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정치범수용소 인명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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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최근 한국에서 북한정치범수용소 관련 보고서가 책으로 발간됐습니다. 이 책의 특징은 관련자의 이름을 실명으로 밝히고 있는 건데요. 북한인권정보센터 임순희 실장을 통해 북한정치범수용소 근무자, 수감자, 실종자 인명사전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이번에 419쪽이나 되는 두툼한 북한정치범 수용소 관련 인명사전이 발간 됐는데 이 책이 나온 배경에 대해 먼저 설명해주시죠?

임순희: 한국 국내보다 오히려 국제사회에서 북한인권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에는 북한인권 침해 가해자에 대한 제재조치나 반인도적범죄 책임자를 ICC로 제소할 것 등 다양하고 강력한 해결의지가 나오고 있습니다. 저희도 매년 북한인권 관련 가장 이슈가 되거나 필요한 부분에 대해 특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현재와 같은 국제사회의 분위기와 맞는 특별한 보고서로 인명사전을 기획했습니다.

북한 정치범수용소에 대해 기존의 다양한 보고서와 연구결과물이 있지만, 수감시설 내 피해자 혹은 가해자에 대한 신원정보가 충분히 제공된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래서 이런 보고서를 발간하는 것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말하는 관리소 즉 북한정치범수용소 관련 이미 나온 책들은 몇몇 남한에서 인권활동을 하는 요덕수용소 수감 경험자인 강철환 씨나 김영순 씨 정광일 씨 그리고 관리소 경비병이었던 안명철 씨를 제외 하고는 익명으로 이름을 밝히지 않았는데 이번에 모두 실명으로 발간한 목적이 있을 것 같은데요.

임순희: 저희가 가장 기본으로 하는 것은 인권피해를 예방하고 피해자를 구제하는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향후 가해자 처벌을 위한 기초 자료로 쓰일 수도 있지만 가해자나 피하자의 현재 상황이나 그들에 대한 구체적 정보를 제시함으로써 현재 그들에게 가해 행위를 가하는 사람들에게 당신이 하고 있는 일들을 우리가 알고 있다 조심해라 하는 심리적인 압박을 통한 경고, 이런 것을 통해 가해 행위가 감소되길 바라는 목적으로 이번에 실명으로 발간하게 됐습니다.

기자: 책 구성은 어떻게 됐나요?

임순희: 네, 크게 다섯 개 부분으로 나눠집니다. 첫 번째 장에서는 이번 조사의 의미와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됐나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두 번째 장에서는 전체 이 책에서 나오는 현황들 즉 정치범수용소에 수감자, 관리자, 실종자에 대한 현황을 통계수치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 장에서는 개별 수용소별로 구체적으로 실명을 통해 상세내용까지 관리소별로 정리했습니다. 사 장에서는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됐는지 명확하진 않지만 관리소로 갔을 확률이 높은 실종자들의 이름이 정리됐습니다. 마지막 장에서는 이 보고서가 어떻게 쓰였으면 좋겠다. 이런 내용이 있습니다.

기자: 책에 앞부분을 보면 먼저 북한 정치범수용소 현황이 나와 있는데 어떻게 됩니까?

임순희: 현재 4개 수용소가 운영되고 있다고 봅니다. 개천 14호, 요덕 15호, 화성 16호, 청진 25호입니다. 그리고 전체 수감자 규모는 8만~12만 정도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기자: 2011년에 나온 북한 정치범수용소의 운영체계와 인권실태 책에서는 정치범수용소를 5곳으로 보고 회령에 22호 수용소가 있다고 보고 대략 수용인원도 최소 13만 5백여 명을 될 것이라고 봤는데 현재는 그 수가 줄었군요. 그런데 수용인원 산출은 어떤 방식으로 도출한 겁니까?

임순희: 저희가 2011년 당시 추정한 것을 보면 수용소 별로 5만에서 작게는 1만 명으로 추정하면서 당시 회령 22호 수용소에 한 5만 여명을 추정했는데 이곳이 폐쇄되면서 그 수가 줄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실 명확하게 몇 명이다 말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오차 범위가 상당히 넓은 편입니다.

