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크고 멋진 미국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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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의 탈북민 대학생이 미국에서 북한의 인권상황을 설명하는 행사에 참여했습니다. 캠페인 제목은 '북한인권 실태 이해" 였습니다.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스텐퍼드 대학과 샌디에이고 대학 등에서 미국 대학생을 대상으로 짧은 일정을 보냈습니다. 탈북민 대학생 김필주 씨의 미국 방문 경험담을 전합니다.

김필주: 미국은 그야말로 자유민주주의 대부다. 역시 사람들의 생활환경이 참 자유롭고 보고 있는데 내 마음이 편해지고 어떤 것에도 억압받지 않는 그 자유로움이 고스란히 느껴져서 너무 좋았어요.

함경북도 새별군 두만강이 보이는 동네에 살다가 탈북해 2006년부터 남한생활을 시작한 김 씨의 미국 방문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그래서 모든 것이 신기했는데요. 1년동안 먹을 햄버거를 다 먹고 온 것 같다고 말하는 김 씨. 우선 눈에 들어온 모습이 틀리다는 겁니다.

김필주: 우선 고향에 있었을 때는 미국 사람이 아니라 미국 놈이라고 알고 있었고 흉악한 사람들로만 기억했어요. 코가 크고 눈은 들어가고 보기만 해도 무서울 것 같은 편견을 가지고 있었는데 전혀 그렇지 않고 남자는 너무 잘 생겼고 여자는 예뻤어요. 그런데 코는 확실히 커요.

한반도의 지구 반대편에 있는 미국은 낮과 밤도 정반대입니다. 남한에 있었으면 한창 단잠을 자야할 시간에 대학을 방문해 열심히 북한생활에 대해 그리고 인권현실에 대해 미국 대학생들이 질문을 하면 그에 답변을 해주는 시간을 갖습니다.

김필주: 대학에 갔을 때 그 모습이 여러나라 사람이 와서 참 다양했어요. 피부가 검은 흑인도 보고 백인도 많이 보고 중동에서 온 사람도 많이 보면서 역시 여러 인종이 사는 나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참 자유로운 이 나라가 멋있다고 여행하는 기간동안 생각했어요.

기자: 며칠이나 있었습니까?

김필주: 날짜로는 10일인데 가는 날 그리고 미국에서 오는 날을 빼면 8일이었고 5일동안 대학을 돌면서 주로 제가 북한에서 꽃제비 생활을 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체제에 대해 순차적으로 얘기를 해줬습니다.

자신이 대학생이기 때문에 미국이란 나라의 대학교는 남한 대학과 어떻게 틀린지 자연스럽게 비교도 하게 됐는데요.

김필주: 우선 너무 커요. 학교인지 아니면 그냥 도시인지 구분이 안갔어요. 교정안에 자동차 도로가 있고 한참을 가야 건물이 있고 학생이 정말 많았어요. 또 수강을 하는 건물과 건물 사이가 너무 멀어서 학생들이 보드를 타고 발로 밀면서 다니는 것이 너무 인상적이었어요.

사사로운 여행이 아닌 학기 중에 미국을 찾게된 목적이 있었기 때문에 개인 시간을 많이 갖지 못했다는 김 씨. 이번 방문 기간에 5차례의 행사를 갖었고 자신의 이야기를 영어로 준비해 틈만나면 그 영어로 번역된 것을 외우느라 재미난 일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고 합니다. 매일 학교당 한 30명에서 40명을 만났는데 북한에 대해 조금 아는 친구들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북한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김필주: 조금 북한을 아는 친구들은 계층이 계급사회라는 것 적대계층, 동요계층, 핵심계층으로 나뉘어 있고 잘 못산다 또 인권상황이 안좋다고 큰 범위에서 알고 있었고 전혀 모르는 친구들은 제가 하는 얘기를 다 신기해 했어요. 꽃제비 생활을 할 때 옆에서 죽어나가는 사람을 봤다, 공개처형을 봤다, 17살때까지 전세계가 다 못사는 줄 알았다고 말했을 때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고 질문이 끊이지 않았어요.

