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자기가 사는 곳을 떠나 새로운 세상으로 가는 여행. 보통은 유람을 끝내고 다시 집으로 돌아가지만 영영 새로운 곳에 정착하는 특별한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은 서해바다를 통해 탈북해 남한에 정착한 박신혁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립니다.
박신혁: 저는 배를 타고 28시간 노를 저어 탈북에 성공했죠.
박 씨는 육지가 아닌 바다를 선택합니다. 물론 빠르고 안전한 여객선을 이용한 것은 아닙니다. 그는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목선에 운명을 걸었고 2008년 둥근달이 뜬 날 밤 해상탈북을 시도합니다.
박신혁: 물론 동력선 기계배면 좋은데 기계배를 타면 NLL에서 경비정에 단속될 위험도 있고 해서 최대한 은밀성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힘이 들어도 쪽배가 안전하고 괜찮거든요. 그래서 저는 쪽배를 선택했습니다.
서해를 통한 탈북은 바다의 거센 파도를 헤쳐야 하는 위험도 있지만 걱정하는 것처럼 큰 장비나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고 있었기에 쪽배를 선택한 겁니다.
박신혁: 이 배는 원래 한 7명까지 탈수 있는데 많이 타면 위험하고 2명이 타면 딱 좋아요. 이 배는 꽃게잡이 배인데 해상 탈북하는 데는 이 배가 제일 좋습니다. 소리도 없고 경비정에 단속이 된다고 해도 꽃게잡이하다가 표류됐다 하면 되니까요.
목선을 타고 단독 항해를 합니다. 쪽배 선장이면서 동시에 선원이 된 박 씨. 모험을 떠나는 어린아이처럼 수 많가지 상상을 하며 특별한 여행길에 올랐답니다.
박신혁: 해상 탈북을 하기 전에는 북한에서 15소년의 이야기 영화가 있잖아요. 돗배를 만들어서 섬에 갔다가 고생하는 내용인데 난 혼자 탈북했는데 내가 떠났을 때는 단오날 이었는데 물 5리터에다 물고기 큰거 말린 것 두마리를 가지고 떠났어요. 식량을 마련해 떠날 조건도 안 됐으니까 무작정 떠났죠.
황해도 용련 옹진 앞바다에서 빤히 보이는 남쪽 백령도. 북쪽에서 보면 육안으로 보이기 때문에 그리 먼 것같지 않죠. 맑은 날이면 하루면 갈 것이다 하고 떠납니다. 박 씨는 해상 탈북을 어떻게 준비했는지 좀 자세히 들어보죠.
박신혁: 제가 혼자 나가서 바로 탈북한 것이 아니고 생활선이라고 해서 75마력 기계배가 쪽배 10척을 달고 나가는데 봄에 꽃게잡이를 하고 배에서 꽃게를 따고 그물 손질도 하고 잠도 자고 그런 배인데 언제 탈북 기회를 보는가 그것이 관건이죠. 그 배에는 보위부 스파이가 타고 있을 수도 있으니까 최대한 어로작업을 조용히 하는 것이 중요해요. 봄에는 평북도 쪽으로 올라갔어요. 거기서 꽃게를 잡다가 초도 쪽으로 내려왔어요. 그러다 단오날에 다른 사람들이 술 마시고 만취돼서 자는 것을 보고 자신해서 근무를 서면서 야밤에 비상식량을 챙겨 떠난 거예요.
지금까지 박신혁 씨의 얘기를 종합해 보면 너무 쉽게 탈북이 이뤄진 듯 생각돼 놀랍기까지 한데요. 어로잡업을 하는 동료들과 함께 있으면서 아무래도 낮에는 단독 행동을 하는 것이 불가능하겠죠?
박신혁: 솔직히 낮에는 위험해요. 왜냐하면 낮에는 다 보이니까 경비정에 걸릴 위험도 있고 그래서 밤을 택한 거죠.
기자: 구름이 잔뜩낀 흐린날을 택한 겁니까? 아무래도 밤이라 해도 달이 떠 있으면 주변이 환할 것 같은데요?
박신혁: 보름달이죠. 쪽배가 아무리 보름달이 떳어도 잘 보이질 않아요. 수면이 어둡고 소리도 없고 노젓는 소리만 들려 그렇게 위험하진 않아요. 그리고 꽃게잡이 하는 줄 알지…
기자: 작은 쪽배지만 보름달이 떠있는데도 들키지 않았다고요?
박신혁: 밤에는 바닷물이 어두워서 투광등을 비취기 전에는 보이질 않아요.
북한에선 어로작업도 개인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바다를 이용해 탈북한다는 것은 어려워보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박 씨의 준비과정이 궁금할 수밖에 없는데요.
박신혁: 두 달 조업하면서 연구를 했어요. 꽃게잡이를 해서 생활에 보템을 하겠다는 마음은 없고 비둘기 마음 콩밭에만 가 있다고 오직 한국 가는 연구만 한거죠. 백령도가 어디에 있고 만조 간조 시간 이런 것만 확인한거죠. 나침반도 없고 하니까 오직 전자시계하고 조수표를 가지고 떠났어요. 출발하면서 보니까 달의 방향이 내 어깨 오른쪽에 있더라고요. 달을 오른 쪽 방향에 놓고 계속 노를 저었어요. 그러니까 한 방향으로 계속 가더라고요. 남쪽으로 남쪽으로…
남북관계가 경색국면으로 접어들면서 교류와 지원마저 전면 끊겼습니다. 그러면서 민간차원의 대북 식량지원도 안되고 있는데요. 하지만 일부 북한인권단체와 탈북자들은 플라스틱 병에 쌀을 담아 서해 물쌀을 이용해 북한으로 보내는 일을 합니다. 물살이 북으로 흐를 때를 이용한겁니다. 박 씨처럼 서해를 통해 탈북한 사람들을 보고 얻은 교훈이라고도 볼 수 있겠습니다.
박신혁: 바다에는 하루에 두 번 물흐름이 바뀌어요. 만조와 간조가 있기 때문에 내가 썰물에 내려갔는데 시간을 보니까 만조 시간이 된 거예요. 그때는 물 흐름이 없어요. 40분 정도 물이 정체됐다가 방향이 바뀌어서 북으로 흐르니까 그 시간에는 닻을 내려놓고 기다렸어요. 그러면서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 28시간이 걸렸어요.
육지였다면 몇 시간 걸리지 않을 거리였지만 밀물과 썰물. 바닷물의 흐름을 따라 목선이 움직였고 또 북한 경비정의 감시망을 피하자니 만 하루 이상 시간이 소요됐던 겁니다. 박 씨는 그리고 해상 탈북에 있어 꼭 명심해야 하는 것이 있다고 했습니다.
박신혁: 제가 떠나기 4일 전에 15미터 해상경보가 나왔어요. 여름에는 15일에 한 번밖에 해상경보가 없어요. 추석이 지난 다음부터는 하늬바람이라고 해서 북서풍이 불면서 해상경보가 자주 있는데 4일전에 경보가 있었기 때문에 한 10일은 바다가 조용할 것이라고 생각 했죠. 저는 배다 경험이 많기 때문에 그런 배짱을 가지고 출발했어요.
아는 사람에게는 아무것도 아닌 일이라도 기초 지식이 없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법.
박신혁: 바다에서 나서 자라고 제가 수영을 엄청 잘해요. 또 배도 잘타고 하니까 걱정이 없었죠. 바다를 무서워 하면 그렇게 못하죠.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해상탈북에 성공한 박신혁 씨의 이야기를 전해드렸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특별한 여행 해상탈북 “여기는 백령도” 편을 전해드립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