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탈북자 영국에서 석사학위②

사진은 탈북 대학생 오세혁 씨가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겨레 중고등학교 대강당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은 탈북 대학생 오세혁 씨가 경기도 안성에 있는 한겨레 중고등학교 대강당에서 “꿈은 이루어진다”는 주제로 특강을 하고 있는 모습. (RFA PHOTO/ 박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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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황해도 해주 출신으로 탈북 해서 남한에 정착한 오세혁 씨가 영국 정부의 장학금으로 1년 과정의 준 박사 공부를 영국에서 하고 있습니다. 이제 마무리 단계에 있는 오세혁 씨의

영국 생활 이야기 알아보겠습니다.

기자: 영국에서 공부하자면 학자금과 생활비는 어느 정도나 듭니까?

오세혁: 저는 여행 안가고 그냥 공부하며 쓰자면 지금 장학금으로 받는 생활비인 760 파운드(1,183 달러)면 됩니다. 여기에 학비를 더하면 더 많겠죠. 어쨌든 지금 받는 돈 가지고 기숙사비 내고 식비 충당하는데 부족하지 않습니다.

기자: 영국 정부에서 탈북자에게 학자금 지원을 할 때 조건은 뭔가요?

오세혁: 일단 여기 대사관 쪽에서 정기적으로 학교 관계자와 연락을 주고받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겠죠? 학교에서 잘하고 있다고 했기에 장학금이 계속 나오고 있겠죠?

기자: 공부만 열심히 하면 과정 마칠 때까지 지원을 한다는 말이군요.

오세혁: 그렇죠.

기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데 영국에서의 숙식에 대해 청취자에게 소개해 주세요.

오세혁: 제가 미리 서둘러 기숙사를 찾았다면 저렴한 곳을 찾을 수 있었을 텐데 지금 있는 학교 기숙사는 조금 비싼 곳입니다. 760 파운드 받는 중에 월세가 한 달 4주로 계산해 390 파운드(607 달러), 학교 기숙사 식당이 한주에 42 파운드(65 달러)입니다. 한 달이면 4주 해서 168 파운드(261 달러) 드는 셈이죠. 그렇게 550 파운드(856 달러)를 다 내고 나면 남는 돈이 용돈이 됩니다.

기자: 구내식당 식사 시간에 맞추는 것은 어렵지 않나요?

오세혁: 식당 밥을 먹자면 저녁식사 시간에는 맞춰 가야하고 혹시 다른 곳 음식을 먹자면 학교 안에 24시간 운영을 하는 곳이 있으니까 먹는 것 걱정은 없습니다. 만약 학교 음식이 아니고 나가서 먹자면 비용이 들겠죠? 먹는 것은 과자, 빵, 쥬스 이런 겁니다. 외국 사람들 음식이 그리 복잡하지 않더라고요.

기자: 한국 사람은 해외여행을 가더라고 김치, 고추장 갔고 간다고 하는데 음식 때문에 어려움은 없나요.

오세혁: 저는 여기 영국 음식에 적응하려고 해서 그런지 별 어려움은 없습니다. 영국 음식은 피쉬 엔 칩스라고 해서 물고기 그러니까 큰 청어 크기만 한 물고기에 밀가루로 튀김옷을 입혀서 기름에 튀긴 것하고 감자튀김이 대표적이고 빵에다 소시지 넣고 으깬 찐 감자를 주로 먹습니다. 음료는 콜라, 오렌지 쥬스, 요구르트 이런 것이죠. 영국 음식은 감칠 맛 보다는 짜지 않으면 신 것으로 매운 것은 없는 것 같습니다.

기자: 학교생활 이외 여가 시간은 어떻게 보내세요.

오세혁: 한국에서는 커피숍에 가서 밤늦게까지 수다를 떨었는데 여기 커피숍은 저녁 8시면 대부분 문을 닫습니다. 대신 팝이라고 한국식으로 하면 맥주집인데 영국 사람들은 거기서 맥주 한잔 시켜놓고 수다를 떨곤 합니다. 이런 곳은 밤늦게까지 문을 여니까 거기서 친구들과 얘기를 합니다. 한국에서는 술을 많이 먹고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고 한데 여기 팝에서는 술 마시는 것이 신사적이고 남에게 피해가지 않게 조용히 얘기하는 가족적인 분이기입니다. 그런 곳에 가고 또 가끔씩은 요란하게 댄스뮤직 나오는 클럽에 가서 춤추고 그럽니다.

기자: 최근에는 유럽여행을 한 것으로 아는데 어느 나라들을 둘러 보셨나요?

오세혁: 대학원 친구들과 유럽 의회가 있는 벨기에 가봤고 프랑스 파리에 가서 친구도 만나고 파리 거리도 지루하도록 걸어 다녔습니다. 또 이태리 밀라노와 로마도 갔습니다.

기자: 이제 논문만 쓰면 한국으로 가게 되는데 앞으로의 계획은 어떤 것입니까?

오세혁: 일단 논문을 잘 마치고 한국에 가서 열심히 일하는 것밖에 더 있겠습니까. 여기 나와 보니까 한국만한 곳도 없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한국에서는 탈북자의 남한정착에 관한 일이나 북한 인권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에 합류 또는 북한 경제개발과 관련된 연구기관에서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영국 정부의 장학금으로 석사 즉 준 박사 과정을 공부하는 탈북자 오세혁 씨의 얘기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