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정부의 탈북자 정착지원 제도 중 하나가 의료보호입니다. 쉽게 말하면 탈북자는 남한입국 5년간 본인 부담없이 정부지원으로 지병 치료를 한다는 겁니다. 이렇게 일정 기간 의료혜택을 주는 이유가 있을 텐데요. 오늘은 탈북자의 병 치료에 대해 알아봅니다.
기자: 방송을 듣는 사람들은 그럴겁니다. 아픈 사람들만 한국을 가는 것은 아닐텐데. 멀쩡하던 사람도 한국에 가면 암에 걸리고 관절이 아프다, 다 환자가 돼서 병원을 가는지 그런 생각을 해봤을 것 같은데요.
노우주: 네, 북에서 살 때 저도 부녀 회원들을 데리고 발전소 건설 나가고, 도로 닦기 나가고 다녔어요. 아픈 것을 참고 일하다 정신을 잃고 쓰러져서 인민반장을 하면서 땡볕에 노력동원 나갔다가 쓰러져서 저희 여맹원들이 저를 업고 집까지 데려다 준 적도 두세번 있어요. 거기서도 아팠지만 먹고 살기 힘드니까 아플 시간이 없잖아요. 중국에 와서도 불법 체류자로 살면서 정말 하루 하루 긴장을 늦췄다가는 언제 붙잡혀서 감옥가고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초긴장 상태에 있다가 병을 키운거죠. 그런 상태에서 한국까지 왔는데 이제 열심히 살려고 하니까 이젠 한국 국민이다. 이렇게 맘을 놓기 시작하면서부터 미처 내가 몰랐던 병이 다 튀어 나오는 거예요.
함경북도 청진 출신의 노우주 씨는 2007년 11월부터 남한생활을 합니다. 기자가 노 씨에게 이런 질문을 했던 이유는 노 씨 역시 남한에 가서는 한달 반만에 병원 신세를 졌기 때문입니다.
노우주: 이제 열심히 돈 벌어 살겠다고 누구에게도 지고는 못사는 성격이라 일주일 동안 집안 대청소 하고 중고 자전거 하나 사서 길을 익히면서 요양병원에서 일을 했어요. 거기서 1개월 반 정도 일하다가 쓰러지게 됐어요. 겨울이었는데 속이 메스껍고 어지럽고 토할 것같고 못 견디겠는거예요. 정말 몸이 아픈데 혈압 한번 제주세요 했더니 60-40도 안 나온다는 거예요. 살아 있는 사람의 혈압이 아니라고 중환자 실에 눕혀놓고 링거를 맞게 해준거예요.
노 씨는 요양병원에서 환자를 돌보다 자신이 환자가 된 경우인데요. 탈북자는 남한에 입국하자 마자 자신의 건강상태를 알게 됩니다.
노우주: 저희가 한국에 입국하면 정보기관에 있을 때부터 피검사부터 해서 전체 검사를 하는데 하나원에 오면 다시 재 건강검진을 합니다. 그때 위장병이 있다고 했어요. 위장볍은 중국에 있을 때도 위장약을 먹었기 때문에 알고 있었거든요. 진단도 위장병으로 나왔었죠.
남한 의사가 피를 뽑고 소변을 검사하고 신장을 제고 하는 것에 두려움이나 오해는 없었는지 하는 질문에는 이렇게 답합니다.
노우주: 외부에서 들어오면 건강검진을 한다. 거기서 문제가 나오면 치료를 해야 하기 때문에 건강검진을 한다고 했기 때문에 두려움은 없었고 저는 그냥 감사하게 받아들였었어요. 제가 몸이 안 좋았기 때문에요.
