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남한정부는 탈북자 조기정착을 위해 교육지원에 많은 재원을 투자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개성공단 지원단장과 탈북자들의 남한정착을 돕는 하나원 원장을 지낸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고경빈 연구위원에게 탈북자 교육실태에 대해 들어보겠습니다.
기자: 한국 정부가 탈북자 교육에 힘쓰는 이유는 뭔지 그 배경과 목적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고경빈: 탈북자들이 국내에 들어오면 안정적으로 정착하고 성공적으로 정착하도록 해야 한다는 이런 요구들이 있습니다. 정부는 그런 방향으로 유도하는데 성공이다, 안정이다 이런 개념이 너무 추상적이고 주관적이어서 객관적인 정책의 성과지표로 삼기에는 어렵습니다. 그래서 대개는 아이들은 학교에 잘 적응하고 어른은 자립을 할 수 있는 직업을 가져서 정상적으로 취업할 수 있도록 돕는데 집중돼 있습니다. 하나원에서부터 하나원 이후 사회에 나와서 탈북자들의 정착을 돕는 모든 제도들이 이런 교육지원 쪽에 중점을 두고 있죠.

기자: 탈북자들의 남한입국 추세를 보면 초등학교 이상 20세 미만의 탈북 청소년 입국 누계가 3,300명 규모이고 학력 수준을 보면 80% 정도가 고등중학교 이하의 학력수준인데 이렇게 정상교육을 받지 못했던 분들이 남한에 가서 검정고시를 보고 대학에 진학 했을 때 대학 수업을 제대로 받을 수 있습니까?
고경빈: 많이 어렵죠. 당사자들도 학교 수업 따라가기가 굉장히 힘들다고 하고요. 담당하는 교수님들도 학생들의 학업지도의 어려움을 많이 얘기하고 있습니다.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진학 탈북자가 많은데 문제가 되는 것 아닙니까?
고경빈: 우선 당사자들이 학교 진학을 원하고 있고 한국 사회가 학력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서 대학에 가야한다는 욕구가 많은 상황입니다. 지금 제도는 탈북자라면 대학진학에 있어 특례를 인정해 주는 제도가 있습니다. 그래서 대학에 들어가기는 쉽고 가서 수업에 따라 가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기자: 현재 제도를 보면 남한에서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12년 교육을 다 받은 탈북 청소년도 특례 혜택을 보고 대학진학을 하는데 문제가 있진 않습니까?
고경빈: 당연히 그런 지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에서 초등학교부터 정상적으로 12년 교육을 받고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은 북한에서 중고등학교를 나왔다거나 한국에서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에 들어가는 그런 경우이기 때문에 정상적으로 우리 일반 학생들과 경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죠.
기자: 남한학생들도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이 어렵다고 하는데 탈북자의 경우 대학졸업 후 정부가 도움을 주고 있습니까?
고경빈: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하지 못한 사람을 구제하는 정부의 제도는 없고 다만 취업을 활성화하기 위해서 일반 공무원 채용이나 이런 곳에 특채를 할 수 있는데 그때도 대학졸업 여부를 떠나 적합한 사람을 뽑죠.
기자: 졸업을 하고 나서는 자신이 알아서 해야 하는 것이군요?
고경빈: 그렇죠. 궁극적으로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다는 것이 결국 자립한다는 것 아니겠습니까? 지원을 평생 받게 된다면 그것은 성공적인 정착이라고 볼 수도 없고 바람직한 제도라고 볼 수 없죠.
기자: 탈북자들의 실업률을 보면 남한 사람보다 높고 힘들어 한다는 말도 있는데 정부는 직업교육도 하고 있지 않습니까? 이런 교육이 실제 취업과 연결이 되고 있는지요?
고경빈: 하나원에서부터 어른들은 직업을 갖도록 직업교육이나 직업적성 교육 프로그램을 지원해주고 있는데 대부분이 직업 환경도 차이가 있지만 언어나 적응 문제에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에 일반 직업훈련과정에서도 역시 따라 가기가 어려워요. 더군다나 직업교육을 받는다고 해서 바로 취업이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해서 어려움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지난 수년간의 지표를 보면 취업률이 꾸준히 좋아지고 있다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기자: 하나원 원장님을 역임하셨는데 하나원에서는 어떤 직업훈련을 하고 있습니까?
고경빈: 특정한 직업능력을 키우는 기능을 키우는 여건은 못 됩니다. 일단 교육기간이 3개월로 짧고 또 교육생들도 어린이부터 할머니까지 여러 욕구나 배경이 다 다른 눈높이를 맞추기 어려운 환경이기 때문에 많은 직종을 가르치기는 어려운 상황이어서 주로 본인의 직업 적성을 확인하는 일이나 아주 기초적인 직업 기능들을 맛보기 과정 정도로 이수하는 데 하나원 나와서부터 본격적인 직업훈련을 받도록 지금 제도가 그렇게 돼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원 나와서 일반 직업교육 훈련하는 기관에서 본인이 원하는 직종을 교육받는데 이런 교육프로그램은 국가가 무상으로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기자: 방송을 듣는 북한 청취자들이 자칫 오해를 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대학진학도 만 35세 이전에 입학을 해야 하고 4년 단 한 번만 지원이 되고 이런 제한도 있는데 정부가 노력도 하겠지만 탈북자도 만족하고 연구위원님께서 보시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고경빈: 무조건 지원이 다 좋은 것은 아니죠. 단기간에 많은 지원을 하는 것보다 본인의 수용능력이 커가는 단계별로 지원해 주는 그런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지원 제도들이 장기간에 걸쳐 본인이 적응하는 정도에 따라 주는 인센티브 형이 많이 늘고 있죠.
기자: 제가 대화를 나눈 탈북자 중에는 대학졸업 후 대학원 진학을 원하는 분도 있는데 이런 분에 대한 정부지원은 어떤가요?
고경빈: 정부가 공식으로 지원하는 제도는 없습니다. 대학원이상 진학을 하는 경우는 민간 기관에서 장학금을 주는 지원은 있지만 정부가 대학원 이상 학생을 지원해 주는 제도는 없습니다.
기자: 정부에서는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교육지원을 하고 있지만 받아들이는 입장에서는 또 다른 요구가 있을 수 있는데 이런 부분은 어떻게 해소할 수 있을까요?
고경빈: 정부가 지원을 한다고 하지만 막상 당사자들이나 우리 남한의 경쟁 환경으로 보면 굉장히 미흡하죠. 그래서 많이들 어려워하고 있는데 일단 어려운 것이 정상이다는 생각으로 시작해야죠. 우리 한국사회도 과거 60년대를 보면 무작정 돈 벌겠다고 시골에서 도시로 상경했던 많은 젊은이들이 있었고 또 80년대에는 또 무작정 미국으로 이민을 가는 경향도 있었는데 그때 서울이나 미국으로 갔던 사람들이 5년 10년 안에 자릴 잡는 다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거든요. 탈북 1세대들이 그런 어려운 환경 속에서 노력을 하고 2-3세 때부터 정착하는 그런 긴 호흡을 보고 준비를 해나가야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오늘은 남한정부의 탈북자 교육실태에 대해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고경빈 연구위원과의 대담을 전해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진행에는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