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많은 수의 탈북자가 남한에 가면 대학진학을 합니다. 남한사람은 보통 20대 초반에 대학진학이 이뤄지는데 탈북자의 경우는 30대 중반까지 또는 그 이상 연령에서도 대학에 가는 이가 많습니다. 오늘은 탈북자의 대학진학이 많은 이유가 뭔지 알아봅니다.
남한입국 탈북자에 대한 교육지원은 북한이탈주민정착지원법 제 24조에 근거해 이뤄집니다. 주된 내용은 북한의 고등중학교 학제와 같은 남한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으로 만 25세까지 연령에 해당되는 탈북자가 지원대상입니다. 그리고 대학교는 남한의 고등학교 졸업 이상 학력을 인정받은 사람이 원할 경우 재외국민특별전형을 통해 탈북자의 대학진학이 이뤄집니다.
탈북청소년을 포함한 다문화 가정 교육컨설팅 즉 교육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는 전문 비영리 단체 공존플랜 윤상석 소장의 설명입니다.
윤상석: 재외국민특별전형은 부모님을 따라 외국에서 오래 살다 온 경우나 탈북자처럼 한국에서 교육을 받지 않았는데 대학입학을 원할 경우 별도로 그 사람들을 대상으로 시험을 보는 겁니다. 재외국민특별전형에도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 대학에서 뽑고자 하는 정원에서 일정 수를 그 인원으로 하는 겁니다. 예를 들어 30명 정원을 뽑는데 25명은 일반전형으로 하고 5명만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하는 겁니다. 두 번째는 정원 외라고 해서 대학입장에서 원래 뽑을 수 있는 최대치인 30명을 다 뽑고 그 다음 재외국민특별전형에 한해 추가로 선발할 수 있는 방식이 있습니다.
탈북자의 경우는 이 경우에 해당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국의 다른 학생들과 경쟁하는 전형이 아닌 것이고 또 일반 주민입장에서는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누군가가 입학을 해서 우리 아이가 입학하는데 있어 기준점이 높아지는 것에 대해 문제 삼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는 원래 대학에서 뽑으려는 수를 다 뽑고 추가로 뽑는 것이니까 일반 학부모들의 불만이나 저항도 없는 편입니다. 결론적으로 탈북자는 별도의 추가로 대학입시 전형을 본다고 보면 됩니다. 경쟁도 다른 입시 전형과 다른 것이고요.
실제 많은 수의 탈북자가 소위 말하는 일류대학 즉 도심권의 유명 대학에 입학합니다. 북한으로 치면 김일성 종합대학에 다닌다. 또는 리과대학 재학생이다 이런 식이 되는 겁니다. 남한 일류 대학도 모집정원에 비해 지원자가 많기 때문에 경쟁률이 상당히 높습니다. 그럼에도 탈북자가 그런 일류대학에 가는 겁니다.
윤상석: 기본적으로 한국 대학의 입시에 있어서는 대학에 자율권이 있기 때문에 탈북자를 선발할 것인가 아닌가는 대학의 결정입니다. 하지만 대학입장에서는 볼 때 손해 볼 것이 없는 제도인 것이 대학입학 정원이 1년에 가령 1천명을 뽑을 수 있는 학교가 1천명을 뽑고 그 다음 추가로 더 뽑을 수 있다는 그 기회를 대학입장에서 쉽게 버리기는 어렵다고 보죠. 또 하나는 탈북자는 정부에서 일정 학비지원이 나오기 때문에 학교입장에서는 학생을 최대로 뽑고도 추가로 더 뽑을 수 있고 거기에 일정 정부지원이 뒤따른다면 사실 학교입장에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죠.
대학은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쉽게 들어가지만 입학 후에는 남한학생과 똑같이 수업을 받게 됩니다. 다시 말해서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면 성적을 제대로 받을 수 없게 되고 학자금 지원도 중단됩니다. 탈북자 학자금 지원은 학기 성적이 100점 만점 기준 연속 2회 이상 70점 미만이면 제한됩니다. 그래서 웃고 들어가 울고 나온다는 말까지 나올 정도입니다.
