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에서 고위급 간부가 느닷없이 처형 되거나 숙청당했다는 소식을 최근 들어 자주 듣게 됩니다. 이들은 총살을 면하면 교화소나 또는 관리소 즉 정치범 수용소에 가게 되는데요. 온갖 종류의 인권유린이 벌어지는 곳이 정치범 수용소이기 때문에 외부 세계는 이곳을 해체하라고 북한에 압력을 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남한에 사는 탈북자와 전문가들을 통해 정치범 수용소가 해체돼야 하는 이유에 대해 알아봅니다.
김성민: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사람이면서도 나는 사람이 아니라고 길들여지는 곳 그리고 북한체제를 위해 인생이 깡그리 희생되는 곳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자유북한방송 김성민 대표가 정의한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입니다. 재판 없이 가족 모두가 끌려가서는 죽을 때까지 나올 수없는 곳. 과거에는 정치범 수용소 내에도 혁명화구역이 있어 이곳에 수감된 사람들은 운이 좋으면 일정 기간이 지나 다시 사회로 나올 수 있었지만 이제는 모든 정치범 수용소가 완전통제구역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북한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정치범 수용소에서 혁명화구역을 없앤 이유 중 하나는 이곳을 나온 사람이 탈북해 외부세계에 그 실상을 알리면서 없어지기 시작한 것인데요. 그만큼 북한당국은 정치범 수용소의 존재에 대해 숨기고 싶어 하고 있기 때문에 북한주민도 어렴풋 말은 들었어도 그 실체를 알지 못합니다.
김성민: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사실 북한에서 장교로 또 작가로 있었던 저도 실체를 몰랐을 정도로 북한주민에게 조차 철저히 베일에 쌓여있었던 곳이었죠. 아마 많은 탈북자가 남한에 와서 정치범 수용소 생존자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들의 증언을 통해서 정치범 수용소의 실태를 알았다고 봅니다. 그만큼 비밀리에 북한당국이 관리하고 통제하는 곳이다.
기자: 가장 충격적은 것은 어떤 것이었습니까?
김성민: 쥐를 잡아먹었다. 도마뱀 알을 먹었다 하는데 사실 군생활 하면서 배고파서 저도 먹어봤어요. 그런데 김영순 어머니 같은 경우는 자식도 잃고 부모님도 잃고 또 그곳에서 다시는 사회에 나갈 수 없다는 불안감 때문에 삶의 희망을 갖지 못했다는 것을 듣고 정말 그 곳에서의 삶이란 인간 이하로구나 하는 생각에 탈북자인 나 자신도 가슴을 칠 수밖에 없었는 처절한 삶이었구나. 생각했습니다.
기자: 북한 당국에선 질서를 위해 당연하다고 말한다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김성민: 있을 수 없는 일이죠. 북한 주민들에게도 숨겨야 할 만큼 처절한 곳이고 당국의 체제 유지를 위한 비밀이 그곳에서 관리되고 있는 곳이라고 봤을 때 말도 안 되는 일인데 지금도 운영되고 있다는 것 그곳에는 사실 형법에 의해 다뤄지는 죄수가 아니라 말 한마디 잘못하고 체제 유지에 위배되는 행동을 한 것 때문에 그렇게 사회와 철저히 격리하고 비밀리에 통제되고 관리된다고 하는 것은 북한 당국자들이 소위 말하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국제적 원칙과 윤리에 맞지 않게 운영하고 있다 소위 나라를 이끌고 있다는 가장 핵심이고 중요한 방증이라고 봅니다.
남한에서는 편의상 정치적인 이유에 의해 끌려가는 곳이라 해서 정치범 수용소라고 말하지만 북한에서는 ‘000부대’라는 명칭을 공식 사용함으로써 외부에서 보면 군부대처럼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북한주민들 사이에서는 관리소, 완전통제구역 등으로 불리고 있습니다. 이처럼 외부에 숨기면서까지 북한당국이 정치범 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은 분명히 필요하기 때문일 겁니다. 통일연구원 오경섭 연구위원의 말입니다.
