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남한의 쌀 출하 통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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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청취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이 시간 진행에 이진서입니다. 북한은 옥수수 수확은 끝났고 한창 벼 수확을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봄에 풍년을 기대하며 뿌린 씨가 결실로 돌아오는 가을이면 추수한 곡물을 팔아 내년을 준비합니다. 남한은 지역에 따라서 또는 품종에 따라 가을걷이를 한 곳도 있고 진행 중인 곳도 있는데 남한의 가을 농촌 풍경과 함께 농부가 생산한 곡물은 어떻게 처리되는지 그 과정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한 해 농사가 잘돼야 농부는 아들, 딸 대학 등록금 내고 혼기가 찬 자녀가 있으면 시집, 장가보내고 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하죠. 물론 농사를 위해 대출받은 농자금도 갚고 다음 해 농사 준비를 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말입니다.

실제 남한 농가는 10월 중순 어떤 모습일까? 북한과 가장 비슷한 기후를 보이는 강원도 고성군에 속한 마을인 오봉2리 김조현 이장은 1만 5,000평의 논농사를 지으며 한우 80두를 키우고 있습니다. 오봉리도 다른 농촌과 마찬가지로 환갑이 지난 노인들이 대부분이지만 농사일이 전과는 비교도 되지 않을 정도로 수월해졌습니다. 참고로 김 이장은 올해 68세입니다.

김조현

: 아이코, 3만 평씩 하는데 우린 장난이죠. 콤바인 다 있고 기계 있는데 문제없습니다. 쓰러지지 않으면 3일이면 다 벱니다. 이슬이 안 오면 아침 8시에 할 수 있고 이슬이 내리면 10시가 넘어야 합니다. 벼 베는 기계가 옛날에는 24마력이었는데 지금은 72마력입니다. 탱크예요. 속력도 빠르고 벼도 많이 저장합니다.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현재 남한에선 벼농사만 놓고 보자면 지역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품종이 조생종인 경우 추수가 끝났고 만생종의 추수가 한창입니다. 알이 여물어 고개를 숙이고 황금 물결 진 평야는 농부뿐만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이의 마음을 흐뭇하고 평화롭게 하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남한에서 곡창지대로 소문난 곳은 논의 면적만 21만 4천 헥타가 되는 전라남도입니다. 전체 쌀 생산의 20%를 차지하는 데요. 이곳도 추수가 한창입니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 박용철 씨입니다.

박용철

: 저희 지역은 이미 조생종은 추석 전인 9월 10일경 수확이 마무리됐고 지금은 중만생종 수확기에 들어가 금주부터 진행되고 있고 현재 전체 면적의 20%가 수확됐습니다. 육안으로 봤을 때 한 이삭의 벼알을 100개로 봤을 때 90개 정도가 익었을 때 수확하는 것이 좋죠. 너무 완전히 익었을 때 수확하면 쌀알에 금이 가는 것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추수가 끝나면 대다수 농가는 벼를 원료곡 자체 즉 벼 상태로 해서 지역 농업협동조합에 가져가 팝니다. 이때 농협에선 40kg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쌀값으로 농가에 지급합니다.

이렇게 남한에선 가을이면 농부가 한 해 동안 흘렸던 땀방울을 보상받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북한은 어떻습니까? 남한에 사는 탈북여성 리병옥 씨의 말입니다.

리병옥

: 북한은 농사지어도 60년대 70년대만 해도 기분이 좋았습니다. 한 자동차씩 싣고 집에 들어갔는데 지금은 농민에게 차려지는 것이 없으니까 열성적으로 하지 않고 수확하러 나와서는 자기 주머니에 조금씩 넣고 그럽니다. 자기에게 차려질 것을 바라고 하는 것은 아닙니다. 군인들이 총을 메고 탈곡장에 나와서 지키고 있습니다. 군인들에게 먼저 가고 남아야 분배되는 분배될 것이 없습니다.

이 씨가 말하는 북한의 농촌 사정은 자기 것이 아니니 애써 농사를 지으려 하지도 않고 게다가 배급이 끊어진 지금은 증산에 머릴 쓰는 이가 더더군다나 없다는 것입니다.