윤상석: 일단 들어갈 때야 그런 제도가 있지만 졸업할 때까지도 그런 제도가 있진 않고요. 학교에서 정한 졸업요건을 갖춰야 졸업이 됩니다. 예를 들어 어떤 대학은 영어 점수가 일정수준이 돼야 졸업이 되는 곳이 있고 또 어떤 곳은 학사과정이지만 논문을 제출해야 졸업이 되는 곳도 있고 해서 탈북자라고 해서 특별히 졸업에 우대를 두지는 않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정상적인 교육의 기회를 갖지 못했고 더욱이 탈북과 제3국 체류를 통해 학교 수업과 동떨어진 탈북자가 남한에 가서 특별전형으로 대학에 가서는 중도 탈락하는 사례가 많다는 보도가 한 때 있었습니다.
윤상석: 과거에는 한국까지 왔고 본인이 원하면 일단 대학에 들어갈 수 있었다면 지금은 수학능력이나 진로가 명확하지 않으면 오히려 그 시간에 기술을 배우거나 취업을 할 수 있는 그런 시간을 놓칠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대학수학 능력과 관련해 어느 정도 준비를 한 경우는 최고 성적으로 졸업을 하지는 못해도 졸업은 하게 되는데 통계적으로도 50% 정도가 중도 포기나 휴학 형태로 학교 졸업이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나는 것이 사전준비가 부족하거나 기초학습 능력을 키우고 입학하고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명확히 하고 입학하는 것을 정책적으로 강화시켜야 하는 때라고 봅니다.
탈북자의 대학진학에 대한 남한정부 지원을 다시 한 번 정리해 봅니다.
윤상석: 우선 두 가지인데 나이는 35세 기준입니다. 35세 이상은 대학 진학 때 입학 자체를 막는 것이 아니라 학비지원이 안됩니다. 하지만 폴리텍 대학이나 방송통신 대학의 경우 나이 상관없이 지원이 됩니다. 두 번째 한국에서 정규교육 과정을 모두 이수 했을 때도 지원이 되는가에 대한 부분은 어떤 규정이 있는가 하면 고등학교 졸업 자격을 국내에서 인정받은 수 5년 이내에 진학할 경우 지원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북한에서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졸업에 해당하는 학력을 가져온 분이 남한에 입국해서 5년 이내에 진학을 하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것이고.
남한에 어릴 때 가서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를 모두 졸업했어도 고등학교 졸업을 한 이후 5년 안에 대학진학을 하면 특별전형의 혜택과 학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제 사례를 한 번 보겠습니다. 탈북자 황은순(가명) 씨는 현재 경북대학교 사회복지학과 대학원 과정에 있습니다. 황씨는 39살에 2년제 전문대학교 과정에 진학해서 4년제로 편입했고 학사과정을 모두 마친 후 대학원 과정에 있습니다.
황은순: 저는 대학원까지 오는 동안 책 내용이 쭉 연결이 돼 있어서 저희는 대학원까지 오게 되면 책 내용을 거의 습득한 상태에서 대학원에 오거든요. 대학원에 와서는 우리가 알고 있던 내용에 더해 현장의 얘기를 듣게 되고 경험의 얘기를 듣게 되고 해서 힘든 것은 전혀 없고 다만 발표할 때 좀 더 당당하게 떨지 않고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초등학교 딸아이의 공부를 돕다가 자신이 더 배워야겠다며 2년제 대학에 갔는데 그렇게 공부를 한 것이 이제 6년이 됩니다.
황은순: 저는 처음에는 북한에서의 환경과 너무 다르고 외래어 때문에 힘들었어요. 교재마다 외국인 이름이 많이 들어가 있어 힘들었어요. 북한에선 러시아어를 배웠는데 교재에 전부 영어로 돼 있어서 그것을 보면서 시험공부를 하는 것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영어지만 한글로 옆에 적어 놓고 공부를 하고 했는데 힘든 만큼 내가 배워간다는 기쁨이 있었던 것 같아요.
기회는 항상 준비된 사람의 몫이라고 합니다. 탈북자들은 새로운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취업을 위해 또는 더 나은 내일을 위해라는 다양한 이유로 대학에 진학하고 있습니다.
황은순: 북한에 있을 때는 대학에 가려고 해도 못가는 계층이었어요. 그런데 남한에는 내가 원하면 공부할 수 있는 조건이 돼서 이 나이 되도록 꿈도 못 꿨는데 39세에 대학에 가니까 너무 좋고 신기하고 앞으로 평생 대학에 간 것에 대해 제가 젤 잘 한 결정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아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 대학진학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