청취자 여러분은 비행기를 타고 다른 국가를 여행하는 것에 대해 어떤 환상을 가지고 계십니까? 자동차나 배로 가기에는 너무 먼 나라. 보통 해외여행을 할 때 비행기를 타게 되는 데요. 김필주 씨는 영국이란 곳을 갈 때 한 번 비행기를 탔고 이번 행사차 미국방문을 위해 10시간 비행을 하게 됐답니다. 잠시 비행기 탑승과 기내안에서의 경험 들어볼까요?

김필주: 비행기 타기 위해 공항에 가면 여권 검사를 합니다. 두 번째 해외 여행이지만 또 신기했어요. 일단 시계, 귀걸이, 혁띠 심지어 신발까지 벗는 과정을 거쳐 비행기 탈수 있는 곳까지 이동을 해서 승무원을 안내를 받아 탑승해 올라갑니다. 가면 의자가 쭉 나열돼 있는데 만약 창가에 앉으면 통로까지 의자가 4개가 붙어있는데 화장실을 가려면 좀 불편함도 있어요. 저는 비행기 화장실에서 참 놀랐어요. 볼일을 보고 물을 내렸는데 물은 조금 나오고 쑥 빨아드리는 소리가 요란해서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

만 하루를 꼬박 비행기 안에 있어야 하기 때문에 장거리 비행에서 식사는 매우 중요합니다. 물론 식사비용은 항공료에 전부 포함됩니다.

김필주: 두끼를 먹고 음료수나 식후 음료와 중간에 간식을 주는데 저는 대한한공을 타서 기내식은 한식을 먹었어요. 그 음식은 승무원들이 가져다 줘요. 처음 비행때는 주는데로 먹고 내가 선택할 수 있는데 눈치보도 돈을 내는 것인줄 알고 무서워서 제대로 먹지도 못했는데 알고 보니까 내가 마음대로 누릴 수 있는 것이더라고요. 그래서 이번에는 와인도 마셔보고 또 외국 음식도 먹어보고 필요한 것이 있으면 승무원을 불러도 보고 그랬어요.

땅덩어리 넓은 미국, 세계의 강대국에서 김필주 씨는 뭘 느꼈을까요?

김필주: 어느나라 보다 환경오염이 안 돼서 참 공기가 유별나게 좋다는 느낌을 받았고 차를 타고 정말 오래 달려야해요. 다행히 달리면서 차창 밖으로 보이는 농장이나 밭을 관리하는 것이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다 기계로 하고 물 뿌리는 것도 물 분수가 있어서 뿌리는 것을 보면서 고향생각이 났어요. 북한에선 사람이 하는 일을 여기는 기계가 다 하네 이런 생각을 했어요.

열번 듣는 것보다는 한 번 직접 보는 것이 사물을 이해하는 데 빠르다는 말이 있죠? 김필주 씨도 이번 미국 여행을 통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편견을 바꿀 수 있었습니다.

김필주: 미국 사람들에 대한 부정적 인식 예를 들어 자본주의에 찌들어서 자기밖에 모르고 이기적이고 비양심적이고 하다는 부정적 인식이 있었다면 이번에 직접 가서 학생들을 만나면서 확실하게 편견이 깨졌어요. 누구보다 인권이나 인간의 존엄성을 누구보다 존중하는 국가이고 그런 사람들이라 멋있다는 생각을 했어요. 잘 생겨서 멋있는 것이 아니라 그 생각과 배려, 인정하는 것들이.

그리고 대학생 신분으로 미국에 와서 북한인권 현실을 알리는 활동을 하며 자신이 마음에 담고 간 가장 큰 소득은 미국이 왜 세계 강국이라고 불리는 지 확인할 수 있었다는 점이랍니다.

김필주: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이 너무 좋고 그리고 자유분방함이 내가 알고 있는 자유분방함은 다소 이기적이고 부정적이었는데 이번에 가서 느낀 것은 그 사람들의 자유분방함은 내 자유가 소중한만큼 상대방의 자유도 소중하다는 것이 기본으로 깔린 상태에서 예의를 지키는 상황에서의 자유분방함이어서 너무 멋있고 너무 맘에 들었어요.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탈북대학생 김필주 씨의 미국 방문 경험담에 대해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