기자: 정치범수용소의 존재가 외부에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북한당국이 요덕 15호 관리소에서 운영하던 혁명화 구역을 없애고 전체를 완전통제구역화 했다고 전해지는데 직접 현지 확인이 안 되기 때문에 보고서 작성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는 데 어떤가요?

임순희: 저희도 이일을 계속 하면서 그런 일에 맞닥뜨릴 때가 있습니다. 예전에 공개처형과 관련 동영상이 떴을 때 결과 이후로 비공개 처형이 늘었다거나 지금처럼 정치범수용소에서 혁명화구역이 사라지고 완전통제구역으로 바뀌는 일이 벌어졌을 때 당시 상황만 보면 일부 후퇴했다고도 볼 수 있지만 전반적으로 보면 오히려 앞으로 북한인권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런 일들을 계속 할 수 있는 겁니다.

저희가 기본적으로 국내에 입국하는 북한이탈주민 전수를 대상으로 설문조사와 인터뷰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센터는 2003년 이후 꾸준히 이러한 실태조사를 진행하여 결과자료를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정치범수용소 경비대 출신 등 국내 입국한 북한이탈주민 중 관련정보를 가진 이들을 직접 만나서 심층면접을 진행합니다. 어떤 분은 며칠 동안 인터뷰를 진행하기도 합니다. 때로는 증언자가 증언을 거부하기도 하고, 타 지역까지 조사를 다녀야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측면이나 시간적인 면에서 어려움이 있기는 합니다.

기자: 다시 책 내용으로 돌아가겠습니다. 예를 들어 179쪽을 보면 <18호 수감자 118> 최동춘 수감연도는 2010년이고 나이는 미상, 죄명은 인신매매 불법 구금당함 이런 식으로 쭉 수용소별로 수감자들의 신상과 구금이유가 기록됐는데 주로 어떤 사람들이 정치범수용소에 가는 것으로 조사 됐습니까?

임순희: 네, 전체적으로 보면 체제전복기도, 김씨 일가족에 대한 우상화에 반대하는 당사자나 가족이 수감되는 비율이 높습니다. 또 이렇게 연좌제로 끌려가는 사람의 비율이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그 외에 시대에 따라 약간 변화가 있는데 1990년대 이후로 비법월경, 밀수, 밀매, 종교활동, 외부방송청취 등으로 구금되는 이유가 있고 구체적 설명 없이 왜 끌려갔는지 이유를 모르는 경우도 많습니다.

기자: 이번 인명사전이 어떤 역할을 하길 기대하십니까?

임순희: 현재 한글로만 나와 있는데 해외에 관심 있는 기관들과 국제사회에 제공하기 위해 영어, 일본어, 스페인어로 번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보고서가 국제사회와의 연대를 통해 수감된 피해자를 위한 최소한의 조치를 취하기 위한 노력 혹은 개선방안의 기본 자료로 쓰이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이번 책자를 내면서 추가로 더 증언을 해주겠다는 분들이 계시기 때문에 지속적인 보강이 될 것이고 특히 가해자에 대한 보고서를 추가로 낼 계획입니다.

기자: 곧 인권백서도 나올 것으로 아는데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추진하는 일이 있으면 소개해 주시죠.

임순희: 북한인권정보센터는 북한인권이 개선되고 해결될 때까지 이런 조사와 자료축적, 인권피해자에 대한 지원, 또 여전히 국내에서는 북한인권에 대한 무관심한 큰 상황이어서 이들에 대한 교육과 홍보, 해외 활동 등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에 집중할 것입니다. 또한 앞으로 북한인권을 보고 느낄 수 있는 현재형 북한인권박물관 건립을 준비 중에 있습니다. 이런 모든 활동이 후원이 있어야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지고 격려해 주면 좋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북한인권정보센터에서 최근 출간한 북한정치범 인명사전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임순희 실장을 통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이진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