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북한 당국, 황색바람 열풍 막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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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올해 21살의 탈북여성 주찬양(가명) 씨는 지난해 말 탈북해 중국을 거쳐 이미 남한에 둥지를 튼 가족과 합류했습니다. 주 씨는 북한에 있을 때 남한 드라마나 영화 또 외부 라디오 방송을 듣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북한 당국이 단속을 하자 해도 일일이 단속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북한 주민의 실제 생활에 대해 들어봅니다.

주찬양: 아빠가 라디오를 듣고 가까운 친구였는데 보위부 심부름을 하는 나쁜 사람인 것을 모르고 얘기해서 위험에 처했습니다. 자유아시아방송도 제가 진짜 많이 들어서 귀에 익은 방송입니다. 아빠가 먼저 오시고 엄마와 두 동생이 왔습니다. 저도 같이 올 수 있었는데 저희 있던 곳이 산골이어서 제가 없어지는 경우 바로 보위부에서 찾을 수 있단 말입니다. 그래서 제가 남아서 아빠 엄마가 멀리 안 간 것처럼 남아서 연기를 피웠습니다.

주 씨는 북한에서는 특권층이나 엘리트층에서만 외부 소식에 관심을 갖는 것이 아니라 노동자 농민 시골 산골에서도 북한당국에서 하는 방송이 아닌 외부 세계에서 하는 방송에 더 관심이 많다고 말합니다.

주찬양: 저희가 방송을 들을 때 보면 저희 마을에 세대가 몇 없었지만 녹음기 라디오가 있었는데 기본 북한에선 녹음기를 가지고 있다면 노래를 듣는 것으로 인식하고 라디오라는 것은 인식을 못 합니다. 저희 것도 녹음기 본체 안에 라디오 부속이 따로 있습니다. 그것을 낮에는 뜯어 놓고 밤에는 넣고 들었습니다. 저희 동네 10세대라고 하면 7세대는 라디오 들었습니다.

기자: 듣는 것을 들키면 처벌을 받는데 위험을 감수하면서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뭐죠?

주: 저희가 북한에서 사는 것이 갇혀 있는 것처럼 세상을 보지 못하고 하니까 라디오 방송을 들으면 저희 생활과는 다른 엄청난 말만 한단 말입니다. 경제 얘기를 하고 하니까..솔직히 산골에서 앉아 얘기를 하다 보면 세계정세는 대체로 흘러 갑니다. 우리 사는 것이 진짜 한심해도 사람들 정신 상태는 여기 사람과 동등하지 않아도 거의 흘러갑니다.

기자: 사람들이 모이면 세계정세에 대해 무슨 얘기를 합니까?

주: 얼핏 저희도 라디오를 듣던 것을 놓고 볼 때 얘기를 하다 보면 서로 저 사람도 듣는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된단 말입니다. 서로 말은 통하지만 진실은 안단 말입니다.

기자: 북한 주민이 북한 실정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다고 봅니까?

주: 제 생각에는 잘 될 것 같지 않습니다. 아빠의 탈북길이 아니다 싶으면 무조건 따라 하진 않았을 겁니다. 저 혼자 거기서 노동자 생활도 해보면서 그 땅에서 뭔가 해보자 하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 그 땅에선 도저히 진짜 제가 설 자리가 없이 만들어 놨습니다. 아빠가 사리진 것에 대해 보위부의 압박이 있어서 공민증을 받을 나이가 됐는데도 준다고 하기만 하고 주질 않았습니다. 북한에서는 아이들이 머리 좋고 공부를 잘하는 아이라도 아빠 엄마가 간부라야 발전이 되고 못 살면 실력이 있고 노력해도 안 된단 말입니다. 그러니까 진짜 잘하는 아이는 못 되고 못하는 아이들은 잘되니까 발전될 수 없단 말입니다. 나중에는 우리 세대가 될 텐데 저희 세대를 이끌 아이들이 실력 없는 아이들만 올라가니까 진짜 이 나라는 발전 될 수 없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우리 동네에 똑똑한 아이가 많았는데 그런 아이들이 여기 왔으면 진짜 잘하고 성공하겠는데 아까운 아이들이 거기 있구나.

