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개구리 기름 합마유(合䗫油)

북한 김정은이 평양시내 병원에 보낸 보약재와 식료품.
북한 김정은이 평양시내 병원에 보낸 보약재와 식료품. (사진-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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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시간에는 백두산 불로초가 김일성, 김정일의 건강장수를 위해 어떻게 쓰였는가에 대하여 이야기 드렸습니다.

오늘은 북한 국경지역의 주요 밀수품인 '북개구리'의 기름, 이른바 합마유(合䗫油)를 '만청산연구소'에서 어떻게 연구했는지 말씀드리려 합니다. 합마(合䗫)는 개구리를 뜻하는 한자어인데 중국어로는 '하마'라고 부릅니다.

북한 주민들도 중국어의 어음을 그대로 본 따 개구리를 '하마'라고 많이 부르고 있는데 실제 한자 명칭으로는 '합마'가 정확합니다. '합마유'는 여러분들도 잘 아시는 기름개구리 암컷의 수란관입니다.

'합마유'는 암컷 개구리의 배와 양쪽 뒷다리 사이에 두 쪽으로 뭉쳐 있는데 개구리가 알을 낳을때 내용물이 알과 섞여 나와서 수정과 배란될때까지 알을 감싸게 됩니다.

대규모 아사사태가 발생했던 '고난의 행군'시기 중국으로 밀수하기 위한 합마유인 개구리 기름을 얻기 위해 주민들은 산과 들을 누비며 개구리를 잡았습니다.

식량과 바꾸기 위해 '고난의 행군'시기 주민들이 모조리 잡아낸 개구리의 기름을 김일성과 김정일은 어떤 목적에 이용했을까요?

'북방산 개구리'라고도 불리는 기름개구리는 북한의 고산지대와 중국의 동북지방, 러시아 시베리아의 깊은 산속의 계곡을 따라 서식합니다. 기름 개구리는 갈색의 바탕에 검은색의 불규칙한 무늬를 띠고 있습니다.

예로부터 북개구리 암컷의 수란관을 합마유로 불렀습니다. 중국의 동의서적인 <중국본초도록>에도 북개구리는 량서류 무미목 개구리과(蛙科)에 속하며 합마유는 암컷의 건조된 수란관(輸卵管)이라고 자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합마유'는 살찐 암컷 개구리의 입에 끈을 꿰어 노천에 매달아 놓았다가 이튿날 배를 가르고 수란관을 꺼내어 내장을 깨끗하게 제거한 다음 다시 통풍이 잘되는 그늘에서 말리는 방법으로 얻어집니다.

합마유는 정작 기름으로 알려졌지만 주요 성분은 단백질입니다. 지방은 4% 정도에 불과합니다. 또 탄수화물이 약 10%이고 기타 소량의 인 및 회분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비타민 A, B, C 등 여러가지 호르몬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합마유에는 항균성 물질도 함유되어 있습니다. 개구리가 낳은 알이 어지러운 개울가에서 투명한 막에 싸여 있는 것이 이를 증명합니다. 이 투명막 층이 바로 개구리 암컷의 수란관에 있던 합마유입니다.

개구리 알은 병원성세균이 많은 시궁창에서도 속을 감싼 합마유의 항균물질에 의해 보호를 받습니다. 합마유 속의 호르몬제를 섭취하면 정력이 높아지고 성기능을 강화시켜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래서 개구리 알은 예로부터 강장제로서 정력 감퇴와 성기능 강화에 쓰였습니다. 중국 사람들은 산후의 허약과 폐결핵, 성생활이 어려운 환자들의 민간치료제로 합마유와 당삼(黨蔘), 아교(阿膠), 백출(白朮), 황기(黃芪)를 섞어 복용하였습니다.

최근에는 합마유 추출물이 피부화장품인 미백제보다 멜라닌 생성 억제 효과가 우수하고 세포 무독성효과가 뛰어나다는 것이 인정되어 화장품에 널리 활용되고 있습니다.

북한의 만청산연구원에서도 합마유 연구가 활발했습니다. 50여 명으로 구성된 '북개구리 채집작업반'이 구성되어 있었는데 이들은 12월 중순부터 1월 중순 사이에 자강도와 양강도, 함경북도의 깊은 산과 들을 누비며 동면에 들어가기 전의 북개구리를 산채로 잡아들였습니다.

암컷에만 있는 하마유 채취를 위해 한번에 5천마리에서 2만여마리까지 잡아들여야 했습니다. 당시 국경지역의 주민들이 북개구리를 잡아 하마유를 밀수로 넘기곤 하였는데 만약 밀수를 하다가 걸리면 노동교화소(교도소)에 보내졌습니다.

잡은 북개구리가 만청산연구소에 도착하는 날이면 2실 연구사들이 야간작업까지 이어가며 합마유를 채취했습니다. 작업시작 전에 연구사들의 신체외부와 실험실 내부는 알코올과 자외선으로 깨끗이 소독되었습니다.

합마유 채취 첫 공정은 수란관이 없는 수컷선별작업이었습니다. 다음은 5명의 연구사가 스테인 작업탁에서 해부침으로 제뇌경직, 머리 자르기, 껍질 벗기기를 마치고 배를 갈라 순차대로 합마유인 수란관을 채취했습니다.

채취한 합마유는 식염수로 여러 번 세척한 뒤 온전한 형태로 냉동진공건조기에서 가공 포장했습니다. 영하 80도의 진공상태로 건조하기 위해 대당 가격이 무려 6만 달러인 일본산 동결건조기 3대를 만가동 시켰습니다.

냉동 건조시킨 합마유는 흰색상의 튀긴 국수오리처럼 보이는데 한 마리 분씩 곽에 포장하여 중앙당 5과에 보내졌습니다. 중앙당 5과에 보낸 합마유를 김일성, 김정일이 어떤 방법으로 복용했는지는 연구소 내부의 직원들도 모르는 비밀입니다.

모름지기 만수무강연구소의 어느 연구원, 어느 한 부서에서 건조된 합마유는 또 한 차례의 가공공정을 거쳐 완벽한 식품으로 변신했을 것으로 저는 확신합니다. 합마유 채집과정에서 만청산연구원 직원들도 적잖게 이득을 보았습니다.

제품에 불량이 나거나 검은 알이 수란관에 들어가 색이 변한 합마유는 부산물로 버려지는데 작업에 동원된 연구원들이 몰래 먹었습니다. 연구원 밖으로 내갈 수 없기 때문에 내부에서 부산물들을 모아 끓여 먹었는데 효과는 대단했습니다.

연구사 중에 60살이 되는 분은 한 달에 한두 번 부인 곁으로 갔는데 합마유를 먹고 나서는 한 주일에 두세 번 부인 곁으로 갔다고 말했습니다.

김일성의 뒤를 이은 김정일은 국가의 배급제도가 허물어지고 주민들이 무리로 굶어죽는 '고난의 행군' 시기에도 합마유를 먹으면서 만수무강을 꿈꿨습니다. 김일성, 김정일이 못 이룬 꿈을 지금은 김정은이 이뤄보려고 허황하게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합마유가 아닌 이 세상에 아무리 좋은 보약이 있다고 할지언정 인민을 등진 자들이 보약을 먹는다고 제명을 다 살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