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성공한 탈북자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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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포구에서 탈북자들이 연 북한 음식점 ‘류경옥' RFA PHOTO/ 박성우
서울 마포구에서 탈북자들이 연 북한 음식점 ‘류경옥’ RFA PHOTO/ 박성우

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간 북한주민 출신은 자신의 나이와 형편에 맞게 상급학교에 진학하기도 하고 또는 취업을 해서 경제생활을 합니다. 물론 나이가 많아 특별한 일을 하지 않고 사는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남한정부의 탈북자 지원과 소위 말하는 성공한 탈북자은 어떤 공통점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봅니다.

2012년 올해 상반기까지 남한에 입국한 탈북자의 수는 모두 2만 5천여 명. 이중에는 국회의원, 박사, 신문사 기자, 한의사 등 북한 출신으로 남한에 가서 다시 공부를 하고 전문직 종사자로 있는 사람이 상당수 있습니다. 반면 탈북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이런 저런 이유를 들어 북한으로 되돌아가 남쪽에서의 생활이 힘들었다고 기자회견을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남한에서 탈북자들의 친목단체로 알려진 숭의동지회 최청하 사무국장은 탈북자가 남한정착에 성공하는가? 아니면 사회 낙오자가 되는가? 하는 문제는 외부 지원 여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탈북자 당사자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최청하: 우리 탈북 대학생이 지방대학까지 포함에 전국에 1천 명 정도 있습니다. 또 많은 사람이 일 가리지 않고 잘하고 있는데 개중에는 취업이 안 된다고 하는 사람도 있죠. 쉬운 일자리 찾는 사람들이 잘 안 되고 있습니다. 북한에서 농촌에서 정말 힘들게 김매다 온 사람도 쉬운 일자리만 찾다보니 그런 경향이 나타나는데 우리 정부가 너무 탈북자를 어루만져줘서 그런게 아닌가? 그런 생각마저 듭니다. 중소기업에 일자리 얼마든지 있습니다. 여기 외국 근로자들은 일자리 없다고 하는 사람 하나도 없습니다.

남한에는 고학력 실업자 즉 대학 이상의 학력을 가지고도 직장을 잡지 못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는 말을 어렵지 않게 듣게 됩니다. 남한에서 태어난 사람도 이럴진데 탈북자의 취업 문제는 더 심각한 것이 사실입니다. 그런데 최 사무국장은 실제 일자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준비하지 않고 원하는 기대치가 높아서 문제가 되는 것이란 주장입니다.

실제 탈북자 박태현 씨는 대학 2년 동안 물리치료사 공부를 하다가 전공을 바꿔 다시 한의과 대학 6년. 두 번의 국가고시 실패란 과정을 거쳐 한방병원을 개원했습니다. 남한에 간 후 무려 11년 동안 현재 자신이 원하는 직업을 갖기 위해 투자했던 겁니다.

박태현: 집에 가면 밤 세워 공부하기를 3년을 반복했습니다. 한 학년 올라갈 때마다 고비였습니다. 남들은 방학하면 좋아하는데 저는 재시험 치르느라 방학이 세달 인데 한 달만 쉴 수 있었죠. 다른 형들은 내가 낙오해 진급이 안됐을 것이다 생각했는데 또 새 학기에 또 와 앉아 있으니 너는 구렁이가 담 넘어 가듯 잘도한다 그랬죠.

박태현 씨가 한의사가 되기까지는 부단한 자신과의 싸움 즉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박태현: 이번에는 마지막이란 생각으로 공부를 독서실에서 하는데 갈수록 몸이 안좋고 기력이 떨어지고 하니까 힘들었습니다. 자는 시간 몇 시간 빼고는 하도 앉아 있어서 나중에는 엉덩이에 욕창이 와서 앉지를 못했습니다. 5시간 공부한다면 4시간 서있고 1시간 앉아있었죠. 죽으나 사나 공부했습니다.

월급이 많거나 명예가 뒤따르는 전문 직종에 근무하기 때문에 행복하다고 또는 성공한 사람이라고 한다면 청취자 여러분은 어떻게 들리십니까? 뭔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겁니다. 남한 생활 3년차인 40세의 탈북여성 이수련(가명) 씨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보살펴주는 요양원에서 복지사로 일합니다. 그런데 누구보다 자신이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이수련: 북에서 말하기가 잘산다 하면 집에 텔레비전, 냉장고, 세탁기 놓고 이밥에 고깃국 먹으면 잘사는 집입니다. 하지만 한국에선 그게 아니잖아요. 저는 경제생활은 북한식으로 하고 노력은 배로 해야 된다. 북에서 살던 식으로 경제생활을 하니까 너무 쌓이는 것이 많고 보람 있습니다. 한 주일에 한 번 남편 만나도 둘이 같이 사가지고 공원에서 데이트도 나가고 식당에서 먹고도 오고 얼마나 좋습니다. 북에서는 아무리 매일 봐도 먹을 것 없고 돈없고 하니까 마주 앉으면 싸우는 집에 한 두 집이 아닙니다. 우리는 지금 매일 본다고 해도 싸울 일이 없습니다. 한 주일에 한 번 봐도 너무 행복합니다.

같이 탈북한 남편은 현재 남한의 직장에서 야간 근무를 하기 때문에 함께 살지만 일하는 시간이 달라 얼굴 보기가 힘듭니다. 이 씨 부부는 쉬는 날을 맞춰 일요일에만 함께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불만은 전혀 없어 보입니다.

이수련: 북한이라면 전화가 없으니까 남편이 나가서 뭐하는 지 도저히 알아볼 길이 없어요. 하지만 여기선 싶으면 영상 통화 하고 목소리 듣고 싶으면 전화 하면 되고 보고 집에 와보면 남편이 들어왔다가 나가면서 청소도 해놓고 가고 난 들어왔다가 남편 식사도 해놓고 나가고 자신이 무슨 일을 하던지 젖 먹던 힘까지 다해 목숨 걸고 하는 사람. 자신이 처한 상황을 힘들다 생각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대하는 사람은 행복하다고 말합니다. 왜냐하면 자신이 한만큼 물질이든 정신적으로든 보답을 받기 때문입니다.

한국정부는 탈북자가 새로운 사회에서 잘 적응해 뿌리내리고 살 수 있도록 각종 지원을 해줍니다. 대구 북한이주민지운센터 허영철 소장입니다.

허영철: 기본적으로 정착금 지원, 주택지원, 기초생활 수급권자로 해서 초기 6개월간

생활비 지원, 5년간 의료 무료지원 그리고 대학 진학했을 때 학비지원, 취업했을 때 수당과 장려금 크게는 이정도인데 꽤 많습니다.

기자: 항상 탈북자 지원이란 얘기를 할 때 5년이란 기간이 있는데 전후 뭐가 달라지는 겁니까?

허영철: 제가 말하는 탈북자이니까 특별히 받는 지원은 5년 안에 이뤄지는 겁니다. 초기 5년을 탈북자이기 때문에 한국사회 적응이 힘들다고 중앙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봐야 합니다.

남한에 간 탈북자 대부분은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가지 위해 노력하고 있고 정부도 각종 지원으로 이들의 정착을 돕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자들이 말하는 행복과 성공의 의미를 살펴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