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현재 남북 관계는 꽁꽁 얼어있습니다. 당국 간 대화나 만남이 원활하지 않다는 말인데요 하지만 이런 때 오히려 바쁜 정부기관이 있습니다. 바로 남북 당국 간 대화를 업무를 책임지는 남북회담본부입니다. 오늘은 서울에서 직접 이 기관의 윤미량 상근대표를 만나 남북회담본부가 하는 일과 역할에 대해 들어봅니다.
기자: 남북회담 본부에서 하는 일에 대해 소개해 주십시오
윤미량 대표: 남북 당국 간 대화를 할 때 그 대화를 주도 하고 책임지는 것을 하는 곳입니다.
기자: 조금 쉽게 풀어서 말씀을 해주시겠습니까?
윤미량 대표: 남북회담을 하면 대표들이 그냥 만나서 얘기를 하고 뚝딱 합의서가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쌍방 간 대표가 만나기 위해서는 의제도 결정해야 하고 만찬은 어떻게 하는가? 직급은 어떻게 맞출까? 회담에는 내용도 있지만 형식도 있습니다. 회담본부는 의제부터 의전에 관한 모든 실무 책임을 담당하는 곳입니다.
기자: 남북 대화가 없을 때의 역할은 어떤 것인가요?
윤미량 대표: 그런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회담본부는 회담 있을 때만 일하는 줄 알지만 오히려 회담이 없을 때 더 일을 많이 합니다. 회담이 아주 바쁘게 돌아갈 때는 사료 정리를 못합니다. 당국 간에 있었던 모든 것은 투명하게 기록에 남겨야 합니다. 그것을 당시에 국민에게 밝히는 가 아닌 가는 뒤로 하고라도 비밀이라 하더라도 어느 시점에는 밝힐 수 있도록 자료를 정리하고 기록을 해놔야 합니다. 그런데 회담이 바쁘게 돌아갈 때는 정리가 안 됩니다. 녹음테이프나 보이스 레코드로 돼 있습니다. 이것을 회담이 없을 때 디지털화 하고 주제별 시제별로 정리를 해서 후세에서 볼 수 있게 자료 정리 하는 것을 제일 우선 합니다. 회담이 잠시라도 소강상태에 들어가면 사료정리를 합니다.
또 회담이 재개될 때를 대비해 회담 대책에 대해 공부 합니다. 지금 왜 소강상태인가 이것을 타계 방법은 뭔가 아니면 무리를 해서라도 우리가 소강상태를 벗어나야할지 아니면 좀 더 원칙을 지켜야 할지 그런 고민과 전략적인 판단을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또 모의회담을 통해 회담을 한 번도 안 해본 후배들을 회담일꾼으로 키우는 일도 합니다. 그래서 회담이 없을 때 보이지 않게 일을 많이 합니다.
기자: 언론보도에 남북 당국자간 만남이 있다고 하면 회담이 있는 줄 알지만 그런 보도가 없으면 정말 남북 간 접촉이 없는 것인가요?
윤미량 대표: 그것은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어떤 때는 민간에서 모를 때도 보이지 않게 접촉이 있을 때도 있고 정말 단절 됐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비공개적인 접촉이 계속 될 때도 결국은 회담 사료에는 남게 돼있습니다.
기자: 남북회담 본부에서는 당국 간 회담만 담당합니까 아니면 민간에서 하는 일도 관리를 하고 기록에 남기고 하나요?
윤미량 대표: 민간회담은 근본적으로 대한민국 정부에서 말하는 회담본부 업무에는 들어있지 않습니다. 우리는 표현을 완전히 구분하고 있습니다. 회담이라고 할 때는 당국 간 회담이며 대화입니다. 민간에서 회담이란 표현대신 접촉, 교류, 협력이란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당국 간에만 회담과 대화란 용어를 씁니다. 기록상 그렇습니다.
기자: 통일부 첫 여성 사무관으로 공무원 생활을 시작해 통일부 내 하나원에서 원장으로 계시다 올해 6월부터 회담본부 상근대표를 맡고 계신데 업무의 연속이란 차원에서는 어떻게 보면 되겠습니까?
윤미량 대표: 통일부는 항상 북한을 바라보고 민족의 통일을 지향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다른 부처인 사회문화부처나 외국과의 관계를 다루는 외교부와도 성격이 다릅니다. 통일부는 그 성격이 북한, 통일로 성격이 한정돼 있습니다. 그 안에서는 보직을 바꾸면서 업무를 배우는데 어떤 자리에 간다고 해도 북한과 통일이라는 두 단어를 벗어난 일을 하지 않습니다. 그 전문화된 분야에서 각론을 배우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것은 북한도 마찬가지입니다. 북한에서도 대남사업을 하는 것이 통전부 내지는 보위부 대남사업 파트 정도인데 제가 회담을 적십자회담, 장관급회담, 임진강회담 등에 나가 봤는데 그쪽서 나오는 사람들이 같은 회담 일꾼이란 것에는 같았습니다. 북이나 남이나 전문성을 키우는데 각론 부분에서 이일 저 일을 그 안에서 해보는 것이 다양한 경험과 통찰력을 키우는 데는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도 전문성은 이미 통일부 안에서 충분히 확보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기자: 윤미량 대표를 소개할 때 언론에서는 통일부 최초의 고위 공무원이라고 말하는데 고위 공무원이라면 공무원으로는 제일 정상까지 올라간 것인데 업무 철학, 원칙이나 소신은 어떤 것입니까?
윤미량 대표: 제가 일할 때는 미친 듯 열심히 일하자는 겁니다. 공직은 문학예술 분야와 달라서 일반 국민이 생각하는 상식 범위 안에 있습니다. 상식 범위 안에서 열심히 일한 만큼 그 결과가 나옵니다. 뛰어난 사람보다는 성실하고 아무 생각 없이 일만 하는 사람이
훨씬 좋은 결과를 낼 수 있는 것이 공직이라 생각합니다. 제 성격도 잔꾀를 내기보다 노력형이기 때문에 열심히 일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후배들도 그런 사람이고요. 미련하게 열심히 미친 듯 일하자 이것이 제 공직 철학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북회담본부 윤미량 상근대표와의 회견을 전해드렸습니다.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