북한에서부터 위가 안좋았던 노 씨. 결국 위 상태는 점차 심각한 병으로 진전이 됐고 수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중증상태로 진행 됐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노우주: 북한에서는 암이란 것을 종양이라고 하는데 여기서는 암이라고 하니까 암이 뭔가 했어요. 6인 병실에 있었는데 옆에 있는 환자분들은 울고불고 했어요. 그때는 2008년 1월이었는데 암이라고 하면 거의 죽는다고 하는 때였으니까 진단을 받자마자 울고불고 난리였어요. 저는 그냥 담담했었어요. 북한에선 종양이라고 하면 그냥 손도 못 써보고 병원에 가도 약이 없고 내가 주머니에 돈이 없으면 시장에 아무리 좋은 약을 팔아도 사먹을 수 없는 정도가 되면 그냥 죽을 수밖에 없었는데 한국에 와서 의사 수녀 원장선생님부터 시작해서 담당 의사들이 너무 친절하게 대해주니까 내가 암환자인지 겉보기에는 건강해보이니까 아무 생각이 없고 죽이든 살리던 하나님이 알아서 하시겠지 이런 생각이 들더라고요.
위암 2기 판정을 받은 겁니다. 이것은 암의 초기 진행 단계로 위의 두 곳에서 종양이 발견돼 수술로 종양을 제거하고 지켜봐야 하는 상태였던 겁니다.
노우주: 제가 혈혈단신이고 지인분이 저를 병원에 데려가고 혈액검사를 하고 증상을 말했는데 원장선생님이 저에게 결과를 알려주지 않고 지인에게 알려줘서 그분이 입원준비를 당장해서 큰병원으로 가자 해서 저는 의사 소견서를 받아서 멋도 모르고 무슨 큰병인데 그러지 하면서 쫓아갔어요. 물어봐도 대답을 안 해주시더라고요. 병원 수속을 하서 입원을 하는데 혈액암과로 간 거예요.
아무리 간단한 수술이라도 전신마취를 하고 몸의 일부를 절개 하는 것이기에 수술 중 의료사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병원 측에서는 환자 보호자에게 수술상 발생할 수 있는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동의서를 받아야 수술을 합니다.
노우주: 저를 데려간 그 지인분이 입원을 시키고 일주일 동안 검사를 하고 위암이라는 판명이 나서 과를 외과로 옮겼어요. 외과에서 한 번 더 검사를 하고 담당 형사나 적십자 회원들이 병문안을 오셔서 며칠 있다가 퇴원을 하면 같이 설명절을 보내자고 앉아서 얘기를 하는 중에 의사가 와서 보호자 싸인할 분은 나와달라고 했는데 아무도 안 나갔어요. 그때 병원에 나를 입원 시키셨던 분이 슬그머니 나가시더라고요. 나중에 수술이 다 끝나고 물어보니까 그분이 나를 입원 시킨 분이 보호자 싸인을 해서 내가 수술을 받았다고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보통 병원비 문제 때문에 직계 가족이 아니면 동의서에 서명을 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아무런 가족관계가 아닌 남한사람이 서명을 해줬던 겁니다. 그분의 답변은 이것입니다.
노우주: 탈북자를 처음 봤는데 정말 얼굴이 주먹만 한게 쪼그만데 얼굴이 쎄까만 것이 죽을 고생을 다 하고 와서 이제는 살만한데 이런 병이 걸렸으니까 어떻게든 이 사람을 살려야한다는 생각밖에는 없더레요. 어떻게 가족도 아니고 형제도 아니고 생면부지의 저를 보호자 싸인을 해주려는 용기가 났는가 하니까 상상도 못할 고생을 하고 온 사람인데 한국에 와서 좀 자유를 누리고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는데 이 사람을 어떻게 하든 내가 구해줘야 하겠다 이 생각밖에는 안들더래요. 생명의 은인이죠. 지금도 은혜 갚으면서 살고 있어요.
노 씨는 위암 수술을 받고 20일 후에 퇴원했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에 간 탈북자가 병치레를 많이 하는 이유와 치료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병원생활에 대해 전해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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