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이 지난 13일 로켓을 발사했는데 실패했습니다. 2009년 4월에는 일본을 마주하는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기지에서 로켓을 쏴 올려 일본 정부가 민감하게 반응했는데 이번에는 중국을 바라보는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기지에서 로켓을 발사했습니다. 다른 나라의 로켓이 자국의 상공을 지난다면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은 과연 북한과 중국의 외교관계는 어느 정도인지 남한의 중국 전문가, 경희대학교 강효백 교수를 통해 알아봅니다.
기자: 교수님 한국 언론이나 대북전문가들은 대북 관계를 혈맹관계라고 표현 하는데 맞는 말입니까?
강효백: 네, 우리나라에서는 북-중 관계를 혈맹관계라고 하는데 이는 중국의 헌책방에서나 볼 수 있는 죽은 단어 즉 사문에 불과합니다. 북-중 관계는 1992년 한-중 수교, 1993년 북한이 베이징 올림픽 개최에 반대표를 던진 사건, 1994년 중국의 제1세대 지도층과 막역한 사이었던 김일성의 사망으로 혈맹관계에서 전통적 우호관계로 강등됐습니다. 1995년판 그러니까 17년 전부터 지금까지 줄곧 중국의 외교백서는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전통적 우호관계로 명시하고 있습니다.
참고로 중국은 1990년대 중반부터 다양한 용어를 사용해 상대국가와 친교에 원근을 구분해 왔습니다. 제일 낮은 단계인 단순 수교에서부터 제 2단계인 선린우호, 제 3단계인 동반자관계, 제 4단계 전통적 우호 협력, 제 5단계 혈맹관계 등 5단계로 나눠 관계 변화에 따라서 등급을 수시로 변경시켜왔습니다. 혈맹에서 전통적 우호 협력으로 한 단계 떨어져 있던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북한의 제 2차 핵실험이나 정전협정 무효화 선언 때는 일시적이지만 최저 단계인 단순수교로 급변하는 일도 있어 왔습니다. 그리고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는 중국을 방문한 외교 정상에 대한 이야기도 있는데 공개돼 있는데 국빈방문, 실무방문, 비공식 방문으로 나뉘어있습니다. 김정일의 일곱 차례 중국 방문은 모두 비공식 방문에 속한다고 중국 외교부 사이트에 명시돼 있습니다. 공항에서 예포 21한 발사, 의장대 사열, 양국 국가연주 등 국빈방문에 다 있는 것이 하나도 없는 비공식 방문에 해당한다고 공시돼 있습니다.
기자: 최근 남한 언론에서 나오는 말을 보면 김 위원장의 유서에 중국을 믿지 말라고 했다 하는데 중국 측은 어떤 생각을 하고 북한을 대하고 있는지 아시는 대로 말씀을 좀 해주시죠.
강효백: 제가 보는 바로는 중국 수뇌부는 개혁개방의 동반자로서 북한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 이미 오래 됐다고 관측됩니다. 중국이 북한을 지원하는 이유는 6.25전쟁에 참여한 혈맹이어서가 아니라 중국 자신의 국가 이익 때문입니다. 중국은 한국전쟁 당시 대규모 군사를 북한에 파병했지만 북한 정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서라기보다는 당시 소련의 지배하에 있던 만주 지방을 확보하고 유엔군의 군사적 진격을 한반도에서 미리 막겠다는 의도가 더 큰 것이었다고 분석됩니다. 또한 순망치한 즉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이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입술은 사실 북한이 아닙니다. 만주 지역입니다. 지금 중국의 일부 지식인들은 자국의 초대 주석 마오쩌뚱의 장남 목숨까지 희생시켜 구해준 북한 정권이 지금 3대 세습을 하는데 대해 극도의 배신감과 경멸감을 감추지 않고 있습니다. 반면에 1당 독재를 유지하지만 이미 30여 년 전부터 세습제는 말할 것도 없고 종신제도 폐지했으며 예측 가능한 임기제와 후계자 선발 및 양성제를 순조롭게 실시해오고 있는 자국에 일종의 체제적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또한 최근 중국의 대표적인 국제정치 학자인 베이징대 교수는 북미 합의를 깨고 광명성 3호 로켓을 발사한 북한의 행동을 김정은 정권도 아버지 김정일 정권처럼 미쳐있다. 정권 생존을 위해 온갖 수법을 동원한다고 지적한 바 있는데 이러한 실날한 비판이 중국 언론에 여과 없이 보도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북한에 대한 지금 중국 사회의 통념은 사회주의 형제국가가 아닙니다. 극도로 가난하고 도발 방향을 예측할 수 없는 세습왕조 깡패국가입니다.
기자: 중국도 그렇고 북한도 자국의 이익을 위해 관계를 맺고 있다고 보이는데 북-중 국경과 남북한 국경은 어떻게 다르다고 볼 수 있겠습니까?
강효백: 중국은 14개 나라와 육지 국경을 접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중국은 압록강과 두만강으로 연결되는 중-조 국경을 가장 중시해 왔습니다. 왜냐하면 심장부인 베이징과 가장 가깝기 때문입니다. 가까운 국경 너머에 우호적이 아닌 반 중국 정부가 들어설 것을 가장 두려워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중-조 국경선은 아주 깁니다. 우리 휴전선 155마일 (250km) 로인데 그보다 다섯 배가 깁니다. 저도 작년에도 갔지만 길옆에 국경선 경비가 날로 삼엄해지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중국 당국은 현재 굶주리고 악에 받친 탈북자들의 국경 난입에 대비한 것이고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북한 측의 도발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더욱이 지난해 말 김정일 사망에 이은 김정은의 3대 세습체제 출범으로 해서 중국이 북한의 후원자 지위에서 간섭자 지위로의 변신을 도모하고 있는 것이 관측되는데 북한의 존재 가치를 과거 중국의 안보위협을 줄여주는 완충지대에서 중국 팽창욕구 해소의 최전선으로 변환 시키려는 동향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과 중국의 관계는 혈맹에서 전통적 우호 관계로 단계가 낮아졌는데 1992년 한중 수교 이후 남한과 중국의 관계는 어느 단계에 있습니까?
강효백: 중국은 한국과는 경제적 실리를 얻고 북한과는 대북 영향력을 확대해 한반도를 관리하겠다는 중국식 투 트랙 전략을 전개할 것입니다. 지금 한중 두 나라 관계는 1992년 단순수교에서 경제통상 중심의 선린우호를 거쳐 1998년 협력 동반자 관계로 들어섰습니다. 한중 관계는 2003년에 전면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승급되고 2008년 양국 정상의 상호 국빈 방문을 계기로 해서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로 개선 됐습니다.
그러니까 양국의 전략 목표가 상호 이해에서 상호 공유로 승격했음과 동시에 중국이 한국과 맺을 수 있는 최상의 수준까지 양국 관계가 발전한 것을 의미합니다. 우리나라보다 더 가까운 관계는 전면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인데 이 나라는 모든 분야에서 공유하는 형제국가로 분류 되는데 현재 세 나라밖에 없습니다. 러시아, 베트남, 그리스 입니다. 바로 밑에가 우리나라입니다. 우리가 중국 캐나다 관계 중국과 미국, 중국과 일본의 관계보다 더 가깝습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의 영원한 숙명적 혈맹관계라든가 무조건 적인, 변함없는 후견자라는 오래된 인식상의 착오를 바로 잡아야할 때가 왔다고 생각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과 중국 그리고 남한과 중국의 외교 관계는 어느 수준인지 알아봤습니다. 전화 회견에는 남한의 중국 전문가 강효백 교수입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