주 씨는 현재 북한에서 진행되고 있는 김 위원장의 후계자 문제에 대해서도 알고 있었습니다. 주 씨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맏아들은 아빠에게 잘 못보여서 해외 나가 있고 생긴 것은 북한 영화배우 마도영처럼 생겼고 막내는 김 주석의 어렸을 때처럼 생겼는데 아빠에게 잘 보여서 후계자로 당선될 가능성이 높다 정도는 말은 안하지만 다 알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북한 안에서도 남한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한 열풍이 불어 이를 빗대는 우수게 소리도 가까운 사람끼리 나눈다며 지금 북한에서 유행하는 한 토막을 들려줍니다.

주찬양: 안전원들이 그런 것을 더 많이 본다는 겁니다. 연애하는 처녀 총각이 길거리에서 인조고기(유부초밥) 파는 아줌마에게 “아주머니 이 인조고기 밥 얼마예요?” 아줌마가 “야, 인조고기밥이나 사 먹는 주제에 한국말 쓰나” 이러니까 그 말을 옆에서 듣던 안전원이 “ 야, 이 새끼들이 한국말 쓰나?” 안전원까지 한국말을 쓴다는 겁니다. 그렇게 안전원이 한국 영화를 더 많이 본다는 표현을 그렇게 합니다. 그런 얘기를 하는 청년을 다 잡아가자면 북한 감옥이 모자랄 겁니다.

이것뿐만이 아닙니다.

주찬양: 청년들이 외국 노래를 틀어놓고 춤을 추고 있는데 안전원이 들어와서 총을 들이대고 “ 야, 이 새끼들 다 체포하겠다” 고 말하지만 흥이 나서 같이 총을 들고 춤을 춘다는 유모어를 말합니다.

주 찬양 씨는 남한 생활을 한 것이 얼마 되진 않지만 벌써 남한 생활의 즐거움에 푹 빠져 살고 있습니다. 그는 북한에서 알던 남한과는 현실이 너무 틀린다면서 지금의 생활 어떤 것이 좋은지 줄줄이 열거했습니다.

주찬양: 실제 남한에선 거짓말을 하지 않습니다. 사실을 그대로 얘기하면서 북한 사람들과 나누고 싶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는 북한 사람 남한으로 오라고 하는 거짓말인 줄 알았는데 방송으로 듣던 것이 사실이었습니다. 북한에선 사회주의 교육받는 것도 친구들끼리 싸우고 때리고 하는 것이 많습니다. 아빠도 술상이란 펼쳐 놓고 친구들끼리 싸우고 다음날에는 또 화해하면서 술 마시고 하는데 여기는 틀립니다. 북한에선 세탁기가 없으니까 손을 호호 불면서 빨래도 했는데 여기선 세탁기, 가구 다 놓고 사니까 일단 여자가 살기 좋고 남녀가 평등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북한에선 남녀가 평등하다고 인식은 하지만 남자가 여자를 막 때리는데 남한은 진짜 평등합니다. 남한의 법도 진짜 좋은 것 같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듣고 탈북까지 하게 된 주찬양 씨는 이제 남한에서 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습니다. 의사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주 씨. 그는 북한에 있는 친구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한마디가 있다면서 현실이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꿈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당부를 합니다.

주찬양: 항상 마음을 크게 가지고 쭉 펴고 일어나서 열심히 포기하지 말고 배우고 학교 가서 글공부를 배우지 못해도 어딜 가든 종이가 없으면 손바닥에라도 쓰면서 꼭 배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저도 소녀가장으로 식당일을 했는데 거기서 공부한 것이 남한 오는 데 진짜 도움이 많이 됐습니다. 북한에 있는 친구들도 우리는 안 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한자라도 배웠으면 좋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지난해 말 북한을 탈출해 이제 남한 생활을 시작한 21살의 탈북여성 주찬양 씨의 이야기를 전해 드렸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