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 일가의 실체] 김정일의 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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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6일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입니다. 북한당국은 올해 김정일의 69번째 생일을 축하하고 있지만 실제로 김정일의 올해 나이는 70살입니다. 김 씨 일가의 실체, 오늘은 김정일의 출생에 대해 살펴봅니다.

김정일은 1941년 2월 16일 김일성과 김정숙 사이에 태어났습니다. 당시 김일성은 중국 공산당 산하 동북항일연군이 일본군에게 토벌되자 남은 동지들과 함께 소련으로 탈출해 하바로프스크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었습니다. 한국과 미국, 일본과 중국의 학자들 그리고 구소련의 기록에 따르면 김정일은 하바로프스크에서 동북쪽으로 70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작은 마을에서 태어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시 김정일의 러시아 식 이름은 유리 이르세노비치 김, 이를 줄여서 김유라라는 이름을 사용했습니다. 그런데 북한당국이 내놓은 김정일의 출생기록은 판이하게 다릅니다. 북한에서는 김정일이 1942년 2월 16일 량강도 삼지연군의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선전하고 있습니다. 학계에 알려진 김정일의 출생지도 다르거니와 출생 년도도 1년이나 늦습니다.

북한대학원대학 류길재 교수는 북한의 김정일 출생에 대한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말합니다.

류길재

: 북한 당국은 김정일이 42년 2월 16일 백두산 밀영에서 태어났다고 우상화 하고 있지만, 당시 일본이 만주를 장악하고 있을 때 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일성이 한반도까지 와서 김일성이 활동을 했다라고 했다는 증거는 전혀 없다. 다만 북한의 공식적인 선전에서만 있을 뿐이다.

당시 역사적 정황과 김일성의 행적을 볼 때 김정일이 소련에서 태어난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류 교수는 말합니다.

류길재

: 소련지방 부야츠크라는 소련의 극동군의 조그만 부대가 있던 곳인데 그 야영지에서 김일성 부대가 주둔하고 있었기 때문에 김정일이 그곳에 태어났다는 것이 정설이다.

북한당국이 김정일의 출생지를 왜곡하는 이유는 김정일의 정통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선전에 불과하다고 류길재 교수는 말합니다.

류길재

: 북한이 백두산 밀영 출생 설을 만들어 내고 이것을 널리 유포한 것은 김일성의 항일 투쟁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이유에서 시작됐지만 그 이후에는 김정일의 출생에 얽힌 여러 가지 신화적인 요소들을 부각시키기 위해, 말하자면 항일 독립운동의 맥락 속에서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것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북한전문뉴스 데일리 NK의 손광주 국장도 김정일의 출생 왜곡은 김일성의 혁명역사 왜곡과 부합한다고 말합니다.

손광주

: 김일성은 원래 중국 항일연군에서 빨치산 활동을 해 왔는데 이후에 김일성이 독자적으로 북만주, 백두산을 근거지로 일본군과 싸워 조국을 해방했다고 항일혁명역사를 날조해 왔기 때문에 김정일도 여기서 태어났다고 해야만 김일성의 기록과 맞아 떨어진다.

지난 1997년 남한으로 망명한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도 자신의 회고록을 통해 김정일의 출생 왜곡 사실을 밝히고 있습니다. 황장엽 비서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일성이 어느 날 빨치산 출신들을 모아 놓고 백두산 밀영자리를 찾으라고 지시했지만 어느 누구도 밀영을 찾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자 김일성은 백두산 인근 경치 좋은 장소를 직접 찾아내 “이곳이 밀영이다”라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은 이후 밀영에 있는 뒷산을 ‘정일봉’이라고 이름 짓고, 산 위에 거대한 화감암 바위를 세워 ‘정일봉’이라고 세기는 거대한 공사를 진행했다고 황 비서는 회고합니다. 황장엽 비서는 또 김일성이 1930년 말 소련으로 들어가 1945년 9월 처음 조선 땅에 밟았는데 어떻게 김정일을 1942년 백두산 밀영에서 낳을 수 있냐고 북한 측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김정일의 출생 년도를 41년에서 42년으로 바꾼 이유도 기가 막힙니다. 북한당국은 1912년 태어난 김일성과 출생년도의 끝자리를 맞추기 위해 김정일의 출생년도를 김정일이 공식 후계자로 등장한 1980년 이후 바꾼 것입니다. 북한의 언론보도를 보면 지난 1981년과 1982년에 김정일이 40번째 생일을 맞았다는 보도가 두 번 등장합니다.

전문가들은 김일성, 김정일 부자의 나이 차를 30년으로 정함으로써 권력세습 구도를 10년 단위로 쉽게 짜 김정일이 차세대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합니다. 김 씨 일가의 나이 조작은 여기서 끝나지 않습니다.

지난해 김정일의 후계자로 떠오른 차남 김정은의 출생년도는 1983년입니다. 김정일의 일본인 요리사였던 후지모토 겐지 씨도 자신의 수기를 통해 김정은의 생일을 1983년 1월 8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김정은이 후계자로 등장한 이후 북한당국은 그의 출생년도를 1982년으로 바꿔 소개하고 있습니다.

김정은의 출생년도 역시 할아버지 김일성의 출생년도와 끝자리 수를 맞춰 소개하고 또 나이 한 살을 올려 부족한 지도력을 보완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전문가들은 또 북한당국이 김일성의 출생 100주년을 기념하는 2012년, 김정일의 70번째 생일을 기념하고 또 김정은의 30번째 생일을 기념함으로써 권력세습의 구도를 정당화 하려는 의도로 분석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