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최근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숙청으로 북한 내부에서도 술렁이고 있겠지만 외부세계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장성택 숙청의 배경과 그의 숙청이 앞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 남한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과 자세한 내용 알아봅니다.
기자: 노동신문에서 장성택의 해임 이유를 자세히 설명하고도 체포 사진까지 외부에 공개했는데 그 속내는 뭘까요?
정성장: 장성택의 숙청을 대외적으로 북한이 공개한 것은 북한이 작년에 이영호 총참모장을 해임하고 올해는 장성택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을 해임했는데 이영호와 장성택의 경우는 다른 점이 있습니다. 이영호는 김정은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수용하지 않고 반발하다가 해임됐다면 장성택의 경우는 이번에 권한 남용, 당의 유일한 영도체계를 저해했다는 비판을 받았는데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분파를 형성했다는 겁니다. 과거에도 장성택이 두 차례나 자기 측근을 형성하고 해서 혁명화를 당했는데 김정일 사망 후 그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측근들의 행동이 북한 지도부가 봤을 때 용납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고 볼 수 있고 그 배후에 장성택이 있다고 판단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흥미로운 것은 장성택이 권력을 남용하여 부정부패를 일삼고 여러 나라 여성과 부정한 관계를 갖고 고급 식당 뒷방에서 술 놀이에 먹자판을 벌였다고 비난했는데 이것은 부인인 김경희의 장성택에 대한 불만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봅니다. 장성택 측근의 권한남용과 분파 행위도 용납하기 어려운 것이지만 장성택이 북한에서 김경희의 남편으로서, 최고 지도자의 고모부로서 품위에 맞는 행동을 했어야 하는데 어긋나는 행동을 했고 또 고모 말고 다른 여자와 관계 했다는 것은 김정은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 있습니다. 김경희도 건강상태가 안 좋은 상태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것이 서로 맞물려 정치적으로 뿐만 아니라 인간적으로까지 매장하는 그런 차원에서 대내외적으로 공표 한 것으로 봅니다.
기자: 김경희는 김정은의 고모이자 김정일의 동생인데 현재 김경희의 신상은 어떻게 파악하고 계십니까?
정성장: 김경희가 작년에 건강이 안 좋아 싱가폴에 가서 병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고 올해도 한 차례 쓰러졌다가 회복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김경희의 건강이 안 좋은 상태에서 장성택의 외도는 더욱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수 있고 건강을 더 악화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습니다. 김경희가 장성택의 숙청에 동의하지 않았다면 장성택이 이런 식으로 완전히 매장되는 일은 없었을 겁니다.
단순히 장성택이 분파행위를 하고 권한남용 하는 것에만 그쳤다면 조용히 장성택을 실각 시킬 수 있었을 텐데 그가 여러 여성과 부정한 관계를 가진 것 때문에 고모부라는 인연도 끊어 버리고 또 김경희도 더 이상 장성택을 남편으로 간주하지 않는 그런 판단이 이뤄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장성택은 숙청됐지만 부인 김경희의 위상에는 문제가 없다고 보시는 군요.
정성장: 그렇죠. 김경희의 신변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봅니다. 김경희와 김정은은 한 핏줄이고 그리고 김경희가 이번 숙청에 대해 동의하지 않고서는 이런 식으로 까지 장성택을 매장하는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봅니다.
기자: 중국 측에서는 김정은 보다는 중국을 잘 아는 장성택을 협상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지 않나 그런 생각도 드는데 앞으로 북-중 외교 어떻게 보십니까?
정성장: 장성택이 북한과 중국 간의 경제특구 즉 나선 특구나 황금평 특구 개발에 관여를 해왔고 외자 유치 분야에도 관여를 했지만 장성택의 영향력을 과대평가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기본적으로 중국과 북한 간 당대당 외교는 장성택을 매개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북한의 당 중앙위원회 국제부와 중국의 공산당 대외연락부를 통해 이뤄졌습니다. 대중 외교에서 과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인물이 김양건 전 통일전선부장이고 그 뒤를 이어 지금 김영일 국제부장이 대중외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중국도 작년 정권이 바뀌었는데 장성택은 작년 중국을 방문해 후진타오를 만났지만 정권변화가 있고는 최룡해 인민군총정치국장은 올해 가서 중국의 새 지도자인 시진핑 만났죠. 장성택은 중국의 신 지도부와는 특별한 관계가 아직은 없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장성택이 갑자기 숙청당했다고 해서 북중 외교 체널에 큰 문제가 생길 가능성은 낮습니다. 다만 지금 주중 대사로 나가 있는 지재룡이 장성택의 측근으로 파악되고 해서 지재룡 대사가 소환 될 가능성이 있는데 그렇다면 북중 간의 대화에 있어 약간 차질이 예상 되지만 큰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기자: 김정은 정권이 장성택 숙청으로 얻게 되는 것은 어떤 것이고 또 어떤 것을 잃게 되는 겁니까?
정성장: 북한 지도부는 장성택의 숙청을 통해 북한 지도부 내 유일한 분파 세력이 사라지게 돼서 김정은으로의 권력 집중을 추구할 수 있게 될 것이고 북한 간부들의 김정은에 대한 충성경쟁도 과열 될 것으로 예상할 수 있습니다. 김정은 정권은 단기적으로 보다 공고화 되고 안정화 될 것으로 판단할 수 있습니다. 다만 장성택의 숙청과정에서 그 측근 일부가 신변에 불안을 느껴 한국으로 망명을 할 수도 있고 북한 지도부 내에 공포분위기 형성돼 이런 것이 북한의 정책 결정 과정에 합리성이 보다 결여되게 만드는 부작용을 만들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체제가 더 경직될 수 있는 가능성도 더 커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기자: 북한에서 남한을 방문한 고위급 인물이고 남한을 잘 아는 장성택이 사라지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어떤 식으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십니까?
정성장: 장성택이 남한을 방문한 것은 2002년 그때 한 번 이었습니다. 장성택이 남한을 잘 안다고 보는 것은 좀 과대평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장성택의 대남정책에 대한 영향력은 제한적이었습니다. 대남정책은 기본적으로 통전부 간부들 중심으로 이뤄졌고 대남정책을 총괄하는 김양건이 최근 김정은이 삼지연에 가서 장성택 숙청 이후 대책을 논의할 때도 참여를 했고요 그래서 기본적으로 김양건 부장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장성택의 숙청이 큰 영향을 줄 가능성은 적다고 봅니다.
다만 장성택과 장성택 세력의 숙청과정에서 북한 체제가 좀 경직되면서 대외관계 개선에 소극적으로 나올 수가 있고요. 남한 국정원이 북한 내부 사정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에 대한 불만을 가지고 앞으로 남북정상회담 개최가 추진된다고 했을 때 남한 국정원과의 접촉을 꺼린다거나 하는 부분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은 충분히 있을 수 있다고 봅니다.
기자: 이산가족 상봉 행사나 개성공단과 같은 남북협력 사업 조만간 풀릴 것으로 보십니까?
정성장: 장성택의 숙청이 북한 내부에서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개성공단의 발전적 정상화를 위한 3통 문제 해결을 위한 남북 간 실무회담은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됐습니다. 장성택의 숙청이 남북관계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지금 남한에서 대통령 선거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이 있는데 북한이 이런 남한 내부의 갈등을 북한 내부사회 결속을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남한에서 내년에 지방 선거가 있기 전까지는 남북관계의 상당한 개선은 좀 기대하기 힘들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장성택의 숙청과 관련해 세종연구소 정성장 수석연구위원과의 대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