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오늘은 탈북작가 김혜숙 씨가 쓴 소설 “인간이고 싶다” 소개합니다. 김 씨는 이 한권의 책을 통해 북한에서 한 여인이 감당하기 힘든 외부의 힘에 의해 처참히 무너져 가는 그런 이야기를 너무도 서정적으로 잘 그려가고 있습니다. 먼저 책 줄거리를 듣고 저자와 회견 이어가겠습니다.
책 줄거리:
주인공 설아는 노동당 집안 출신으로 이름 있는 예술가의 딸로 평양에서 태어난다. 대학공부를 마치고 집안에서 반대하는 재일동포 귀국자와 결혼한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핵 과학자였던 남편은 방사능에 오염됐고 환각 증세와 악몽에 시달린다. 몸의 고통을 잊기 위해 밤낮 술을 마시는 남편은 급기야 간첩 혐의로 보위부에 끌려가고 설아는 남편을 구하려 보위부 간부에 몸을 받쳐야 했다. 그리고 해외상업봉사를 마치고 돈 벌어 되돌아간 북한에서 설아에게 선물한 것은 감옥살이였다. 10개 감옥을 전전한 설아는 60대 초췌한 할머니로 변해있었다.
김혜숙: 북한에서도 제가 몰랐던 것들을 체험하는 과정에 세상이 이런 것들을 모르고 있구나. 알려줘야겠다...
기자: 소설 속 주인공 설아는 어떤 여인입니까?
김혜숙: 사실은 저에 대한 이야기로 느낄 것 같아서 주인공 이름을 3인칭 설아로 하고 독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도록 했습니다. 독자들에게 늘 소설은 글일 뿐이고 작가는 작가일 뿐이다고 말합니다. 그런데 소설 속 설아가 나와 너무 닮아서 항상 설아 때문에 내가 비참해질 것 같은 그런 생각을 많이 합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를 경험한 한 여성 내가 체험한 현실과는 너무 다르고 보통의 평범한 여인을 생각하고 썼습니다.
기자: 소설 속 설아는 내가 아니고 북한에서 고난의 행군 시기를 살아가는 평범한 여성을 말하고 싶었다는 말이죠?
김혜숙: 네, 주인공은 나를 떠났다고 당당히 말하고 싶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살았지만 북한을 몰랐다고 했고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살았던 부분이 소설 속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뭘 이야기하고 싶었습니까?
김혜숙: 저는 북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습니다. 아무 걱정도 없이 공주처럼 살았습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것은 부모님이 문화예술부 당 작가였습니다. 부모님도 아마 북한이란 나라가 사회주의를 잘 건설해서 국민이 잘살게 될 수 있다면 김 정권을 따를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겠죠. 그래서 충실하게 살다보니까 당의 배려도 받았고 평양 중심가에서 살아오면서 지방은 기차타고 지나가면서 보기만 했지 현실로 받아들이고 느끼기 까지는 너무도 놀랐던 과정이었습니다. 내가 타고 자란 북한이 이런 나라였다는 것은 시집가서 애 낳고 살고 고난의 행군을 경험하기 전에는 전혀 몰랐죠.
기자: 한 남성을 사랑해 결혼하는 데 집안에서 반대하는 결혼이었습니다. 이를 통해 말하고자 한 것은 뭔가요?
김혜숙: 일본 귀국자라고 해서 반대한 것도 있고 실제는 부모님은 그 사람이 근무하는 핵실험 기지 그곳에서 근무하는 것 자체가 싫었던 것 같습니다. 지금 반대 이유에 대해 생각해보면 애기도 못 낳고 피폭된 사람은 병도 많아 너까지 망한다. 이런 이유 또 귀국자에 대한 정치적 이유 등 여러 가지였던 것 같습니다.
기자: 또 하나의 주제가 감옥에서의 참혹한 생활인데요.
김혜숙: 처음 북한에 이런 감옥이 있다는 것을 알았어요. 감옥에 갔을 때 여기가 내가 태어나 자란 조국이 맞을까? 그리고 이 사람은 같은 피를 나눈 한민족이 맞을까 이런 것들이 너무 의심스러웠어요. 왜냐하면 인간 대 인간으로서 천부인권마저 말살할 정도로 그렇게 가혹하게 대할 수 있는가 하는 것에 차마 이것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다는 결론에 도달해서 이런 나라가 이 세상에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어요. 세상이 국제사회가 그리고 또 다른 조국 이라는 남한이 이러한 사실을 안다면 그냥 묵고하진 않을 것이다. 모르니까 그냥 있는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알려야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됐어요. 그때부터 이야기를 구상하고 눈으로 사진처럼 하나하나 찍어서 기억에 남겼습니다.
기자: 그렇게 알리고 싶어 “인간이고 싶다”란 제목으로 소설을 냈는데 독자의 반응은 어땠습니까?
김혜숙: 독자들의 반응은 제가 다 알지는 못하지만 많은 사람이 이 소설을 읽고 북한이란 나라가 실제 이렇구나. 그런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었고 거기도 사람이 살고 사랑하는 사람이 있고 이런 것들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하면서 얘기하는 독자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기자: 이제 곧 두 번째 소설이 세상이 나온다고 알고 있습니다. 언제쯤 볼 수 있을까요?
김혜숙: 두 번째 작품은 이달에 끝내려고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출판사는 섭외중이라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올해 안에 나오도록 준비하고 있습니다.
기자: 첫 번째 소설에서는 여자가 주인공이고 사랑과 결혼, 탈북과 북송에서의 감옥생활이 큰 주제인데 두 번째 작품 내용은 어떤가요?
김혜숙: 두 번째 작품의 내용은 거의 완성을 해가면서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여자입니다. 하지만 줄거리를 따라 가기 위한 장치일 뿐이고 저는 그 작품을 통해 북한 상층부에 대해 말하고 싶었습니다. 장성택처럼 북한에서 조금은 다른 길로 갈 수 있는데 영향을 줄 수 있었던 인물에 대해 얘기할 겁니다. 부연 설명을 좀 하자면 북한의 핵실험이라든가 이런 것이 반대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지만 반기를 들지 못하고 조금이라도 중국식 개혁개방이나 이런 것을 원했지만 행동하지 못하고 쓰러져간 사람들 얘기를 하고요. 북한의 핵개발 때문에 많은 사람이 건강을 상하고 이런 것에 대해 너무 아픈 마음을 가지고 쓰고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작가 ‘인간이고 싶다’의 저자 김혜숙 씨와 그의 소설을 중심으로 얘기 나눴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