오겹섭: 북한 정치범 수용소는 북한체제 내에서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 씨 일가의 독재와 지배층의 독재를 유지하는데 활용되는 가장 중요한 인민통제 수단이다. 또는 엘리트의 정치적 반대와 반발을 무마하고 억압하는 중요한 정치적 통제수단이라고 규정할 수 있습니다. 정치범 수용소가 있기 때문에 북한 엘리트들이 김정은의 독재에 반대하거나 또는 다른 의견을 제시할 수 없고 복종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북한 정치범 수용소를 폐지시키는 것이 북한체제 변화를 위해 대단히 중요하고 북한 내부에서 정권을 두려워하지 않고 정치적 반대활동을 할 수 있는 기본적 환경을 조성할 수 있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볼 수 있겠고요.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는 주민과 엘리트층에는 공포의 대상입니다. 왜냐하면 정치적 반대 행위로 적발될 경우 자기 자신만 수용되는 것이 아니고 가족 모두가 연좌제로 수용소에 가기 때문에 북한 내부에서 누구도 정권에 반대하는 생각을 행동에 옮기기 어렵게 만드는 강력한 통치 수단으로 작용하는 겁니다.
오경섭: 정치범 수용소는 그야말로 북한 주민들의 인권을 가장 잔인하고 심각하게 억압하는 인권유린 수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 자체로 정치범 수용소가 없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단적으로 북한 내부에서 벌어지는 인권유린을 보면 12시간 이상의 강제노동을 해야 하고 절대적으로 부족한 식사량만 배급받으면서 노동을 하고 있습니다. 그 식사량도 수용소의 통제를 얼마나 잘 따르는가에 의해 배급량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일반인이 정치범 수용소에 가면 3개월 이내에 영양실조나 질병 때문에 죽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적응하지 못하면 들어가서 3개월 이내 죽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북 동의사 강유 씨는 북한에서 감옥 생활을 한 사람이 동네에 나타나면 모습을 보고는 금방 알 수 있을 정도였다고 말합니다.
강유: 북한에서 진료소 동의과에서 일할 때 보면 감방에서 만기를 채우고 석방돼서 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사람들은 피골이 상접해서 뼈에다 가죽을 씌워놓은 것처럼 눈은 움푹 패고 광대뼈는 튀어 나왔고 입술은 하얗게 말라 들어가고 살결은 창백하고 정말 꿈에 나타날까봐 무서운 형태예요. 죽을 때까지 후유증이 가죠. 다시는 회복이 돼서 정상인으로 생활할 수는 없어요. 감옥에서 나오면 어딘가에는 알러지가 있고 피부증이 있고 공포증, 신경증, 불면증이 복합적으로 진행이 돼서요.
어느 나라나 문제는 있는 것이고 개인의 자유를 구속해 사회와 격리시키는 시설이 있습니다. 북한당국은 정치범 수용소 자체가 없다며 인권침해 존재하지 않는데 자신들을 국제사회가 비난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이화여자대학교 김석향 교수는 이렇게 말합니다.
김석향: 한국의 통일부 대변인이 하는 말이 북한에서 최고 존엄을 건드리지 마라 최고 존엄을 건드리면 우리가 공격을 하겠다고 하니까 북한에는 한 사람의 최고 존엄이 있는 모양인데 한국에는 5천만의 최고 존엄이 있어서 이 사람들이 하는 일을 정부가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논리를 좀 더 확장하면 한반도 땅에는 한 사람의 최고 존엄만 있는 것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까지 전부 합쳐 8천만 명의 최고 존엄이 있어야 합니다. 이것이 외부세계에서 보는 논리입니다. 국제사법 재판소에 김정은을 제소하겠다고 하는 것도 이 최고 존엄들을 너무 함부로 대하고 있으니까 그 부분에 대해 제소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거든요.
현재 국제기구인 유엔은 북한의 정치범 수용소 해체를 요구하는 수위를 한 단계 더 높인 상태입니다. 북한인권기록보존소 윤여상 소장입니다.
윤여상: 국제사회에서는 2003년 유엔인권이사회 그리고 2005년 유엔인권 총회에서 매년 북한 인권개선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10년 넘게 유엔에서 매우 적극적으로 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북한인권을 조사할 수 있는 위원회가 만들어져서 공식 보고서까지 나오고 또 최근에는 북한인권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김정은을 비롯한 가해 책임자를 ICC라고 하는 국제형사재판소에 재소를 권고하는 내용까지 유엔에서 나왔습니다. 그리고 유엔 안보리에서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다루라는 단계까지 왔습니다. 이것은 북한인권 개선을 촉구하는 그런 상황을 넘어서서 북한인권에 책임 있는 가해자들에 대한 형사적 처벌을 요구하는 단계까지 온 것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 정치범 수용소가 해체 돼야 하는 이유란 주제로 각계 전문가의 견해를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