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은 가치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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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독일이 통일 된지 24년이 흘렀습니다. 1990년 동과 서가 하나가 된 이후 풀어야 했던 여러 가지 현안이 있었겠지만 특히 아이들 교육에 정성을 쏟았다고 합니다. 특히 동독이 그랬는데요. 지난 7월 구 동독지역을 다녀 온 남한의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을 통해 독일통일이 주는 교훈에 대해 알아봅니다.

탈북청소년을 위한 여명학교의 조명숙 교감은 문화교류 지원 사업을 펴는 아데나워 재단의 도움으로 연수를 다녀왔습니다. 현지에서 서독 출신으로 동독에서 선생님을 했던 사람, 동독 출신으로 통일과정을 지켜보면서 교육계에 있었던 사람 그리고 정치인을 만났습니다.

조 교감은 독일의 통합과정에 교육이 어떤 역할을 했는지 유심히 살펴봤다고 합니다. 우선 조명숙 씨가 근무하는 여명학교는 어떤 곳인지 직접 학교 소개부터 들어보겠습니다.

조명숙: 지금 북한과 남한의 교육 체계가 너무 다른데 대안학교는 북한식도 아니고 남한식도 아닌 남한이지만 탈북자에게 맞는 학생중심의 교육을 하기 위해 설립한 학교로 저는 여명학교 교감입니다.

기자: 여명학교에는 탈북자가 몇 명이나 공부하고 있죠?

조명숙: 지금 94명 정도 있고요. 15세부터 25살 까지 있습니다. 일반학교에 들어가기 힘들고 남한 학교에서 적응하기 힘든 학생을 위해 대안 학교가 있는 겁니다.

독일은 통일 후 동서 통합과정에서 교육을 어떻게 폈는지 조 교감이 직접 알아본 것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통일된 후 이분들이 가장 급선무로 생각했던 것은 무엇입니까?

조명숙:(동독출신 교장 선생님이 하는 말이) 동독의 수상이었던 호네커는 ‘어린아이들을 담당하는 사람들이 미래를 책임진다’ 했다 합니다. 아이들에 대한 교육이 가장 중요했고 동서독의 차이를 가장 빨리 메울 수 있는 것이 교육이어서 교육에 신경 썼던 것을 봤습니다.

기자: 서독의 교육이 바로 동독에 적용될 수는 없었을 텐데 그 문제는 어떻게 해결했나요?

조명숙: 통일되고 4-5년을 동독체제 안에서 변화 시키는 과정이 있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오히려 적응하기 쉬웠던 겁니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면서 이 전환기를 통해 서서히 변했던 거죠. 중요한 것은 동독 주민들이 서독 체제를 원했다는 겁니다. 동독 사람들이 비교해 보고 서독의 자유주의를 인간적이고 좋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일 준비가 됐었기 때문에 큰 어려움이 없었던 겁니다.

기자: 아이들보다 선생님들이 힘들지 않았을까 싶은데요?

동독당시 초등학교 국어(독어 )교과서. 사진-조명숙 교감 제공
동독 당시 초등학교 국어(독어 )교과서 동독 당시 초등학교 국어(독어 )교과서 (조명숙 교감 제공)

조명숙: 동독 출신 선생님들은 자기 머리를 다시 달아야 하는 느낌이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 방향이 옳았다고 했습니다. 물론 보위부에 협조했던 분들은 통일이 된 후에 학교를 떠날 수밖에 없었습니다. 특히 동독에서 공산주의 과목을 가르치던 분들은 학교를 떠났지만 이분들의 정년을 앞당기거나 아니면 다른 과목을 가르치거나 또는 행정요원으로 전환 하도록 배려가 있었고 다른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재교육도 했는데 자발적으로 열심히 들었더라고요. 이런 분들은 적응이 빨랐던 것 같습니다. 선생님들은 자기는 힘들어도 다음 세대에는 자유롭고 평화롭게 살 수 있었기 때문에 우리들은 힘들어도 감수할 마음이 있었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

기자: 서독의 선생님도 학생들 지도에 힘들었듯 싶은데 뭐라고 하던가요?