남한의 쌀 재배 면적은 북한의 거의 두 배 정도로 약 90만 핵타입니다. 그리고 한 해 450만 톤 정도 쌀이 생산됩니다. 올해 재배 면적이 좀 준 것이 있고 단위 면적당 수량도 일조량의 부족으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조금 줄었지만 예년 수준과 크게 다르지 않을 전망입니다. 남한 농촌경제연구원 권태진 부원장은 농촌에서 생산된 쌀이 일반 소비자의 밥상에 오르게 되기까지 거치는 경로를 이렇게 말합니다.

권태진

: 쌀이 시중에 공급되는 통로를 보면 크게 3가지로 농협이 수매해서 농협을 통해 판매되는 통로가 있고 일반 상인인 개인이 사서 파는 통로 또 한가지는 정부가 수매해서 공급하는 통로가 있지만 정부는 쌀을 수매해서 일반 소비자에게 파는 것이 아니고 공공목적으로 비축합니다. 공공목적이라 함은 일부는 군인식량, 아주 어려운 고아원, 양로원에 보조를 주는 것도 있고 또 경우에 따라선 쌀값 폭등이 있을 때 시장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공공목적을 위해 사용하는 것이지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위해 수매하진 않습니다.

올해 가을 북한에서 수확되는 벼, 옥수수, 감자 등 전체 곡물 생산량만 따지면 380-390만 톤 정도로 남의 쌀 생산량보다도 적을 것으로 권 부원장은 추정했습니다. 북한은 옥수수가 50만 핵타, 감자가 이모작을 합쳐 20만 핵타정도 됩니다. 농사짓는 면적이 남한보다 북한이 넓으면 넓었지 좁지는 않습니다. 그런데도 남한은 쌀만 계산해 북한보다 적게 잡아도 50만 톤 이상 곡물 생산량이 많습니다. 쌀만 놓고 보면 핵타당 2톤 정도 남한에서 더 많이 생산하는데 그 이유는 비료의 공급, 농사기술, 지력이 떨어지는 요인 때문에 북한의 벼 종자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시키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그리고 남한은 농사하면 쌀농사만 떠올리는 것은 그만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권태진

: 남한은 주로 벼만 재배하고 밀, 보리는 이모작을 잘 안 합니다. 옥수수는 별로 재배하지 않습니다. 북한은 쌀과 옥수수의 생산량이 거의 비슷합니다. 남한은 옥수수, 보리, 밀, 감자도 북한보다는 생산량이 적습니다. 남한은 쌀 중심으로 생산하기 때문에 쌀 이외 전체 남한에서 생산되는 곡물, 양곡을 다 모아봤자 1년에 한 500톤밖에는 안 됩니다.

10월 중순이면 벼 베기가 끝난다고 하는데 실제 농가에선 벼농사해서 어느 정도 가격을 받고 파는지 김조현 이장을 말을 들어봅니다.

김조현

: 물벼를 갖다 주면 현재 40kg 포대당 4만 원 정도 주고 나중에 벼값을 계산해 차익분은 더 내줍니다. 또 건조하면 나눴다가 나중에 팔고 정부에서 비축하는 공공 비축미로도 넣고 그럽니다. 올해 찧지 않은 벼 40kg한 포에 4만 3천 원 정도 하겠죠.

벼 상태로 40kg 한 포에 4만 원이라고 하면 미국 달러로 환산해 35달러 정도 됩니다. 김 이장은 1만 5천 평 논농사를 해서 평균 3천만 원 미국 돈으로 2만 6천 달러 정도 됩니다. 김 이장은 논농사 말고도 소를 80두 키우고 있다고 했습니다.

남한에선 쌀이 남아돌아 쌀값이 그리 높지 않습니다. 남한 정부는 올해도 약 30만 톤 정도를 비축미로 수매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전국 500여 지역 농협에 2010년산 벼 매입 자금 1조 3천 억 원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 돈으로 13억 달러 정도로 올해 예상되는 쌀 생산량의 약 19%에 해당됩니다.

‘궁금증을 풀어 드립니다. ‘ 오늘은 남한 농촌의 추수 현황과 함께 농가에서 생산되는 쌀이 어떻게 소비자에게 가는지 판매 경로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RFA 자유아시아방송 이진서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