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부산대병원, 탈북자 의료지원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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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대한민국 남부 지역에 사는 탈북자는 큰 수술이나 종합검진을 받기 위해 그동안 서울이나 중부권에 있는 충청남도 대학병원을 찾았습니다. 그러나 앞으로 거주지에서 가까운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건강관리를 할 수 있게 됐습니다. 부산대학교 병원의 탈북자 의료지원 사업의 의미를 알아봅니다.

남한 정부 산하 사회교육기관인 하나원 그리고 민간에서 탈북자 의료 상담실을 운영하는 ‘새롭고 하나된 조국을 위한 모임’(새조위) 측은 부산대학교병원과 지난 5월25일 ‘탈북자의료 건강증진과 의료지원을 위한 협약식’을 가졌습니다.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북한주민 출신에게는 병원비에 대한 부담을 낮추고 탈북자 전용 의료상담실을 개설하는 등 혜택을 주겠다는 겁니다. 부산대 병원 홍보과 박영철 씨의 말입니다.

박영철: 저희가 국가 공익기관이고 해서 지역사회에 있는 의료 소외 계층이라고 해야 하나요? 탈북자 가족이 아무래도 소득이 많지 않다는 얘기도 있고 또 의사소통 문제로 병원에 오기를 꺼려하는 면도 있을 수 있는데 저희가 전담 상담창구를 마련해서 이분들을 돕고 의료비 혜택도 주겠다는 겁니다. 물론 대한민국 국민으로 탈북자도 의료보험이 돼 있지만 저희가 이분들에게는 의료비 감면을 더 해주겠다는 것이죠.

현재 남한의 의료지원 체계는 의료급여와 건강보험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의료급여도 1종과 2종이 있는데 탈북자는 의료급여 1종으로 분류됩니다. 의료급여 2종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나서 자기 부담금이 치료비의 15%인데 의료급여 1종을 가진 탈북자는 거의 무료로 치료를 받을수 있습니다. 탈북자뿐만 아니라 남한 일반 국민도 이재민이나 국가유공자 등은 해당 법률에 근거해 의료급여 수급대상이 됩니다.

부산대학교 병원은 종합병원으로 진료과목이 9개 이상 그리고 입원환자 100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을 갖춘 대형병원입니다. 남한에서 종합병원은 3차 병원으로 분류됩니다. 몸이 아플 때 찾는 병원도 북한 출신에게는 낯설기 마련인데 남한에서 탈북자 의료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는 새조위 신미녀 대표에게 남한에서는 병원을 어떻게 이용하는지 들어봅니다.

신미녀: 남한에선 아프다고 해서 종합병원엘 바로 갈 수 없습니다. 우선 동네 의원급 1차 병원을 가고 다음 2차 의료원 수준의 병원엘 간 다음 3차 병원에 가게 돼 있습니다. 3차 병원은 종합병원으로 대학병원을 말합니다. 의료급여 1종이라고 해도 중병일 때가 문제인데 수술비용이 전부 무료는 아닙니다. 왜냐하면 의료급여 1종이라 하더라도 비급여가 있습니다. 보험에 해당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는 겁니다. 즉 수술에 따라 다르지만 보험이 안 되는 부분은 병원비를 본인이 내야 합니다.

남한 정부는 북한출신 주민에게 의료지원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탈북자는 남한에 입국한 싯점으로부터 5년까지 즉 정부가 탈북자의 신변보호 기간으로 정해놓은 동안은 그 사람이 직장에 다니든 아니면 실업상태이든 간에 상관없이 거의 무료로 지병을 치료 받을 수 있도록 했습니다. 좀 더 자세히 병원비의 내용을 보면 탈북자가 입원 치료를 받았을 때 본인 부담금은 없으며 다만 입원이 아니고 외래 환자로 의사에게 상담을 하고 치료 약 처방을 받으면 1천 원에서 2천원 까지 미화로 환산하면 1달러에서 2달러 정도 본인 부담금이 있습니다. 그리고 약값은 50센트 정도 내게 됩니다.

남한에서 탈북자 의료지원 사업을 하는 기관에 따르면 남한에 사는 탈북자가 제일 많이 호소 하는 병으로 신경성 장애를 손꼽았습니다. 쉽게 말해서 이유 없이 머리가 아파 밤에 잘 수가 없고 토하기까지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컴퓨터를 이용한 정밀 검사를 해보면 이런 환자 대부분은 아무런 병적 이상 증세를 찾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탈북과 제3국에서의 불안한 생활 등 심한 정신적 압박감에서 오는 증세로 이런 분들은 병원에 가도 간단한 두통약 처방을 한게 된다고 관계자는 말합니다. 그리고 탈북자에게서 많이 보이는 병 증세는 불규칙한 식사 습관에서 생긴 위염, 호흡기 질환과 산부인과 질환입니다.

남한의 민간단체 새조위는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종합병원 안에 있는 탈북자 의료상담실을 운영하면서 병원을 찾는 탈북자에게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제 곧 부산대학병원 안에도 이러한 탈북자 전용 상담실이 생길 예정입니다. 남한의 병원에는 일반 환자를 위한 상담실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왜 탈북자 전용상담실이 있어야 하는지 서울 국립의료원에서 1년째 일하는 임향 씨의 말을 들어봅니다.

임향: 같은 조선말이라도 남한에서는 외래어를 많이 쓰잖아요. 외래어를 많이 쓰기 때문에 우리와 말이 안 통하는 일이 많습니다. 예를 든다면 한 분이 간암 말기여서 선생님께 설명을 들었는데 이해를 못 했어요. 암이 퍼진 상태에선 약을 써도 효과가 없다는 말을 못 알아들었던 겁니다. 제가 알아보고 설명해주니까 그때서야 알아듣더라고요. 또 무슨 일이 생기면 어디가서 말할 곳도 없으니까 상담실에 와서 물어보는 사람이 많습니다.

병원 안에 있는 탈북자 의료상담실에서는 병원 이용에 관한 문의뿐만이 아니라 탈북자들이 지나다 들러 정보를 나누는 동네 사랑방과 같은 공간으로도 활용되고 있었습니다.

임향: 여기 와서 모르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에 저희가 안내를 안 해주면 몰라요. 또 이번에 북한이탈주민지원재단이 생기면서 탈북자가 3차 병원에 와서 입원 치료비가 10만 원 이상 나오면 치료비의 40%를 보전해 주는 것도 있지만 이분들이 모릅니다. 그래서 저희 상담실에 오면 다 알려주거든요. 혜택도 보고 필요한 것을 물어보면 상담도 해주니까 의사 선생님과 간호사가 잘해줘도 북한이탈주민 상담실에서 느끼는 것처럼 만족을 못 느끼죠.

현재 부산에는 850여 명의 탈북자가 살고 있습니다. 서울과 충청남도에 이어 남부권역을 책임지는 부산에도 기존의 1차 의원과 2차 병원에 이어 종합병원까지 탈북자 의료지원이 유기적으로 이뤄지게 되면서 탈북자 지원 단체에서도 반기고 있습니다. 부산 하나센터 김정환 센터장입니다.

김정환: 저렴하게 정확한 진료를 받을 수 있으니까 여러 곳을 거치지 않고 한곳에서 치료할 수 있는 거죠. 작은 병은 주변에 있는 의원을 가면 되지만 큰 병이나 큰 수술은 탈북자 의료지원 협약한 곳을 가면 도움을 받기가 쉽죠.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부산대학병원에서 시작하는 탈북자 의료지원 사업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