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에 사는 탈북민이 캐나다로 유학간 딸을 만나기 위해 두 달간 여행길에 올랐습니다. 해외여행이 처음은 아니지만 다시 비행기를 타는 일이 가슴설레는 행복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문영옥 씨가 경험한 항공기 탑승에 대해 알아봅니다.
문영옥: 캐나다는 함경북도 정도의 위치에 있고 추운 것도 그정도이고 나라는 소련 다음으로 두 번째로 땅은 크지만 인구는 3천500정도 된다. 복지가 잘된 나라고…
올해 72살의 문영옥 씨는 캐나다 여행이 이번이 두 번째입니다. 북한에선 승용차도 마음대로 못타는데 비행기를 탔다며 태평양을 건너는 긴 여정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문영옥: 비행기를 타서는 창가에 주로 앉아요. 밖을 보느라고요. 비행기를 올라가는 시간을 봤다가 올라가는데 마음도 같이 비행기와 뜨는 것 같았어요. 붕 뜨면서 귀안에서 멍멍한 소리가 나요. 높은 고도에 올랐는데도 마음은 뜨지만 편안해요. 나는 무슨 일이 있겠는가 했는데 아무 일도 없고 하늘에 올라 구름속을 가는 것을 보니까 세상에 이렇게 철덩어리가 많은 사람을 태우고 어떻게 가지 이런 생각이 드는 거예요. 계속 노정을 보면서 가는데 평지로 생각했는데 알라스카에 가서는 쭉 올라갔다가 쭉 내려오는 거예요. 지구가 둥그니까 그렇구나 했어요.
기자: 몇시간을 비행하신 겁니까?
문영옥: 6시에 탔는데 여기 오니까 5시가 넘었어요. 12시간 넘게 간거예요.
사람들은 비행기가 활주로에서 하늘로 치솟아 오를 때와 하늘에서 지상으로 내려오는 착륙 때 가장 긴장하게 됩니다. 승무원은 이때 기내방송을 통해 고도의 변화를 알려주면서 승객의 안전을 당부하게 되죠.
문영옥: 안전밸트를 매라고 해서 올라갈 때만 매고 올라가서는 안 매도 되는지 모르고 지상에서 버스 탄 것처럼 안전밸트를 매고 있다보니까 꼼짝못하고 앉아 힘들었요.
국제선을 탔을 때는 보통 식사 시간을 비행기 안에서 맞게됩니다. 장시간 비행을 하면서 승객은 아침, 점심, 저녁을 모두 해결하게 되는데요. 식사는 각자가 알아서 도시락을 싸가는 것이 아니고 항공사에서 제공하는 음식을 먹게 됩니다
문영옥: 밥을 주는데 처음에 쥬스, 우유, 물 이런 음료를 줘요. 나는 언어를 못하니까 옆사람 보고 같은 것달라고 했어요. 밥은 치킨 하고 소고기 볶은밥이 있다고 해서 닭으로 달라고 해서 잘 먹었어요. 다음번 식사시간에는 다른 것을 주더라고요. 다행히 에어캐나다에 한국어를 하는 승무원이 3명 있어서 말이 통해 좋더라고요. 그전에 대한항공 탔을 때는 승무원이 한국말을 못해서 몸짓을 했는데 이번에는 편했어요.
해외 여행을 하는 사람은 보통 큰 짐을 가지고 가게 됩니다. 큰가방은 화물칸에 싣고 작은 손가방 정도만 가지고 탑승을 하는데요. 그 가방안에는 위험한 물건 즉 기압변화에 따라 갑자기 폭발할 수 있는 제품이나 폭발물을 만드는데 전용될 수 있는 물질은 제한품목으로 엄격한 규제를 받습니다. 그래서 꼭 필요한 물건만 기내에 들고 탈수 있습니다. 그중에는 상비약도 포함됩니다.
문영옥: 저는 운좋게 비행기를 타건 배를 타건 차를 타던 멀미를 일체 안 하니까 그런 걱정은 안했죠.
기자: 혹시 걱정이 있었다면 뭐가 있을까요?
문영옥: 혹시라도 기압이 낮아서 올라가서 가슴이 답답하면 어쩌나 해서 집에서 떠날 때 구심환하고 우황 청심환을 먹었어요. 그랬더니 아무렇지 않았어요.
