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가뭄피해 남한보다는 북한이 치명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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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한반도 전역에 가뭄현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북한에서는 이모작 농사와 옥수수 수확에 큰 타격을 받게 되는데요. 이러한 가뭄피해는 남한보다는 북한이 치명적입니다. 최근 가뭄과 북한 곡물 수급전망에 관한 보고서를 낸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와 현 상황을 알아봅니다.

기자: 북한의 가뭄 현상은 어느 정도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권태진: 지난 4월말부터 지금까지 서해안 지방을 중심으로 거의 비가 내리질 않았습니다. 특히 서해안 일부 지역은 평년 강수량의 10% 정도 밖에 안 되는 지역도 있고 동해안으로 가면서 사정은 좀 나아지지만 북한의 농경지가 주로 서해안에 몰려있어 피해가 심할 겁니다. 특히 서해안에 이모작 지대가 많아 이모작의 피해가 심하고 옥수수나 벼 등 가뭄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가뭄이 왔을 때 남한보다 북한 농업에 피해가 큰 이유는 뭡니까?

권태진: 가뭄 현상은 남북한이 같은데 대비 환경에 차이가 있습니다. 같은 상황이라 할지라도 벼농사는 물을 많이 필요로 하는데 물을 가두었다가 공급하기 때문에 밭작물에 비해 피해가 적습니다. 그런데 북한은 논보다는 밭 비중이 높습니다. 한 70%가 밭입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남한은 가뭄 피해가 적습니다. 그리고 북한은 농업기반이 취약합니다. 남한은 저수지에 물을 가두었다가 공급하는데 북한은 저수지가 많이 없고 강이나 호수에서 물을 양수기로 뽑아 공급하는 체계입니다. 그래서 가뭄이 들면 북한이 활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 훨씬 적습니다. 세 번째 이유는 농업 방식의 차이입니다. 남한은 비닐하우스가 많아 연중 물을 공급하는 농업이라 나름 양수 체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북한은 주로 노지 즉 밖에서 하기 때문에 가뭄에 대한 대비가 적고 특히 옥수수 재배는 바로 씨를 뿌리 것이 아니라 싹을 틔워서 키우는 이식재배를 하기 때문에 이것이 가뭄이 올 때는 직파 농법에 비해 피해가 클 수밖에 없습니다.

기자: 남한은 직접파종 농법을 쓰는군요?

권태진: 북한 외에는 다 직파를 하죠.

기자: 걱정스러운 것이 북한의 주식인 옥수수 가격인데요. 어느 정도나 영향을 주겠습니까?

권태진: 이모작은 상당한 피해가 있을 것이고 옥수수는 지금 생육 상황이 수정할 때입니다. 가뭄 때 수정할 때였는데 이때 전체 생육기간에 가장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수정이 안 되면 곡식알이 제대로 달리질 않죠. 그러니까 옥수수는 아마 가격 상승이 곧 시작될 겁니다. 특히 시장 곡물 가격이 이미 오르기 시작했어요.

기자: 지난해와 비교해 어느 정도나 가격이 오를 것으로 보십니까?

권태진: 정확한 예측은 어려운데 추세를 보면 쌀하고 옥수수가 비슷한 추세로 가는데 ...

기자: 현재 쌀과 옥수수 한 키로 당 가격은 얼마로 파악하고 계십니까?

권태진: 올해 특징이 지역별로 가격 차이가 심합니다. 평양은 지금 쌀 한 킬로가 3,300원 정도 하고 비싼 지역은 4,000원 가까이 합니다. 옥수수는 1,600~1,700원 정도인데 옥수수의 쌀 상대 가격이 보통 1:0.5인데 지금은 옥수수의 상대 가격이 전반적으로 높은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곡물이 부족할 때는 중국에서 수입도 하고 정말 부족할 때는 군량미도 풀고 하잖습니까? 올해 부족분은 어떤 식으로 메울 수 있을까요?

권태진: 지난해 북한 곡물 부족량이 74만 톤 정도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이모작 작황은 50만 톤 정도 추산했지만 가뭄으로 5만 ~10만 톤 적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니까 전체 부족량이 80만 톤으로 늘어나는 겁니다. 수입을 한 30만 톤 했으니까 여전히 부족량이 50만 톤 정도 되는 겁니다. 이 부족분을 수입으로 채워야 하는데 기댈 대라고는 유엔기구나 중국뿐입니다. 유엔기구가 지금까지 지원한 것이 이번 양곡 연도에 8만 5천 톤입니다. 이것을 감안해도 여전히 40만 톤 정도 비는 겁니다. 중국이 부족분을 채워주고 국제사회가 좀 도와주고 하면 전체 식량 수급으로 볼 때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가을 작황이 안 좋아 보여 시장에서는 사재기 등 가수요가 붙어서 식량 가격은 수확기가 가까워질수록 빠르게 오를 가능성은 있습니다.

기자: 식량가격 상승의 시작은 어디서 시작이 될까요?

권태진: 북한 전역에서 동시에 나타납니다. 지금 내륙 지방의 곡물 가격이 평양보다 비쌉니다. 평양은 가격이 가장 낮은 상태고 내륙 지방으로 갈수록 비싸지는데 단속이 심해서 내륙 쪽 식량 공급이 원활하지 못합니다. 북한이 단속 정책을 계속 쓰면 내륙 쪽은 더 힘들어집니다. 또 가뭄 피해를 많이 받는 쪽일수록 곡물 가격이 더 오를 겁니다.

기자: 박사님이 말하는 내륙 지역은 어느 지역인가요?

권태진: 함경도, 함흥, 청진 그쪽입니다. 또 현재 황해도는 자료가 잘 안 나오는데 그 쪽도 어려울 것으로 봅니다.

기자: 만약 수입도 그렇고 당장 급하면 북한이 비축미를 풀 수밖에 없을 텐데 어떻게 보십니까?

권태진: 현재 군대의 식량사정도 정확하게는 모르겠지만 넉넉하진 않을 겁니다. 북한이 맨 마지막 단계에서 풀 텐데 현재까지는 가뭄이 미치는 영향은 상당히 제한적입니다. 가을이 돼서 가격 폭등이 일어난다면 모를까 비축미를 현재 풀 상황은 아닙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계속되는 가뭄피해와 함께 북한의 식량사정에 대해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박사와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