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탈북한 북한주민이 중국에 얼마나 살고 있는지 파악하기는 불가능 합니다. 왜냐하면 이들은 자신의 신분을 숨기고 살기 때문인데요. 최근 남한에서 책 이 한 권 나왔습니다. 중국에 사는 탈북여성의 삶을 전하는 그런 책으로 제목은 '북조선 환향녀'입니다. 오늘은 책의 저자인 부산 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와 함께 책 내용 알아봅니다.
기자: 교수님 안녕하세요
강동완: 네, 안녕하십니까?
기자: 이 책이 언제 시중에 나왔습니까?
강동완: 11월 1일 국내에 출판이 됐고요. 이 연구는 중국에서 탈북여성 100명을 현장에서 만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1년동안 연구가 진행된 것입니다.
기자: 제목이 북조선 환향녀인데 어떤 내용을 담고 있는 겁니까?
강동완: 중국에는 탈북한 여성이 많이 살고 있습니다. 한국에 입국한 탈북민 수가 3만 명 정도인데 그중 70 퍼센트 정도가 여성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이 중국에 살다 온 여성입니다. 그런데 현재 중국에서 살고 있는 여성을 직접 집을 찾아가 만났습니다. 북조선 환향녀로 제목을 한 것은 환향녀란 말이 욕으로도 좀 변질이 됐는데 지금으로부터 400년 전의 일입니다. 청나라가 조선을 침략해서 약 50만의 인질을 잡아갔습니다. 그런데 청나라가 지금의 중국이고 당시 선양이란 곳이 지금의 심양인데 중국 심양에는 현재 탈북여성이 가장 많이 살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당시에는 속전이란 제도가 있었는데 잡혀간 포로를 노예시장에서 사서 오는 제도였는데 지금도 중국에서 잡힌 여성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돈을 주는 상황이라서 4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아무것도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미에서 제목을 붙였습니다.
기자: 사실 청나라에 인질로 끌려갔던 여성과 살기 위해 탈북한 여성은 좀 다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는데요.
강동완: 저는 지금 중국에 사는 탈북여성들을 분단의 인질이라고 표현합니다. 정말 비인간적인 취급을 받으면서 중국에 살고 있고요. 또 그들이 돌아갈 곳이 없다는 것이 환향녀라는 표현에 가장 적절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북으로 돌아가도 이미 조국의 배반자라는 이름으로 환영받지 못하고 한국에 오더라도 사실 한국이 그들을 따뜻하게 맞이할 수 있는 그런 환경도 지금 안 돼 있는 것 같습니다. 어디도 갈 수 없는 분단의 인질이 된 그녀들을 환향녀라는 이름으로 부르고 싶었고요. 정말 한국이 그들의 고향이 되면 좋겠다는 바람도 이 제목에 넣었습니다.
기자: 100명을 집적 만나서 얘기를 들어봤다고 하셨는데 이들은 중국에서 숨어 살면서 자신이 탈북자인 것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아는데 인터뷰를 하는데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강동완: 맞습니다. 중국에서 탈북여성들이 잡히면 강제북송이 되기 때문에 본인들이 어딜 다닐려고 해도 다닐 수가 없었고요. 중국에선 호구라는 것이 있어야만 병원을 가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때문에 항상 잡히는 두려움에 놓여있었기 때문에 저희도 만나기가 굉장히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일일히 저희가 집을 찾아다녔고 현지에 있는 선교사분들의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시골집에 찾아가다보니까 경계심을 푸는 모습도 보여주셨고 무엇보다 한국사람 또는 동포를 만난다는 그런 의미로 따뜻하게 맞아주시면서 본인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고 싶다는 취지를 잘 이해해주신 것 같습니다. 한국이 정말 탈북여성들의 삶을 잘 모르고 있고 분단의 포로가 된 그들의 삶을 세상에 알릴 필요가 있다는 연구 취지에 적극 동참해 주셔서 자신들이 탈북했던 이야기 중국에서 험하게 사는 이야기를 진솔하게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기자: 책구성에 대해 좀 소개를 해주실까요?