기자: 12시간 이상 비행하는데 자리도 좁고 해서 갑갑하진 않으셨어요?
문영옥: 그만하면 견딜만했어요. 밸트만 풀어놨으면 좀 더 편했겠는데 이번에는 비행기 뜰때하고 내릴 때만 하면 된다니까 갈 때는 풀어놓으면 될 것 같아요.
국제선 비행기에는 한 번에 100이상 많게는 300 이상 동시에 탑승하기 때문에 실내 공간이 좁게 느껴집니다. 좌석은 양쪽 창가에 각각 3자리 정도 있고 중간에 길게 6명 정도 앉을 수 있는 자리가 배치돼 있습니다. 그래서 자신의 자리가 사람들 사이에 낀 중간 자리라면 화장실을 이용할 때 옆사람이 일어나 비켜 줘야 통로로 나갈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같은 줄에 앉은 사람이 중요한데요.
문영옥: 옆에 사람에게 양해를 구하고 화장실도 가고. 비행기 안에 화장실이 있다는 것도 너무 신기해요.
기자: 혼자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을 가는 것이 쉽진 않았을 것같은데 어떠셨나요?
문영옥: 걱정했지요. 혼자 가면서 모르는 것이 많은데 어쩌나 했는데 다행히 한국 분이 가족이 한국에 있고 직장이 캐나다에 있답니다 그분에게 모르는 것도 물어보고 도움을 받았습니다.
기자: 옆자리 분이 한국분이셨나요?
문영옥: 네, 한국말을 하시더라고요. 걱정했는데 도움을 많이 받았어요.
기자: 외국인이었으면 더 힘들었겠요.
문영옥: 지난번에는 일본인인데 한국말을 전혀 못했어요. 그래서 내가 밥을 먹을 때랑 쥬스랑 줄 때 뭘 먹을까 걱정스러웠는데 애기가 우유를 먹기에 우유 달라고 손가락으로 가르켜서 먹었는데 이번에는 한국분하고 가니까 이야기도 하고 비행기 내릴 때 세관통과서도 써주고 해서 편하게 오고 또 딸이 장애인 휠체어 신청해서 휠체어 타고 나오니까 너무 편하게 잘왔어요. 전번에는 공항에 나오는데 영어로 하니까 몇번을 물어보고 힘들게 했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좋은지.
문영옥 씨가 느낀 비행기 안에서 제일 신기하게 관찰했던 것은 화장실입니다.
문영옥: 이번에 보니까 화장실에 사람이 있을 때는 빨간불이 켜지고 사람이 없으면 파란불이 켜지더라고요. 그래서 파란불이 켜졌을 때는 볼일을 봐도 되겠구나 하고 나가서 보고 그랬어요.
하늘을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날아 도착한 캐나다 그가 느낀 첫인상은 이런 것입니다.
문영옥: 캐나다를 와보니까 땅이 얼마나 넓은지 조금 구경을 하자해도 2시간 이상이고 가도가도 산이 없고 넓은 벌판이고요. 북한에 있을 때 최홍희 영화 할 때 목동가라는 노래를 부르면서 차를 타고 가면서 부르던 그 생각이 나거든요. 캐나다가 영화에서 나오던 그정도로 가도가도 산이 없고 벌판이고 가을에는 단풍이 물들어서 울긋불긋하고 멋있어서 캐나다 국기도 단풍으로 그렸다고 그랬어요.
그리고 캐나다에서 초대받아 먹은 소고기의 맛은 긴 여정의 피로를 잊게 해주는 달콤함이었답니다.
문영옥: 나는 소고기에 대한 인식이 질기다. 맛이없다. 약에 쓰려고 해도 북한에서는 소고기가 없거든요. 그래서 소고기 보다는 해물을 먹겠다고 했더니 얼마나 맛있는데 이것을 안 먹겠다고 하냐고 하시더라고요. 소고기를 불판에 놓고 구웠는데 얼마나 맛있고 입안에서 살살 녹는지 소고기 맛이 그렇게 맛있는 것은 처음 맛봤거든요. 그렇게 살살 녹으면서 맛있을줄은 꿈에도 몰랐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민 문영옥 씨가 전하는 비행기 탑승에 대한 경험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