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로 나가는 인큐베이터 –탈북청소년 대안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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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인큐베이터는 우리말로 배양기라고 하는데요. 미숙아나 출생 때 건강에 이상이 있는 신생아를 넣어 키우는 기기를 말합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는 교육에 있어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일반 학교에 간 경우 적응할 수 없었던 학생이 대안학교에서 사회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 나갈 수 있는 청소년 교육시설입니다. 오늘은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김두연 교장 선생님과 탈북민 교육에 관해 얘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기자: 일반학교와 비교하면 대안학교 수업은 어떻게 다른가요?

김두연: 개별화 교육과정이라고 해서 현재의 학생 상태를 인정하면서 거기서부터 출발해서 하나하나 끌어 올리는 그런 과정으로 진행합니다. 그러다보니 학생들을 반을 편성해서 다수를 놓고 수업하기가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학생들의 학력 편차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요. 그래서 1:1로 학생의 현 수준을 인정하면서 진행합니다. 학생들에게 본인 스스로 할 수 있다. 또 나는 둔한 사람이 아니다 라는 자기 긍정의 힘을 가지게 했을 때 학습 효과가 높아지고 성취도가 높아지는데 그런 것을 편안한 상태에서 형성할 수 있도록 한꿈학교에서 교육 하고 있습니다.

기자: 보통 1시간 수업을 50분정도 지속한다고 했을 때 공부를 안하던 학생이 장시간 집중력을 가지고 수업 받기가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 어떤가요?

김두연: 매우 어렵습니다. 우선 그런 생활은 훈련에 의해 가능합니다. 초등학교가 35분에서 40분, 중학교가 45분, 고등학교가 50분, 대학교가 100분 이렇게 수업하는데 이것은 단계별로 훈련이 안되면 힘듭니다. 두번째는 탈북학생은 기본적으로 체력이 굉장히 약합니다. 공부하는 것은 정신적인 에너지 소모가 많은데 체력이 손상된 상태에서 그것을 집중해 나가자면 학습부진이라는 것 외에 체력 자체가 약해 지속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 한편으로는 체제가 다른, 문화가 다른 환경에서 누구나 심리적 압박감을 많이 받기 때문에 그것을 풀어주면서 학습이 진행됩니다.

기자: 일반학교에 다니는 학생은 교실 수업 뿐만아니라 야외수업이 있는데 대안학교는 어떻습니까?

김두연: 대안학교도 역시 야외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수업을 동시에 수행합니다. 특히 한국의 자유사회 체제를 탐방과 관찰을 통해 스스로 파악하도록 현장탐방이 있습니다. 또 역사탐방이라고 해서 남한사회의 민주주의가 어떤 과정을 통해 성장했고 정착했고 발전하고 있는가를 단계별로 학습할 수 있는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청소년들이 특히 어려워 하는 과목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김두연: 많습니다. 모든 것이 새로운 것이 되는데 특히 한국 역사와 사회, 윤리, 도덕 과목은 북한 체제와 완전히 다르기 때문입니다. 기존 배웠던 김일성 주체사상에 입각한 학습은 다 소거작업이라고 해서 지워야 해요. 지우지 않으면 새로운 것을 배우기 힘들죠. 민주주의 사회는 개인의 권리로부터 무리의 의견으로 발전해 아래서 위로 전달돼 법률 또는 제도로 실현되는 과정이기 때문에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과정에 대해서는 탈북학생들은 태어날 때부터 이런 것을 경험하지 못해 어려워합니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한국 역사나 민주주의를 중심으로 하는 사회 과목보다는 수학이 훨씬 쉽게 느껴져서 수학에 집중하는 역현상이 나타납니다. 한국에서는 일반적으로 학생이 수학을 어려워 하는데 탈북학생은 그런 사회적인 가치나 이념이나 세상을 보는 관점의 차이가 크게 나타나지 않는 수학에서 숫자나 공식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이런 과정을 쉽게 느낍니다. 그래서 탈북학생은 수학에 집중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기자: 일반적으로 남한 학생은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대학진학을 한다 이렇게 아는데 탈북학생의 졸업 후 진로는 어떻습니까?

김두연: 아주 좋은 질문 입니다. 진로는 한국에서는 스스로 선택할 뿐만아니라 그 선택을 위해서 어디든 가고 싶은데로 이동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탈북 학생들은 자기가 그것을 선택을 한다는 자체가 굉장한 부담으로 와 닿게 됩니다. 그러다보니까 먼저 와 있는 탈북자에게 정보를 얻고 의존하는 것이 강하게 나타납니다. 문제가 되는 것은 먼저 와 있는 사람들도 남한사회 전체를 다 수용하지 못하고 자기가 체험한데로만 하기 때문에 정보란 것이 극히 제한돼 있습니다. 제한된 정보를 가지고 선택을하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많지 않아 더 압박감을 느끼게 됩니다. 그래서 특별히 한꿈학교에선 25세 이상된 사람들은 이미 취업활동을 했던 사람들이기 때문에 그만큼 선택의 폭을 넓혀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기자: 학생 중에는 가정을 갖은 사람도 있을 것이고 당장 돈이 급해서 일을 해야 하는 사람도 있을 것인데 그래도 남한사회를 알자면 공부를 해야된다 배움을 이어가야 한다는 점을 어떻게 납득시키십니까?

김두연: 네, 그것도 저희들로서는 어려운 점입니다. 탈북자들은 기본적으로 상황의 긴박성 때문에 매우 성급합니다. 수시로 마음이 바뀝니다. 생각이 바뀌니까 행동도 바뀌고요. 그래서 학교에 머물러 있기가 쉽지 않습니다. 또 하나는 북한에 있는 가족이 송금을 요청하는 안타까운 사정이 많습니다. 그런 경우 학생들이 학업을 지속할 수 없어서 짧게는 1년 길게는 2년 돈을 벌어서 송금하고 학교로 돌아오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한국 정부는 학생인 경우 취업을 못하니까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해 생활비 지원을 합니다. 그것을 절약해서 공부할 수 있게 되는 거죠. 다만 그 금액이 부족하기 때문에 한꿈학교에선 한국사회의 많은 후원자들 즉 탈북자를 돕겠다는 사람들을 통해서 기부금을 받아서 그 학생들을 추가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생의 근심걱정을 조금이라도 완화 시켜서 학습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기자: 탈북청소년이 입학했을 때 모습과 졸업을 할 때의 모습이 다를 것 같은데 어떤가요?

김두연: 다릅니다. 처음에는 불안에 떨면서 한곳을 응시하지 못할 정도로 사방을 두리번거리고 집중하지 못했던 사람들이 졸업할 때면 상당히 차분해지고 그리고 한국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한국 사회의 속성을 그만큼 더 알게 되니까 대처 능력이 늘어서 졸업하면서는 뱀이 허물을 벗듯 벗고 나가죠. 물론 여기에도 개인차는 있습니다. 하지만 대체로 대안학교 교육을 통해서 너무나 현격하게 차이가 나는 두 체제 사이에서 새로운 사회로 적응하는 안목과 적응력이 신장돼서 여유있게 나가는 모습을 저희가 보게 됩니다. 그래서 대안학교 교육과정이 매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가르치는 교사 입장에서 큰 보람을 느끼고 학교운영을 하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민 교육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회견에는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꿈학교 김두연 교장 선생님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