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자에게만 특별 공급한 분말숭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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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에게 정상 공급되고 있는 룡성소주와 룡성맥주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늘은 김일성의 출생 80돌인 1992년 4월 15일을 맞으며 만청산연구원 연구사들과 룡성특수식료공장의 기술자들이 합심하여 새로 개발한 분말숭늉에 대하여 말씀드리려 합니다.

당시 분말숭늉은 김일성의 큰 호평을 받았고 김정일은 이 연구집단에 감사장을 보내고 격려하였습니다. 김일성에게 기쁨을 주었다는 이유로 연구사들은 훈장들을 받아 안았고 책임자는 노력영웅칭호를 받기까지 하였습니다.

과연 룡성특수식료공장에서 개발하여 김부자에게만 특별공급하기 시작한 분말숭늉은 어떤 것일까요? 도대체 어떤 좋은 점이 있기에 개발자들이 훈장까지 받을 수가 있었을까요? 우선 우리 민족의 식문화에서 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숭늉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국어사전을 보면 숭늉은 밥을 지은 솥에서 밥을 푼 뒤에 물을 부어 데운 물이며 맛이 구수하고 흔히 식사를 한 뒤에 마신다고 씌어져 있습니다. 지금은 전기밥가마로 밥을 짓다보니 도시 가정들에서 숭늉을 만들어 먹을 수 없습니다. 시골에서 장작이나 탄으로 불을 피워 쇠가마로 밥을 하는 경우에 밥을 다 푸고 나서 바닥에 붙은 누룽지에 물을 부어 뜨끈하게 마실 수가 있습니다.

예로부터 영국사람들은 홍차를 즐겨 마셨고, 미국사람들은 커피를, 중국과 일본사람들은 녹차를 좋아하였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족은 옛날부터 쌀밥을 주식으로 식생활을 하여 오면서 밥을 지을 때 생기는 누룽지로 숭늉을 만들어 마셨습니다. 그러니 우리 민족을 대표하는 전통차는 누룽지를 끓여서 우려낸 구수한 숭늉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옛 고전도서인 《임원경제지》에서 숭늉을 숙수(熟水)라 하였고, 다른 책인《계림유사(鷄林類事)에서는 "숙수를 이근몰(泥根沒 : 익은 물)이라 한다."는 표현이 나오기도 합니다. 중국 사람들은 밥을 지을 때 처음부터 물을 많이 넣어서 충분히 끓어오르면 물을 퍼내고 약한 불로 뜸을 들이거나 다시 찌셔 죽처럼 먹다 보니 숭늉문화가 없었고, 17세기 일본 문헌에는 나오는 '식탕'이라는 것도 우리나라의 숭늉과 달리 밥을 더운물에 말아 먹는 유형으로 쌀로 밥을 지어먹는 문화권 나라인 우리나라와 중국과 일본 세 나라 중에도 누룽지로 숭늉으로 만들어 먹는 나라는 한국뿐이었습니다.

누룽지의 고소한 맛은 녹말이 분해되는 과정에서 포도당과 덱스트린이라는 물질이 생겨나서 만들어진 것입니다. 이 포도당과 덱스트린이 녹아있는 숭늉은 산성을 알카리성으로 중화시켜주어 소화를 돕고 건강에 좋을 뿐 아니라 음식을 먹고 나서 소금기가 배겨 있는 입안을 개운하게 해주기도 합니다. 누룽지로 만든 숭늉은 칼로리가 낮아 비만한 사람들이나 현대인들에게 아주 좋은 소화가 잘되는 아침식사대용품으로 인기가 높습니다.

누룽지를 씹어 먹는 과정에 소화효소인 아밀라제와 프로테아제가 풍부한 침이 분비되고 턱관절운동으로 뇌를 자극하여 뇌혈관질환을 예방하기도 합니다.

옛날에는 지금처럼 정미공업이 발달하지 않아 현미를 많이 먹었습니다. 남한에서 최근에 현미의 건강효과가 알려지면서 현미 쌀이 보통 쌀보다 비싼 가격으로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습니다. 현미로 만든 누룽지는 설사를 멈추고 소화를 도와 기력을 보충해 주기도 합니다. 현미 속에는 티아민, 리보플라빈, 피리독신 등 비타민 B군이 풍부해서 몸속의 당과 에너지 대사를 좋게 해줍니다.

