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는 것 복잡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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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한국에선 11월 대학진학을 위한 일제 고사가 있습니다. 초등학교 6년, 중고등학교 합쳐 6년 이렇게 모두 12년을 공부한 후 가는 대학. 당사자도 떨리겠지만 입시생을 둔 부모의 마음도 시험을 치는 자녀 못지않게 긴장되게 마련입니다. 오늘은 한국에선 어떤 절차와 과정을 거쳐 대학에 진학하는지 알아봅니다.

남한에서는 11월 대학진학을 위한 수험생들의 시험이 전국에서 동시에 치러집니다.

(대학 시험장의 소음)

이렇게 대학시험이 있는 날이면 학교 후배들이 시험 잘 치루라며 선배를 응원하기 위해 고사장 정문 앞에서 구호도 외치고 따뜻한 음료수도 건네주고 그럽니다.

전국에서 같은 시간 동일한 문제를 놓고 보는 대학입학 시험의 정식 명칭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이 말을 줄여서 수능시험 또는 그냥 수능이라고 하는데요. 올해는 11월 7일 시험이 치러졌고 성적 발표는 27일입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조명숙 교감은 남쪽에서의 대학진학 과정을 이렇게 말합니다.

조명숙: 지금 이쪽에서는 수능을 보거나 수시라고 해서 자기 학교생활, 성적, 내신을 기준으로 해서 가는 두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그래서 수능을 못 보거나 아니면 내신에 자신이 있는 사람은 수시 1차, 2차를 통해 대학전형을 보고 대부분의 아이들은 수능을 보게 되는 것이죠.

기자: 탈북 학생의 경우는 대안학교를 통해 검정고시를 보거나 학력인정을 받는데 어떻게 대학 진학을 하고 있습니까?

조명숙: 저희 탈북 청소년들은 수능을 봐서 가는 경우는 거의 없고 수시로 특별전형을 통해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자: 수시는 내신이나 성적으로 가는 거라고 하셨잖습니까?

조명숙: 그 수시 안에서도 탈북 청소년 전형이 따로 있습니다. 또는 재외국민특별전형으로 해서 그 안에서 소정의 시험을 거쳐 수시에서 뽑는 경우도 있고요. 그런데 수시에서 뽑아도 수능을 요구하는 학교가 있습니다. 연세대학 같은 경우는 두 개 수능 계열에서 2등급 이상 돼야 입학할 수 있다는 조건을 내거는 경우도 있어서 수능을 보는 학생들이 있고 저희 학교에서도 두 명 정도가 수능을 봤습니다.

간단히 정리를 하면 학생들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즉 수능 전에 자신이 원하는 대학에 지원을 할 수 있고 대학이 요구하는 조건을 충족시키면 시험을 보기 전에 합격 여부가 가려지기도 한다는 겁니다. 특히 탈북 청소년의 경우는 남쪽에서 태어나 자란 학생과는 달리 특별전형으로 선발하기 때문에 대학진학이 수월하다는 말입니다.

수험생은 시험을 치루는 고사장에 당일 8시 10분까지 입실해야 하며 오후 5시 까지 국어, 수학, 영어, 사회과학 탐구 등 작게는 20문제에서 많게는 45문제를 주어진 시간 안에 풀어야합니다.

모든 시험이 그렇지만 특히 대학입학 시험은 한해 농사를 걷어 들이는 것처럼 수험생에게는 그동안 밤잠을 설치면서 공부한 모든 것이 결정되는 순간이기 때문에 절대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시험이기도 합니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치열한 경쟁으로 열기마저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한데요. 북한에서 온 탈북 청소년은 잘할 수 있을까?

조명숙: 저희 탈북 청소년들이 얘기 하는 것이 탈북자란 것이 약점이 아니고 혜택이었다고 말을 합니다. 대학에 갈 때는 오히려 탈북자로 특별전형으로 가기 때문에 오히려 일반 학생들보다 약간 수월하게 진학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대학에 가서 공부를 잘하기 위해서는 와서 야학이라든지 저희와 같은 대안학교에서 보충교육을 1-2년이라도 받은 다음에 진학하는 것이 대학 들어가서 중도 탈락하지 않고 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할 수 있는 길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서울 중심에 있으면서 100년 역사를 자랑하는 중앙고등학교 김종필 교장은 수능시험이 있기 훨씬 전인 여름부터 입시에 대한 경쟁은 시작된다고 설명합니다.

김종필: 수시 원서는 여름방학이 끝나고 8월말에서 9월초부터 원서 준비를 해서 10월 말에서 11월 초 사이에 대학별로 면접을 한다든지 논술 시험을 본다든지 하는 방식을 통해 대학에서 선발 자격이 있는 학생들을 추려내게 됩니다.

기자: 결과는 언제 나오는 겁니까?

김종필: 결과는 지금 학교별로 발표가 되는 경우도 있고 수학능력 시험 성적이 발표된 이후 수학능력 시험 결과를 보고 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곳도 있습니다.

기자: 수시 원서 넣었다고 해서 수능 안 보면 낭패를 당하기도 하겠네요.

김종필: 네, 수능을 봐야 하는 학생이 있고 수능을 보지 않아도 되는 학생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대학에서 학생의 고등학교 성적, 학교생활 활동 등을 보고 수학능력시험과 관계없이 선발하는 학생도 있고 그 다음에 1차 선발을 해놓고 대학에서 요구하는 수학능력 시험 최저 등급을 획득해야 합격 시키는 학생이 있습니다.

기자: 그러면 학생에게는 몇 번의 기회가 주어지나요?

김종필: 원서를 수시에서는 6곳의 대학에 쓸 수 있습니다. 수시에서 대학을 진학하지 못하면 수학능력시험 성적을 가지고 정시에 다시 대학에 지원하게 됩니다.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남쪽 학생이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하는 시간은 학교 수업 7교시에 보충학습과 자율학습 시간을 합치면 평균 15시간 정도가 됩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학교는 밤 10시까지 자율학습을 하고 합니다. 그 이후에도 학원을 가거나 자습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면 시간은 5시간에서 많아야 6시간 정도 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토대와 성분이 아닌 오직 실력으로 경쟁을 통해 가게 되는 대학. 수많은 대학들 중에도 최고로 손꼽히는 명문대학에 진학하기 위해 학생들은 공부합니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수험생이 있는 집에선 부모도 함께 시험을 본다는 우수겟 말도 있는데요. 이번에 시험을 치룬 아들을 둔 학부모 이완규 씨입니다. 이완규: 고3 일 년 동안만 본다면 그렇지만 그동안 자라오면서 공부하는 과정을 쭉 지켜보자면 부모 마음이 아픕니다. 과연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하는 마음도 들고요. 우리 때에는 좀 바뀔 수 있으려나 했는데 그것이 바뀌지 않고 계속 이어져 가는 사회가 안타깝죠.

시험당일 아버지가 수험생 아들에게 하는 말은 뭘까?

이완규: 저는 가톨릭 신자니까 주님이 함께 하시니까 편하게 시험보고 와라 하고 얘기 했죠.

기자: 그러니까 아들이 뭐라고 하던가요?

이완규: 딱 한마디 했습니다. 네 하고.

(대학 시험장의 소음)

남한에서 대학교 학비는 보통 한 학기에 학교마다 차이가 있지만 이공대의 경우 600만 원. 미화로 하면 6천 달라 상당입니다. 그리고 학교에서 주는 장학금은 전액 장학금부터 학비의 20%까지 지급하는 다양한 제도가 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한국 청소년들의 대학진학과 관련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