 25g 이면 큰 스푼으로 두 스푼 반이거든요. 일반적으로 기름을 먹으면 설사를 더하는데 그것이 반대가 됐어요. 최악이면 법칙도 달라지는구나 이런 생각도 많이 했죠.
우선 먹을 것이 부족해 굶어 죽는 사람이 반이고 약해진 몸으로 강도 높은 노동을 해야
하니 또 나머지 반이 죽고 나머지는 그곳의 환경에 적응한 사람뿐이란 겁니다.
기자: 보통 관리소에서 고비는 몇 개월인가요?
이영국: 고비를 저희는 그렇게 봐요. 영양실조가 오면 온 몸이 부어요. 소금을 먹어서 부은 사람도 있어요. 배고프니까 풀을 소금에 비벼서 부들부들해지게 해서 옥수수와 오물오물 먹어요. 또 쥐를 잡으면 껍데기가 아까우니까 털을 태우고 내장을 씻어서 말려 먹어요. 가을 까지는 옥수수 훔쳐 먹고 겨울을 겨우 넘기는데 봄에 들어와서 많이 죽어요. 봄에 뱀을 잡으면 말려서 몸에 차고 다니던가 자기가 아는 곳에만 숨겨놓고 먹어요. 살기 위한 전쟁이죠. 부었다가 쫄아 붙었다가 다시 부어요. 그런 반복이 되면 꽃동산 가요. 내 옆에 사람이 자다 죽어도 같이 자요. 처음에는 무섭다가 나중에 관계없이 자요. 오직 먹는 것 살아야겠다는 생각밖에는 없기 때문에 신경 안 써요.
이 씨도 처음에는 배고픔을 이기지 못해 고통스러웠습니다. 그리고 영양실조 단계 직전에 관리소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터득하게 됩니다. 입 조심해야 하고 머리를 잘 써야 하고
살겠다는 정신력이 강해야 한다는 것인데요.
기자: 4년 반을 요덕에 계셨는데 어느 정도 지나서 생존의 방법을 알게 됐습니까?
이영국: 3년 지나니까 알겠더라고요. 거기 가니까 10년짜리 5년짜리 종류가 많아요. 옥수수를 조금 주니까 2시간 정도 지나면 배가 고파요. 그렇게 허우적거리면 벌써 영양실조가 오는 거예요. 풀이든 뭐든 배를 채우면 배가 뽈록해져요. 살아야 한다고 의지가 있으면 훔쳐 먹던 뭘 하든 입에 뭘 넣고 배를 채워야 해요. 그러면 사는 거예요. 나하고 같이 있는 사람이 거기서 6년 됐는데 밤에 옥수수를 씹어 먹는 거예요. 그게 수법이에요. 오래돼서 옷이 낡았으니까 숨겨놓은 옥수수를 가지고 심리작전을 펴는 거예요. 배가 고프니까 내가 그 놈 다리를 붙잡고 늘어졌어요. 때리면 맞고 하면서 안 놔줬죠. 그리고 한 줌 주면서 하는 말이 “야, 네 옷이랑 물건 가져온 것과 옥수수 바꿔 먹어라” 이 말을 하는 거예요. 옥수수 2kg이면 옷을 한 벌 줘요. 이런 것이 반복돼요.
15호 요덕관리소는 지옥이라고 말하는 이영국 씨는 자신의 석방소식을 듣고 기쁨보다는 온 몸이 무너져 내렸습니다.
이영국: 나오라니까 나는 총살하는 줄 알고 무서웠어요. 영국이 나오라 하더라고. 오늘부터 최고사령관동지의 배려에 의해서 사회에 나간다 하더라고요. 그 말 듣고 턱 주저앉았어요. 총살하는 줄 알았는데 풀어준다니까요. 나보고 나와서 말할 것이 있으면 말하라면서 동무
라고 부르더라고요. 이영국 동무 빨리 나와 말할 것 있으면 빨리 말하라고 하는데 잘 못
말했다가는 또 죽을 수 있으니까 다른 말은 안 하고 열심히 일해서 다 살아나오기 바란다. 이 한 말 밖에는 안했어요. 그리고 보름 동안 선생이 나에게 입쌀밥을 먹였어요. 영양보충 해주느라고요. 선생이 웃으면서 나가서 나한테 복수할 생각 하지마 여기서처럼 비밀을
지켜 입단속 잘해야 살 수 있어 이러더라고요. 그렇게 살아나왔어요.
김정일 위원장의 경호원 생활 10년이 천당이었다면 요덕관리소에서의 4년 반은 지옥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렇게 천당과 지옥을 오가며 그는 세 번의 기적을 경험합니다.
이영국: 내가 기적이 그 사회에서 3번입니다. 경호원이 된 것이 첫 번째 그리고 수용소
가기 전에 국가보위부에서 총살 한다고 했는데 살았고, 요덕에서 살아 나온 것이 이북에서 세 번째입니다. 또 한국에서도 또 한 번 있었어요. 열심히 살다가 파산했는데 판사가
본인이 아프고 열심히 살아왔고 하니 면책을 준다고 해서 그 판사 앞에서 많이 울었어요.
그래서 내가 다시 희망을 찾고 일어날 수 있게 된 거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 이영국 씨를 통해 요덕관리소에서 살아나오는
사람들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