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에서는 자연스럽게 쓰는 표현이나 용어가 남한사람들에게는 너무도 생소하고 심지어 놀랍게 들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 의도하지 않은 방향으로 간다면 서로 오해를 사기도 하는데요. 오늘은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와 어떤 경우 그런 일이 발생하는 지 알아봅니다.
최근 김석향 교수는 “북한 내 사람값 담론과 소수자 유형분류”란 제목의 논문을 냈습니다. 이 논문에 따르면 남북한이 같은 말을 쓰지만 표현에 있어서 상당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김석향: 북한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 씨 가게에 붙이는 존칭어와 일반적으로 생활하면서 선생님이나 주변 어른들에게 쓰는 존칭어를 구분합니다. 누구 ...께서는 이런 말은 김 씨 가게에만 붙이는 겁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선생님은 밥 먹었어요? 라고 하죠. 이것은 선생님이라고는 했는데 딱히 존대어를 사용한 것은 아니거든요. 선생님 점심 드셨습니까? 선생님 진지 잡수셨습니까? 이렇게 해야 하는데 선생님 밥 먹었어요?라고 하면 선생님 입장에서는 딱히 존대어를 들었다는 생각은 안 들고 이 학생이 나를 무시하나? 하는 생각을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북한식 기준으로 보면 선생님이니까 선생님이라고 했고 밥 먹었습니까 라는 정도는 했잖아요. 자기는 존댓말을 다 쓴 거죠. 김 씨 가게에처럼 높이 존칭하는 것은 아니니까 그런 식으로 의도하지 않는 갈등이 있는 겁니다. 탈북자 입장에서는 내가 뭘 잘못했는데? 라며 모르는 거죠.
기자: 북한에서 사람값이 없는 사람에게 하는 말은 남한사람이 들었을 때는 충격이겠네요?
김석향: 거칠죠. 우리가 보면 무시하는 말처럼 느껴져요. 예를 들어 연세 드신 분에게 저 늙은이가 ...이런 말을 하면 북한에서는 하대라는 말은 아니었다고 하는데 한국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를 하니까 사람들이 놀래고 어른들도 버릇없다고 생각하는 거죠. 막상 북한식 언어습관에서 보면 아이들에게 가르칠 만큼 좋은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욕먹을 만큼 나쁜 말은 아니거든요. 그냥 자주 쓰는 말이죠.
기자: 어느 사회나 소수계층이 힘없고 불이익을 당한다고 한다면 북한으로 치면 장애인이 소수계층이 될 텐데 현실은 어떤가요?
김석향: 그것이 안타까운 사실인데 아무리 북한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도 이 부분은 편을 못 들겠는 것이 확연하게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 심각합니다. 일단 부끄럽게 생각하고 장애아를 출산한 부모가 자기 아이를 부끄럽게 생각하고 밖에 내놓질 못합니다. 장애인이 밖에 나가면 굉장히 신기하게 쳐다보는 것은 물론이고 돌아다니지 말라고 친절하게 말해주는 사람도 있어요. 보는 사람이 불편하니까 집에 가만히 있어라 이렇게 얘기를 해주는 사람도 있어요. 그 말을 내게 해준 사람이 하는 말이 난 굉장히 친절한 사람이라 다른 사람 아픈 꼴을 못 본다고 했어요. 그래서 맹인이 길을 가는 데 잘 못 웅덩이에 빠질까봐 아이를 업고 가다가 자기도 힘든데 가서 집까지 데려다 줬다는 거예요. 그러고는 몸도 안 좋고 보는 사람도 불편한데 집에 가만히 있으라고 했다는 겁니다. 장애인이 밖을 나다니는데 불편하지 않게 해줘야 한다는 인식이 없는 거죠.
기자: 몸이 불편한 사람이 정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줘야 하는데 사회와 격리시키는 것이군요?
김석향: 그것이 일반적 인식입니다.
