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실체] 북한은 세계저작권법 위반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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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인민대학습당을 지었을 때 세계 최대의 도서관이라고 대거 선전했습니다. 이유는 건물의 규모도 규모지만 3,000만권의 서적을 보유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그 정도의 도서를 보유한 도서관은 세계 그 어느 나라에도 있는데 말입니다. 역사적으로 전해지는 사회 각 분야의 전문서적들을 따로 갖고 있는 도서관들도 많습니다. 그런 유명 도서관들에 비하면 별로 자랑 할 것도 못 되지만 폐쇄국가인 북한의 실정에서 봤을 때는 과히 크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그 3,000만권의 도서들 중 일반인이 어느 때나 열람할 수 있는 공개용은 많지 않다는데 있습니다. 그 이유가 외국에서 증정한 귀한 책들이라는 점도 있지만 보다는 북한이 불법적으로 복사 출판한 외국도서들, 즉 세계 저작권 법에 위반되는 책들이 국외로 유출될 염려가 있기 때문입니다. 북한에선 그런 책 을 '100부도서'라고 합니다. 그 '100도서'는 100부밖에 번역 출판하지 않는다는 데서 비롯된 북한만의 고유 명사입니다. '100부도서'의 유래는 김일성 때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 조직 부 유일지도체제를 완성한 김정일은 국사에서 손을 뗀 김일성의 여가시간을 위해 세계 유명 소설들을 번역해서 주석 궁에 보내도록 했습니다. 눈의 피로를 덜어 준다며 조선중앙방송 위원회 라디오 총국 안에 아예 김일성을 위해 소설을 읽어줄 1호 성우 들을 배치하기도 했습니다. 그 배우들 중 김일성이 가장 좋아했던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김일성 사후 인민방송원 칭호를 준 "김주먹"이란 여성입니다. 그녀는 6.25전쟁 고아입니다. 전쟁 이후 고아 학원을 방문했던 김일성이 훗날 커서 미국과 남한을 꼭 복수하는 사내처럼 살라는 뜻에서 직접 "주먹"이라고 이름을 붙여주었습니다.

그 뿐이 아니라 김정일의 아들 들과 친인척 들을 위한 세계에서 유명한 음악교제들도 북한은 '100부도서'로 대거 복사 인쇄하였습니다. 김정일은 1987년 그런 예능 분야의 '100부도서'들을 자신의 명의로 평양 음악 무용대학과 각 예술 대학에 각각 한 부씩 선물로 보내기도 하였습니다. 때문에 북한에는 외국 유명 도서들만 전문적으로 번역하는 번역가들이 사회과학원과 그 산하에 수 백 명 이나 달합니다. 그들은 상부가 지정한 번역계획을 실천하기 위해 하루도 쉬지 못하고 번역에 시달려야만 합니다. 특히 그들이 가장 바쁠 때에는 외국인들이 김 씨 일가에게 도서를 증정했을 때입니다. 그 책을 보든 말든 무조건 번역도서로 만들어 빠르게는 다음날, 늦으면 삼일 내에 김정일 책상 위에 올려놓아야 하기 때문에 어떤 때에는 수십 명이 한 책의 장수를 분담하여 번역전쟁을 하게 됩니다. 그렇다고 번역의 수준이 떨어져서도 안 됩니다.

한번은 김일성이 한자단어 하나가 잘 못 번역된 점을 지적한 관계로 사회과학원이 보배로 아끼던 박영일 이라는 중국어 번역가가 10년 동안 농촌으로 혁명화 내려갔던 적도 있습니다. 김일성은 젊었을 때 조금 익혔던 중 어와 러시아 어를 뽐내기 위해 꼭 번역 도서와 원본을 같이 요구했는데 때로는 틀리는 지적도 신격화 교시로 되어 번역의 기술교본으로 미화되기도 하였습니다. 김일성에게 뒤질세라 김정일도 때로는 과시 차원에서 번역이 잘 못된 점을 찾아내어 격하게 야단치기도 하였습니다. 그 통에 출당 해임되거나 이의를 제기했다가 수용소로 끌려간 번역가들도 많습니다. 번역도 제의 창작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김 씨 일가의 말이 곧 법으로 되는 북한이어서 1호 번역가들은 자신들의 지식에 대한 믿음이 없는 직업적 고민이 누구보다 많은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처음에는 김 씨 일가의 여가시간과 취미만을 위해 만들었던 불법적 도서들의 범위를 북한 정권은 점차 과학, 인문학, 역사, 등으로 넓혀가기 시작하여 지금은 사회과학원이 아예 불법도서 번역 집단으로 돼 버렸습니다.

그 뿐이 아닙니다. 북한에는 영화 광인 김정일만을 위한 영화 필름 보관소가 있습니다. 거기에는 4만 점에 달하는 외국 번역 영화들이 쌓여있습니다. 이를 위해 평양 시 중구 역 경상동에는 번역 영화 제작소가 아예 따로 존재할 정도입니다. 역시 그 영화들도 북한이 공식적으로 돈을 주고 사온 것들이 아니라 각 나라에 파견된 문화 참사들이 외국도서들과 함께 불법적인 방법으로 북한에 반입시킨 것 들입니다. 김정일은 공작원들을 시켜 납치해온 남한의 영화감독 신상옥과 배우 최은희 씨와의 사석에서 자기가 갖고 있는 영화가 3만 점에 달한다고 자랑했었는데 그것은 자기의 불법 성을 자백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얼마 전 북한 노동 신문과 조선중앙 통신사는 어느 가정집을 방문한 김정은의 현지시찰 사진들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 사진 속에는 김정은이 선물한 외국 유명 만화들과 CD들이 들어있었습니다. 어찌 보면 그것들도 북한이 외국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 복사 인쇄한 '100부 도서' 들일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