조명숙: 네, 서독에서 하지 않았던 것들을 동독에서 해야 하는 것이 있었고 서독에서는 문제가 되는 것들을 동독에서는 교사로서 해야 하는 일이 있었어요. 전환기 5년 정도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서 가정방문이 서독에서는 자기 사생활을 침해 받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그 일을 동독에서 해야 했고 서독에서는 청소도 청소하는 분들이 해야 하는데 동독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이 함께 해야 했고 또 아이들에 대한 지도를 더 면밀히 해야 했던 것이 어려웠다고 했어요.

가장 큰 것은 생각하는 방식입니다. 그 안에서는 그것이 잘못된 것인지 모르고 일방적인 교육을 받았잖아요. 이런 것들을 하나하나 변화 시키는 것이 어려웠다고 했습니다. 그렇지만 성공한 분들은 끝까지 들어주고 동독 분들이 시행착오를 겪고도 성공의 경험을 가질 수 있도록 옆에서 들어주고 기다려 주는 인내력 있는 분 그리고 자기 생을 받쳐 일한 분들은 인정을 해주더란 거죠. 가족이 다 이사해서 동독에서 새 삶을 열었던 분들은 인정하고 사회공동체로 받아줘서 성공할 수 있었다고 했습니다.

기자: 동서독의 통일과 한반도 상황은 다른데 배울 점은 뭐라고 보십니까?

조명숙: 제가 가장 충격을 받은 것은 뭐냐면 통일 후 저희가 북에 가서 교육하겠습니다 했더니 동독 분들은 ‘당신들이 올라가지 말고 그분들이 내려와 배울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십시오’ 라고 했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리 좋은 것을 줘도 남한 사람이 주면 자존심을 상하게 될 것이다 그러니 시간이 걸리더라고 그분들이 남한에서 배우게 하라는 겁니다. 놀랐으면서 희망적이었습니다. 왜냐하면 남쪽에는 많은 탈북자분들이 있거든요. 탈북자분들을 유학생이나 연수생처럼 대하면서 교육을 잘하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기자: 통합 과정에서 최선을 다했겠지만 지나고 보니 안타깝다 이런 부분은 없었나요?

조명숙: 네, 저희가 가슴에 세기고 온 것이 있습니다. 동독정권이 바보 같은 짓을 했다고 그 사람들이 바보는 아니다. 능력은 있는데 정권 때문에 능력을 펼 수 없었던 사람들이다 그 사람들이 섭섭한 마음이 들지 않게 해야 한다는 것을 배우고 왔습니다. 북한에 대해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지만 그 안에 있는 주민은 배려하는 마음을 가져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남한 언론에 나오는 여론 조사를 보면 통일을 망설이게 되는 이유 중 하나로 통일 비용에 관한 것이 나옵니다. 혹시 통일로 인해 현재 누리는 행복이 작아지는 것은 아닐지 우려하는 것인데 조명숙 교감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았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 짓습니다.

조명숙: 제가 동독의 여러 사람에게 물어봤습니다. 통일을 잘했다고 생각하느냐 했더니 모두 잘했다고 했습니다. 보위부 수용소엘 갔는데 땀을 닦는 수건이 있었는데 이건 보통 때 정치범들이 땀을 닦는 것이었는데 이들이 도망치면 셰퍼드 개가 냄새를 맡고 잡는 그런데 이용되는 것이었습니다. 그걸 보면서 서독 사람들이 저런 비합리 적이고 강압적인 사회에서 자유를 줬다는 것 인간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 잘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제가 그곳에 있을 때 월드컵 기간으로 독일이 우승했는데 그걸 보는 사람들에게 동서독이 없고 그냥 독일 사람만 있었어요. 모두가 행복해 하는 것을 보고 남북한도 통일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겠지만 민족을 위해 다음 세대를 위해 잘하는 일이란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독일 통일 이후 교육과 관련해 현지 연수를 다녀 온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과의 회견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