기자: 제 기억으로 남한에도 70년대 다리가 불편하거나 지적 장애아를 둔 가정에서는 힘들어하고 했는데 그런 것이 남쪽에서는 어떻게 극복했나요?
김석향: 저도 사실 탈북자 인터뷰 하고 북한관련 자료를 보면서 생각해봤는데 어린 시절 저도 그런 사람을 본 기억이 있고 그런 사람이 편하게 못 돌아다녔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지하철과 버스에 장애인 편의시설이 생겼습니다. 아직 충분하진 못하지만 상황이 개선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오신 분들이 굉장히 신기하게 보는 것이 여기서 장애인들이 이동권 보장하라고 시청 앞에서 대모하시거든요. 이동하는데 편하게 해달라고요. 이런 것을 보면서 왜 하는 거냐고 해서 다니시기 불편해서 하는 것이라고 하면 이만하면 됐지 라고 탈북자들이 말합니다.
기자: 청취자에게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것은 국가가 해야 한다. 이런 것을 어떤 식으로 이해를 도울 수 있을까요?
김석향: 기본적으로 우리가 가진 가치관 중에 홍익인간이란 가치관이 있습니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겁니다. 인간이란 개념은 장애자, 학력, 성별, 나이, 직업 등에 상관없이 사람이 사람으로 태어났으면 마땅히 누려야 하는 기본적 권리가 있는데 그 부분에 있어 차별이 있어서는 안 되는 겁니다. 이것을 북한에 적용을 하면 이 사람이 김 씨 정권에 반대를 하든 말든, 장애가 있든 없든, 당원이던 아니던 상관없이 똑같이 기본적으로 사람이 누려야할 권리가 있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차별을 해서는 안 되는데 현재 북한 사회의 모습은 소수자 즉 힘이 없는 사람은 밟고 넘어가도 된다는 괜찮다는 인식이 보편화돼있는 것 같습니다.
기자: 교수님이 말씀하신 북한의 소수자는 어떤 부류입니까?
김석향: 일단 성별 기준으로 남성보다는 여성 그리고 동성애자의 인권이 굉장히 침해를 받고 있습니다. 또 비당원이 차별을 받고 있고 제가 이해를 못했던 것은 포로교환 병이 있습니다. 이분들은 인민군으로 참전했다가 포로가 돼서 거제도에 갇혀 있다가 정전협정 이후 어디로 갈 것인지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줬는데 이분들이 북한으로 가겠다고 했고 북한으로 갔습니다.
기자: 자기 고향으로 간 거죠.
김석향: 네, 그분들을 차별합니다.
기자자: 이유가 뭡니까?
김석향: 포로가 됐으면 죽어야 된답니다. 포로가 됐다가 살아왔다면 간첩일 수도 있다는 겁니다. 10만 명 전부가 간첩은 아닐지 몰라도 누가 간첩인지 모르니까 그 집단을 다 차별하는 거죠.
기자: 청취자들은 당연한 것을 가지고 왜 이상한 쪽으로 몰고 가는가? 하고 반문을 할지 모르겠습니다. 부연설명을 해주십시오.
김석향: 이런 이야기를 이런 주제로 다양한 사례를 북한 주민에게 들려주거나 보여주거나 읽게 해줘야할 것 같습니다. 주변에서 누가 진지하게 너 왜 그래? 저 사람도 너하고 같은 사람이고 똑같은 사람인데 왜 그렇게 함부로 말을 해 이렇게 얘기를 해주거나 내 행동이 평가가 좋지 않구나 하고 느끼는 계기가 있으면 그분들도 생각합니다. 저도 동일한 탈북자 분과 여러 번 반복 인터뷰를 하기도 하는데 첫 번째 만남과 그 이후 말씀하시는 것이 달라질 수가 있어요. 그 사이에 생각을 하는 거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과 남한의 서로 다른 언어 표현과 인식이란 주제로 이화여자대학교 북한학과 김석향 교수와 자세한 내용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