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요즘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심상치 않습니다. 고고도 미사일의 남한배치 문제로 각을 세우고 있는데요. 최근에 중국 요녕성 단동시를 방문하여 현지 분위기와 북한 경제특구 개발 현황을 둘러보고 온 분이 있습니다. 남한의 영토학자 조병현 박사입니다. 최근 변화한 단동시의 모습과 관련해 이모저모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단둥은 항상 매일 변화가 느껴지는 국경도시로 알고 있는데 어떻습니까?
조병현: 단동의 발전은 하루하루가 다릅니다. 특히 압록강변 조성과 신도시 건설이 눈에 뜁니다. 우리 동포가 많이 살고 있는 단동시와 연변 지역뿐만 아니라 가는 곳 마다 중국은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아파트와 호텔, 리조트 등 고층 건물이 한국의 영종도를 보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지역은 시간이 멈춰진 듯, 발전이 중단된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압록강 단교나 유람선에서 바라본 신의주는 간혹 새로 도색한 건물이 보이지만, 신축 고층건물 2곳을 제외하고는 그대로입니다. 외관상으로는 전혀 변화가 없습니다.
중국은 압록강 강변을 잘 가꾸어 비가 오는 가운데도 관광객이 차고 넘칩니다. 안동각을 새로 지어 신의주 1일 관광을 시작하고 있어 관광수입도 엄청 날 것으로 보입니다. 단동을 국경 최고 도시로 바꿔놓은 겁니다.
기자: 북한식당에서 종업원이 집단 탈북하면서 현재 중국에 있는 북한 식당 영업이 잘 안 된다 이런 보도가 있는데 혹시 가보셨습니까?
조병현: 네, 저희도 식당에 가봤습니다. 저희는 점심에 갔는데 그때는 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많이 없었습니다만 고려관이나 봉선화 같은 북한 식당도 한가해 보였습니다. 저희가 간 식당은 규모가 큰 식당이었지만 사람의 발길이 뚝 끊긴 상태였죠. 저희는 냉면을 먹었는데 넓은 식당에 중국인 2개 테이블 밖에는 없었습니다. 지금이 관광 성수기 때문에 예년 같으면 손님이 꽉 찼을 텐데 냉면 먹기가 민망할 정도로 썰렁하게 손님이 없었습니다.
기자: 최근 중국의 폭우 때문에 힘든 시간을 보낸 듯 한데 현지 상황이 어땠습니까? 압록강변은 상시 침수지역 아닌지요?
조병현: 지금은 침수 지역이 아닙니다.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과 북한이 제방을 높이 쌓아서 수해를 방지해 왔습니다. 중국이 제방을 높여 의주가 물에 잠기자 높은 지대로 신도시를 건설한 것이 지금의 신의주입니다. 현재 압록강이 범람하여 침수 지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1993년 이후 최대 폭우로 압록강에 황토물이 불어나 대단했습니다. 범람하면 어떻게 하나 할 정도였습니다. 학생들 휴교 조치와 고속도로 차단 등 매우 혼란스러운 분위기였습니다.
기자: 장성택이 살아있을 때 중국과 황금평 공동개발 이야기가 있었을 만큼 북-중 무역에 있어 지리적으로 중요한 곳이 단둥입니다. 압록강 신대교를 중심으로 좌측 상류 쪽이 황금평이고 우측 하류 쪽이 비단섬인데 그쪽의 변화는 있었는지요?
조병현: 그쪽도 변화가 거의 없었습니다. 북한 쪽은 몇 년 전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잘 아는 바와 같이 북한은 중앙에서 관리하는 경제특구가 5곳입니다. 나선 경제무역지대, 황금평ㆍ위화도 경제무역지대, 개성공업지구, 신의주 국제경제지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입니다. 그런데 나선 경제무역지대를 제외하고는 답보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 말한 황금평 경제특구는 단동시에서 건설하는 신도시를 지나면 도로변에 황금평 경제특구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도로변 철조망이 국경인데 그 철조망 넘어가 황금평 개발지구가 됩니다. 유심히 살펴봤는데 중국에서 지어준 건물 하나를 제외하고는 그대로 방치되어 있었습니다. 옥수수나무 사이로 5호 국경표지와 중국 측에서 개발계획과 안내 표지판만 철조망 사이로 보였습니다. 전혀 공사는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신도시 건설에 한국기업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북한 의지만 있다면 황금평 경제특구개발에도 한국기업 참여 가능하다고 봅니다. 그렇게라도 해서 빨리 개발하면 좋겠습니다.
기자: 압록강 신대교 공사는 어느 정도나 진행이 됐습니까?
조병현: 이 공사도 상당히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 대교는 북한과 중국 경제협력의 상징입니다. 그래서 신압록강 대교에 관심을 두게 되는데 북한과 중국을 연결하는 신압록강 대교는 압록강 철교에서 하류쪽으로 13km지점 국문만에서 강 건너 평안북도 용천군과 연결하는 다리입니다. 그 규모가 왕복 4차선으로 다리 길이만 3km가 넘습니다. 최신 공법으로 설계되어 외관도 매우 아름답습니다. 그런데 아직까지 개통을 못하고 있습니다. 중국 측은 2014년 10월 완공을 했는데 북한 쪽이 진입도로를 연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 개통할지 확실하지 않습니다. 다만 추측할 수 있는 것은 신압록강 대교가 단동에서 개성까지 가는 고속도로의 출발점이 됩니다. 그래서 조만간 고속도로 착공식이 있을 것으로 보는데 그때 연결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고속도로 건설은 중국과 북한의 지도부가 합의한 사안이기 때문에 언젠가는 현실화 될 것으로 봅니다.
기자: 남북관계가 꽁꽁 얼어있는 상태에서 북한과 중국의 접경지역을 다시 방문하셨는데 느낌이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리해 주십시오.
조병현: 2015년 10월에 가고 이번에 갔습니다. 갈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돌아올 때는 무거운 마음입니다. 이번에는 특히 중국 TV에서도 사드부지 선정 관계 뉴스를 계속 내 보내고 있었습니다. 제가 만난 재중동포 모두가 사드 배치 부지 선정에 대해 알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중국이 아직까지는 한국산에 대한 구입 금지하거나, 한국 방문 자제 등 조치는 공식적으로 취하지 않고 있으나, 주민들 사이에 한국 물품을 구입하면 안 된다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매우 우려되는 부분이었습니다. 그리고 중국의 발전상을 보면서 북한 동포를 생각하였습니다. 단교위에서 고개를 돌리면 중국과 북한 모습이 확연히 대비됩니다. 중국은 조명불빛이 찬란한데 북한 쪽은 캄캄합니다. 북한 당국도 경제발전과 주민 생활 질 개선을 위해 신의주 국제경제지대와 함께 황금평ㆍ위화도 경제무역지대도 빨리 개발해서 북-중간이나 남한과의 관계가 개선됐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번에는 날씨가 안 좋아 많이 다니지 못했지만, 10월 정도에 다시 방문하여 자세히 살펴 볼 계획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변화한 단동시의 모습과 관련해 이모저모를 남한의 영토학자 조병현 박사를 통해 들어봤습니다. 회견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