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에서 명문 대학을 다니다 탈북한 청년이 지금 미국의 명문대학에서 핵물리학 박사 과정을 공부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전액 장학금을 받아 학업을 계속하고 있는데요. 박기명(가명) 씨에게 미국 생활과 학교생활에 대한 이모저모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아는 사람도 없는 미국 땅에서 어떻게 생활하나
박기명: 정착 초기에 많이 힘들었습니다. 오기 전에 이곳에 있는 한인 유학생 교회에 연락을 해서 아파트 구하는 것은 도움을 받았고요. 차는 졸업하고 한국 들어가는 교회 선배의 것을 구입 했습니다. 차를 구입하기 전에 생활용품을 구입하는 것은 교회 분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곳에서는 한인 유학생들이 서로 도우면서 산답니다. 초기에 제가 도움을 받은 것처럼 그런 분들이 졸업해서 가고나면, 지금은 저희가 선배가 되어서 새로 들어오는 유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다들 같은 유학생이라 학업과 연구로 바쁜지라 도움 받는 것도 한계가 있고 좌충우돌 고생도 많이 했습니다.
기자: 대학에서 박사과정 할 때 생활비 지원도 한다고 하는데 맞나
박기명: 보통 미국으로 유학 올 때 이공계 박사과정들 중 우수한 학생들은 미국 대학으로부터 지원을 받습니다. 그러나 석사과정(이공계 석사도 마찬가지)이나 문과나 사회과학 쪽은 우수한 학생이라도 지원받기가 힘들고요. 입학허가에서 중요한 요인 중 하나가 학자금 문제입니다. 교수가 자기랑 연구를 할 수 있는 학생에게 돈을 줘야 하니까요. 본인이 자비를 내서 공부하겠다거나, 아니면 한국으로부터 장학금을 받아서 공부하겠다고 하는 학생들은 교수가 돈을 주지 않아도 되니 상대적으로 입학허가를 쉽게 받을 수 있습니다.
기자: 학교 지원금은 얼마나 되나요?
박기명: 물리학과의 경우는 보통 1~2년 차까지는 강의 조교 TA를 해서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받습니다. TA는 보통 Recitation Instructor (연습수업강사)와 Lab Instructor(실험수업강사)로 RI는 연습수업에 들어가서 교수가 하는 메인수업을 리뷰해주고, 문제를 풀어주고, 퀴즈를 보고, 학생들의 질문을 받아주고, 실험 강사는 실험 수업 시간에 실험에 대해서 설명해주고, 학생들의 실험을 지도하고 리포트를 받아서 채점하고, 숙제 채점하는 등등의 일을 합니다. 단, TA를 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토플 성적과 관계없이 미국에 도착하자마자, 학교에서 인정하는 영어시험을 따로 응시하여 통과하거나 수업을 들어서 통과하여야 TA를 할 수 있습니다. 2년차 이후에는 연구지도교수를 정하여 RA(Research Assitant)를 받아야 합니다.
RA는 연구조교로 교수와 함께 연구를 하고 지도교수가 연구비로 등록금과 생활비를 지원해줍니다. 1년에 생활비로 $22,000달러 정도, 등록금으로 $14,000~15,000 달러 정도를 받고 그 외에 보험료 등 다른 비용까지 고려하면 박사생 한명을 위해서 대학이나 지도교수가 지불해주는 비용은 1년에 4만 달러 이상입니다. 보통 이 비용이면 박사후연구원 한명을 고용하는 비용과 비슷하다고 하더라고요.
기자: 한 달에 생활비는 어느 정도나 듭니까?
박기명: 보통 지역마다 전공마다 RA나 TA 월급은 다양한데, 저희 학과의 경우 다른 과보다 좀 많은 편으로, 한 달에 $1,850달러 정도 받는데, 세금이나 본인의 의료 및 치과 보험료로 100달러 정도 나갑니다. 아파트 렌트비가 $700~800달러, 자동차 유지비가 $200달러 이상, 휴대폰 요금 $100달러 정도, 관리비 및 전기세 $100달러 정도, 아내와 아이들 의료보험 한 달에 $200달러 이상 식비까지 하면 두 세 식구가 생활하기 좋을 정도죠. 미국 와서 둘째가 태어나서 식구가 4인이라 사실 좀 부족한 생활비죠.
기자: 2009년 5월 보도하고 3년이 지났는데 현재 박사과정은 어느 정도 진행 됐나
박기명: 제가 2009년 9월 가을학기에 왔는데 보통 박사과정을 마치는데 4년에서 7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더라고요. 이번 가을학기 들어가면 4년차가 되고 지금 3년차 봄 학기 끝난 상태입니다. 미국 체계를 보면 먼저 학위계획(degree plan) 신청하고 다음 박사자격 시험 (Qualifying Exam)을 보고 코스웍(Course Work)인 박사과정에 필요한 수업을 듣습니다. 그것이 끝났으면 연구 프로포잘이라고 연구하고자 하는 것을 밝힙니다. 이런 것이 끝나면 프릴림(Preliminary Examination) 즉 예비 심사를 보고 박사학위 논문심사(Defense) 과정을 통과하면 졸업하게 됩니다.
저는 지금 박사 자격시험은 통과했고, 박사과정이수를 위한 학점은 다 이수해서 요즘은 연구만 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미국 와서 SCI 저널들에 논문 4편을 냈고요, 졸업은 본인이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지도교수의 재량인 것 같습니다. 여하튼 올해에 연구를 많이 해서 실적을 많이 내서 올해 연말에는 교수님과 졸업에 대해서 얘기하려고 합니다. 내년에는 졸업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기자: 박사과정 공부는 어떻습니다.
박기명: 시험이 있을 때는 밤새우며 합니다. 어떤 때는 72시간 동안 몇 시간 자고 할 때도 있습니다. 그리고는 잠을 몰아서 자죠.
기자: 한국 사람이 똑똑하지만 체력을 약하다는 말이 있는데
박기명: 그런 것을 많이 느낍니다. 백인 친구들은 5일 동안 밤새워 하는데도 이상이 없더라고요. 또 한국 사람들이 오해 하는 것이 백인 친구들이 수학을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아닙니다. 수업 시간에 책 한쪽이 들어가는 계산을 머릿속으로 하면서 계산이 잘못 됐다고 짚어 내더라고요. 다들 실력이 좋습니다. 아시아 학생은 중국 북경대, 청하대학교 러시아 모스크바 물리공학대, 종합대 학생들이고 미국에서도 라이스 대학이나 명문대 학생들입니다.
공부하면서 다른 점은 한국이나 북한은 개인주의로 혼자 문제를 푸는데 여기는 여러 명이 함께 토론하면서 하는 겁니다. 토론 하면서 새로운 방법을 찾아냅니다. 배울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기자: 수재들이 모인 곳이라 서로 경쟁도 치열하겠습니다.
박기명: 치열합니다. 하지만 협력도 많이 하고 여유가 있습니다. 공부를 즐기면서 하는 것 같습니다. 즐기는 자를 열심히 하는 자를 따라갈 수 없다는 말이 있는데 즐기면서 하니까 잘하는 것 같더라고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미국에서 핵물리학 박사 공부를 하고 있는 탈북자 박기명(가명) 씨의 미국 생활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