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학에는 한 국가 지도자의 통치 방식이나 행동을 분석하는 '정치 심리학'이라는 분야가 있습니다. 정치학자들은 지도자의 정치행위와 정책결정과정 그리고 용인술 등을 바탕으로 지도자의 통치심리유형을 분석합니다.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보는 김정일의 정신세계와 통치성향은 어떤지 오늘 '김 씨 일가의 실체'에서 살펴봅니다.
미국의 정신분석학자인 오토 켄버그는 지도자의 성격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자기의 표현을 잘하지 않음으로 여러 가지 이익을 취하는 '분열적 유형'이 있고 두 번째는 많은 의심을 가지고 모든 일에 판단을 쉽게 내리지 않는 '강박증 유형'이 있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좋으면 좋고 나쁘면 나쁘다는 것이 분명한, 즉 적과 아군을 분명히 하는 '편협적 유형'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자기 분야에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자기중심적인 '자아도취적 유형'이 있습니다. 이러한 잣대를 놓고 볼 때 북한의 김정일은 편협성과 자아도취적 성향을 겸비한 유형이라고 북한전문뉴스 데일리NK의 손광주 편집장은 말합니다.
손광주
: 김정일 경우 편협 적 양분적 그러니까 파라노이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그것에 더해서 자아도취적 유형도 같이 있는 것 같다. 파라노이드 유형은 사실상 공산주의 독재자나 전체주의 리더 들 중에 파라노이드 유형이 많다. 김일성도 사실상 파라노이드 유형이라고 볼 수 있다.
이렇게 적과 아군을 확실히 구분하고 정적들에 대해 무자비한 것은 김일성과 모택동 그리고 스탈린과 같은 공산주의 지도자들에게 찾아볼 수 있는 공통점이지만 김정일의 경우에는 여기에 가학적 성격과 상대방을 학대하는 모습도 보인다고 손 편집장은 말합니다. 김정일의 이러한 통치성향은 그의 성장과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여러 학자들은 분석합니다.
황장엽 전 북한 노동당 비서는 남한으로 망명한 뒤 쓴 수기를 통해 김정일은 어릴 때부터 왕자같이 행세 했으며 다른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자기를 최고 권력자 김일성의 대리인으로서 제멋대로 행동했다고 말합니다.
김정일은 또 성장과정에서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는 품성을 더 키워 갔고 이것은 아버지의 권력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는 욕망으로 커갔다고 황장엽 씨는 말합니다. 손광주 편집장은 김정일의 통치 유형은 아버지인 김일성으로 부터 배운 것도 있겠지만 스스로 터득한 면도 적지 않다고 말합니다.
손광주
: 김정일에 대해서 외부에서 알기는 김일성으로부터 독재 권력을 그대로 물려받은 것이 아니냐는 주장도 있지만 그것은 형식적인 면만 보고 내용적인 것은 관과 한 것이다...
어떤 면으로 볼 때 김정일의 독재적 성향은 김일성을 능가한다고 손 편집장은 말합니다.
손광주
: 김정일이 나름대로 권력의 생리를 잘 알고 있는 유형의 지도자라고 볼 수 있다. 김정일의 리더십의 가장 큰 특징은 독재 체계를 수립하는데 상당히 무자비 하고 두 번째로 선전, 프로파간다의 중요성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독재 체계를 수립하는데 있어서는 김일성보다 더 철저하고 준비가 강한 측면도 있다...
이와 관련해 황장엽 전 노동당 비서는 독재자로서의 성격 면에서 김일성과 김정일을 비교해 보면 김일성은 너그럽고 포용력 있는 독재자라는 인상을 주지만 김정일은 성격상 타고난 독재자처럼 보인다고 말합니다.
다시 말해 김일성은 자기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불가피하게 독재를 하지만 김정일은 독재 자체를 즐기는 인상을 준다는 것입니다. 일하는 모습을 보더라도 김일성과 김정일의 차이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김일성은 회의에서도 긍정적인 측면을 부각시켜 사람들을 칭찬하고 부정적인 면은 적게 비판한 반면 김정일은 부정적인 면을 부각시켜 이를 비판하는 쪽으로 회의를 이끌어 갔다고 합니다.
정책을 결정하는데 있어서도 김일성은 아랫사람들의 의견을 많이 수렴해 정책을 결정했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데 있어서도 반드시 간부들과 의논한 뒤 이것을 이론적으로 정리해 당 조직에 전달했습니다.
그렇지만 김정일은 각 부서들이 정책안을 제의서 형식으로 제출하면 이것을 자신이 비준하는 형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김정일은 또 자신이 직접 비준한 제의서도 훗날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에는 제의서를 올린 사람을 비판하고 처벌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황장엽 전 비서는 전했습니다. 황 전 비서는 김정일이 이해타산을 빨리 잘하지만 성격이 너무 급하고 변덕스러워 불합리한 명령과 지시를 내린 적도 적지 않다고 전했습니다.
그 예로 김정일은 주체를 세우기 위해 외국에 출장 가는 사람은 평양시계공장에서 생산한 북한 시계를 차고 나가라는 지시를 내리는 가하면, 여성들은 흰 저고리와 까만색 치마를 입어야 좋다는 말, 그리고 겨울에는 눈이 있어야 기분이 좋다며 중앙당 구내에서 눈을 치우지 말라는 불필요한 지시도 내렸다고 합니다. 결과적으로 김정일의 이러한 불합리한 지시들은 일부 측근들 사이에서만 지켜질 뿐 인민들 사이에서는 무시당한다고 탈북자들은 말합니다.
김정일의 성격을 종합하자면 자기중심적이고 상대방을 무시하며 다른 사람들의 건설적인 비판을 조금도 받아들이지 못하는 아주 극단적인 성격의 소유자라는 것입니다. 김 씨 일가의 실체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