숭늉의 기호성은 매운 음식을 먹고 난 후에 산성으로 변한 입안 환경을 중화시켜주는 역할을 하여 매운 음식을 먹고 나면 더 개운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숭늉에는 술을 마시고 난 뒤에 숙취해소를 도와주는 아미노산과 식이섬유질이 있어 간기능 회복에도 좋은 효능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숭늉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남한에서도 누룽지를 제품으로 개발하여 상점에서 파는 업체들이 늘어가고 있습니다. 요즘 상점들에서 파는 엄마손맛 누룽지, 달빛품은 누룽지, 가마솥누룽지, 한끼 뚝딱누룽지 등 그 종류는 수십 가지나 됩니다. 개인들이 집에서 밥으로 누룽지를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기계나 가마도 재작되어 판매될 정도로 우리 민족의 누룽지 사랑은 다시 불이 붙기 시작하였습니다.

그러나 김일성과 김정일의 칭찬을 받고 지금은 김정은과 고위층들에게만 공급되는 분말숭늉은 특수제품이라는 의미에서 다른 면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 봉지에 5g의 가루가 들어 있는 분말숭늉은 반병정도의 뜨거운 물에 타면 즉시에 풀리는데 숭늉액이 연한 누런색의 티없이 맑은 투명한 액체이며 구수한 숭늉향이 주위에 퍼져나갑니다.

우선 가공 공장이 룡성특수식료공장인 것으로 하여 생산자 외에는 그 누구의 출입도 금지되어 있습니다. 70%에 타놀 분무와 자외선소독을 통한 환경소독이 주기적으로 진행되고 종업원들에 대한 검진과 위생검역이 철저히 보장된 작업장은 말 그대로 청결과 위생의 완벽함을 자랑합니다.

정전으로 어두운 지옥 같은 북한이지만 이 공장은 일년 365일, 하루 24시간동안 정전을 모르고 전기가 공급되며 누룽지제작용 대형전기가마에서 밥이 지어집니다. 누룽지가 검게 타지 않을 정도로 가열온도와 시간이 컴퓨터에 의해 자동제어시스템으로 누룽지 생산용 밥이 생산됩니다.

기계로 밥을 제거한 뒤 잘 구워진 누룽지만 조금 더 가열공정을 거쳐 숙성시킵니다. 특수식료공장에서 제거된 밥들은 비밀보장 차원에서 오물로 처리되어 버려집니다. 누룽지의 분리와 다음단계로의 이동도 자동흐름식으로 진행되며 숭늉끓임가마에 정량계량되어 투여됩니다. 푹 끓여진 숭늉원액은 거르기 단계를 거쳐 앙금이 제거되고 려과탑을 거쳐 미세앙금들도 분리됩니다. 이 공정이 거쳐지면 투명하고 고소한 숭늉물이 얻어집니다.

마지막 단계가 분말숭늉을 만드는 가장 중요한 공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스테인 탱크(땅크)에 담겨진 이 숭늉액은 진공펌프를 통과해 노즐을 거쳐 가열회전가마에 분사됩니다. 가열회전가마는 둥근모양의 큰 독처럼 생겼는데 전기가열선으로 가마 전체가 가열되어 있습니다.가마 한쪽에서 분사된 뽀얀 숭늉분사액은 가열되어 회전하는 가마안벽에 닿으면 순간적으로 가루가 되어 가마 아래에 놓인 수집통에 모아집니다.

일정한 정도로 모아진 숭늉가루는 닦은 콩가루처럼 노란 빛깔의 가루입니다. 냄새도 숭늉향이 진하여 보는 사람마다 군침을 삼키게 합니다. 그러나 이제품은 다른 특수식품들과 마찬가지로 전 생산공정에서 누구도 사취할 수 없으며 외부로의 유출은 곧 생명의 위험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자동포장기계에서 5g씩 정량으로 담겨진 분말숭늉은 공장에 있는 특수식품보관창고로 옮겨져 정상적으로 김정은과 고위특권층들에게 공급됩니다. 남한에도 아직은 식사 대용품으로 누룽지제품이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지만 이런 투명하고 향기롭고 구수한 즉석차 형식의 숭늉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오늘 라디오를 듣고 이런 제품을 새로 만들어 낼 수도 있으리라고 봅니다.

1990년대 중반, 인민들에게 배급도 주지 않아 수백만 명을 아사의 지경으로 내몰았던 김정일, 갖가지 희귀한 식품들을 외국에서 끌어들여서 먹다 못해 이렇게 많은 쌀로 밥을 지어 버리면서도 누룽지 엑스로 즉석분말숭늉까지 만들어 먹었으니 과연 김부자와 특권층들만을 위한 북한이 진정한 인민의 나라라고 할 수 있을까요?

남한처럼 간부나 인민의 차별 없이 누구나 함께 행복한 나라, 밥과 고기를 너무 많이 먹고 비만이 와서 운동과 몸까기를 하면서 배고픔이라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남한 같은 세상이 북한에도 빨리 왔으면 합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