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정부가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해 긴급 식량지원 대책을 마련하는 문제를 놓고 서울에서 민간차원의 학술토론회가 있었습니다. 오늘은 '통일농수산정책 연구원' 김운근 원장과 함께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원장님 안녕하십니까?
김운근 원장: 네, 안녕하세요?
기자: 최근 몇 년간 북한의 곡물작황이 좋았다는 평가인데 올해 상황은 어떻게 보십니까?
김운근 원장: 최근 FAO나 세계식량계획에서 발표한 것을 보면 북한의 식량사정이 좋아질 것이란 예보가 상반기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북한 함경도 지방에 수해가 있었고 기상악화로 곡물작황이 평년에 비해 좋지 않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지금 상태를 보면 적어도 북한의 금년도 곡물 생산량은 430만 톤 정도 되지 않겠는가 보고 있습니다.
기자: 추정치를 말할 때 정곡기준이라 하면 쌀을 먹을 수 있게 도정 즉 깎은 상태를 말하는 데 굳이 왜 이런 용어를 쓰는 겁니까?
김운근 원장: 보통 북한에서는 조곡으로 발표를 많이 합니다. 예를 들어 500만 톤 생산을 했다고 했을 때 거기서 30%를 깍으면 정곡이 됩니다. 수확한 낱알 상태를 벼 또는 조곡이라고 하고 벼 껍질을 벗긴 상태를 현미라고 합니다. 이 현미를 깎으면 즉 도정하면 정곡이라고 합니다. 국제기준으로 봤을 때는 조곡으로 발표하지 않습니다. 거의 정곡으로 합니다. 쌀을 보관할 때는 도정으로 하지 않고 조곡으로 그대로 합니다. 왜냐하면 도정을 하면 보관도 어렵고 맛도 떨어집니다. 우리가 식량 소요량을 표현할 때는 조곡으로 하지 않고 도정한 정곡으로 국제기준에 맞게 발표합니다.
기자: 다시 말해서 곡물생산량을 말할 때는 어떤 형태를 말하는 겁니까?
김운근 원장: 쌀의 형태를 말하는 겁니다.
기자: 하지만 보관을 할 때는 깍지 않은 낱알로 한다는 말씀이시죠?
김운근 원장: 맞습니다. 우리가 비축할 때는 깍지 않은 상태로 보관을 하고 이것을 출하할 때는 정미소에서 깍아서 정곡을 만들어서 공급합니다.
기자: 그런데 북한에서 깍지 않은 조곡상태로 생산량을 발표한다면 혼란스러운데요
김운근 원장: 자기네들은 조곡으로 500만 톤에서 600만 톤으로 발표를 해도 우리가 여기서 계산할 때는 72%로 합니다. 그렇게 해서 북한의 식량 소요량을 파악하고 있습니다.
기자: 우리가 말할때는 곡물생산량이지 쌀 생산량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죠?
김운근: 네, 북한의 식량을 말할때는 쌀만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북한의 총 곡물생산량이 430만 톤이라고 하면 쌀, 옥수수, 감자 등이 모두 포함된 겁니다.
기자: 현재 국제곡물 시장의 쌀 시세는 어떻습니까?
김운근 원장: 지금 톤당 가격을 보면 우리와 맛이 비슷한 태국 쌀은 톤 당 400달러정도 되고 캘리포이나 산은 톤당 600달러 정도 입니다. 북한은 부족분을 중국으로부터 30만 톤 정도 수입을 하는데 쌀이 아닌 옥수수를 수입하지만 충분하진 않습니다. 국제기구에서 추정한 것은 적어도 1년에 580만 톤은 있어야 북한주민을 먹여살릴 수 있다고 봅니다. 남한은 2000만 톤 중에 1500만 톤을 수입합니다. 이것은 경제적 여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지 북한 실정에서는 많은 돈을 지불하고 식량구입이 어렵습니다. 당장 생명연장을 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값싸게 중국으로부터 수입하고 있다고 보는 겁니다.
기자: 외부 언론에서는 항상 북한의 식량이 100만 톤 정도 부족하다 그래서 많은 아사자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보도하지만 외부세계에게 우려하는 만큼 심각한 것은 아닌 것 같다는 견해도 있는데 어떻게 보십니까?
김운근 원장: 우리가 북한의 식량수준을 볼 때 1950년대 말 1960년대 초 수준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에 기준으로 보면 적어도 620만 톤은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FAO나 북한 당국의 추정치는 580만 톤이라고 합니다. 이것은 북한 인구 대비당 1인당 1600칼로리밖에 안 됩니다. 이는 생존을 위한 최소 소요량입니다. 적어도 과거 남한수준으로 2000칼로리로 놓고 볼 땐 많이 부족한 겁니다.
기자: 외부의 곡물생산 추정치와 달리 북한에 아사자가 발생하지 않는 것은 뭔가 다른 요소가 있지 않겠는가 보이는데요
김운근 원장: 네, FAO가 과거에 추정치를 발표한 것을 보면 텃밭까지 계산해서 발표합니다. 북한 농민은 협동농장에서 일한만큼 분배를 받는데 평양시 그리고 각도별 핵심주민은 국가에서 배급을 주기 때문에 문제가 없고 나머지 중소도시의 노동자가 문제입니다. 장마당에서 식량을 자체 조달하는데 이 사람들이 최하의 수준 그러니까 최소 소요량으로 살아간다고 보는겁니다.
기자: 북한의 식량생산 증대를 위한 대책은 어떤 것이 있다고 보십니까?
김운근원장: 지금 북한체제로 간다면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만약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처럼 국가 소유의 협동농장을 개인에게 장기 임대하는 임차권을 주거나 개인농으로 간다면 2-3년 내에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봅니다. 그렇지 않고서는 매년 부족량이 적어도 100만 톤 정도 발생한다고 봅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통일농수산정책 연구원' 김운근 원장과 함께 올해 북한의 식량 사정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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