강동완: 무엇보다 그들이 중국에 어떻게 오게 됐는지에 대한 동기가 가장 먼저 질문입니다. 자발적인 선택이라고 주장하는 분도 있는데 대부분이 인신매매로 넘어와서 어떻게 그런 인신매매의 덫에 걸렸는지에 대한 부분과 중국에서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생활실태 조사가 있습니다. 예를 들면 남편은 있는지, 자녀는 몇 명이고 한달 수입은 얼마나 되는지 이런 생활 실태가 있고 어떻게 살아가는가 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정폭력, 심한 학대 이런 비인도적인 상황들에 대한 증언을 녹취했습니다. 또 하나는 굉장히 가슴 아픈 질문인데요. 자신의 몸값을 알고 있습니까 하는 질문이 있습니다. 팔려올 때 자신들이 얼마에 팔려왔는가 하는 질문인데 100명 모두가 자신이 팔려온 가격을 알 고 있었습니다. 한 사람의 가격을 저희가 물어본다는 것이 비참한 현실이다 하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또 그들이 중국에서 살아가면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는가도 중요한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호구가 없기 때문에 정상적인 직업을 가질 수는 없거든요. 그래서 과연 그러면 어떻게 경제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지도 저희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질문 중 하나였습니다.
기자: 이들 중국에 사는 북한여성들이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이었나요? 다시 북한으로 가고 싶다? 아니면 남한으로 가고 싶다? 어떤 것이었습니까?
강동완: 가장 큰 희망은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북으로는 다시 돌아갈 수 없고 그렇다고 한국으로 올수도 없는 상황에 놓여있습니다. 이미 한국에 들어와 있는 탈북여성들이 있는데 왜 한국에 오지 않습니까 하고 질문을 드렸더니 두고 있는 자녀들 때문에 올수 없다고 했습니다. 최소한 중국에 있어야 나중에 북한하고 중국 관계가 좋아져서 중국에 있는 탈북여성에게 북한으로 갈 수 있는 기회를 준다면 그렇게라도 고향을 가고 싶다고 했습니다. 한국에 가면 통일이 돼야만 고향에 갈 수 있지만 중국에 살면 고향에 돌아갈 수 있는 희망이라도 있지 않은가 하는 말을 들으면서 정말 분단의 포로로 살아가는 탈북여성들의 삶이 얼마나 비참한가 하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가장 큰 것은 자녀 때문입니다. 어떤 여성은 남한에 오기 위해서 곤명이라는 곳까지 간 여성도 있었는데 며칠동안 아이를 볼 수없다는 슬픔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 여성도 있었습니다.
기자: 이번에 만났던 여성들이 남한에 가면 정착금도 주고 집도 주고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던가요?
강동완: 네, 잘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같이 지내던 탈북여성들이 한국에 입국해서 연락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한국에 갔다가 자기들을 찾아온 여성도 있습니다. 같은 동네에 살던 친구며 지인으로 살았기 때문에 한국에 살다가 잠시 방문한 그런 탈북여성에게 한국의 경제발전상이나 탈북자 정부지원 제도를 잘 알고 있었고 본인들도 한국에 가기를 희망합니다. 더 이상 중국에서 호구없이 불안하게 살기 보다는 정말 한국에라도 가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쉽게 떠나지 못하는 이유가 집안에서 남편이 감시를 한다거나 아이와 함께 힘든 길을 떠날 수 없기 때문에 결국 선택하지 못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굉장히 안타까웠습니다.
기자: 책은 9장에 걸쳐서 이야기를 전개하면서 마지막 장에 그들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까? 하고 물으셨는데 그 답은 뭔가요?
강동완: 네, 정말 제가 택 제일 앞장에 뭐라고 썼는가 하면 '그대 그곳에 홀로 남겨 두어 미안합니다'라고 썼습니다. 정말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자괴감이 들었고 정말 한국 사회가 또는 전세계가 탈북여성의 삶에 대해 너무 무관심하고 있었구나 하는 마음에 미안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물론 국내에서 탈북여성의 북송방지를 위해서 일하시는 분들이 많지만 아직까지는 중국정부를 움직일만큼의 힘이 되지는 못합니다. 그래서 결국 우리가 뭘 할 수 있을까? 한사람의 목소리는 힘이 없지만 여러 사람의 힘이 합쳐지면 그것은 외침이 될 수 있다는 말로 제가 마무리를 짓고 있습니다. 정말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중국거주 탈북여성의 삶이라는 단어를 한사람이라도 생각해준다면 큰 보람이 될 것 같습니다.
기자: 교수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강동완: 네, 고맙습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최근 출간된 중국에 사는 탈북여성의 삶을 전하는 '북조선 환향녀'의 저자인 부산동아대학교 강동완 교수와 함께 책 내용 알아봤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
0:00 / 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