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천연식용 색소 개발 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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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만청산연구원 식료공학실 연구사들과 룡성특수식료공장 기술과 기사들이 공동으로 연구개발한 여러 가지 요구르트에 대하여 이야기해드렸습니다.

이 시간에는 김일성과 김정일, 그리고 지금은 김정은과 그 일족들이 먹고 있는 여러 가지 특제품의 천연 식용 색소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김일성 일가가 소비하는 특제품들은 겉보기엔 장마당에 나오는 일반 음식이나 당과류와 비슷합니다.

그러나 자세히 분석하면 일반 사람들이 먹는 음식이나 당과류와 내용물이 질적으로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특히 음식과 당과류에 첨가할 색소는 만수무강연구소에 맡겨진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였습니다.

식용색소는 식품의 착색을 목적으로 크게 화학적 합성색소와 동식물로부터 추출한 천연색소로 나눕니다. 천연식용색소는 식물성색소(植物色素)와 동물성색소(動物色素), 광물성색소(鑛物色素)로 구분합니다.

음식에 들어가는 색소는 눈 맛을 내고 입맛을 내야 하는데 화학적으로 만들었을 경우 아무런 독성이 없다고 해도 인간의 건강엔 좋을 리 없습니다. 1980년대에 화학적 합성색소들의 발암기전이 발표되면서 김일성과 김정일의 특수식품에는 천연색소만 사용할 데 대한 지시가 만수무강연구소에 하달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우선 해외에서 진행되는 천연색소개발동향을 수집하고 천연색소제품들을 수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여러 가지 색깔의 다양한 천연색소 수입 안이 중앙당 5과를 거쳐 김정일에게 제출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원료, 우리의 기술로 개발'하여 보장할 데 대한 김정일의 지시로 수입 안은 부결되었습니다.

부결원인은 외국제는 믿기 어렵고 생산 공정을 관리감독 할 수 있는 국내생산만이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자신의 신변안전에 각별히 주의하면서 비행기를 이용한 해외순방마저 극도로 꺼리던 김정일 다운 묘안이었습니다.

천연색소의 붉은색은 단풍나무의 안토시안(anthocyan)색소, 꼭두서니 뿌리의 알리자린(alizarin)색소, 연지벌레 암컷에 있는 카민(carmine) 색소 등과 노란 색소는 개나리꽃에 함유된 루틴, 은행나무 잎의 카로티노이드(carotinoid)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홍차, 녹차의 쓴맛에 영향을 주는 적갈색 색소인 탄닌(tannin), 치자나무 열매의 적황색 색소인 크로신(crocin), 오미자에서 추출하는 홍색 색소, 오배자 잎에서 추출하는 자갈색 색소, 노루피에서 분리한 등적색의 헤모글로빈(hemoglobin)색소, 오징어 먹물에서 추출하는 암갈색의 세피아(sephia) 등 그 종류는 수십 가지에 달합니다.

이렇게 자연환경에서 자란 여러 가지 생물학적 식 재료들을 가지고 식용색소를 만들면 보기에도 좋고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식용색소는 자칫 음식과 당과류의 맛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김정일의 지시로 만수무강연구소는 천연재료에 의한 식용색소 연구에 달라붙었는데 그 중에는 만청산연구원 생물공학 실 김후남 박사가 연구한 꼭두서니 색소도 있었습니다. 붉은 색을 띠는 꼭두서니 색소는 알리자린(alizarin) 성분이 함유돼 있어 건강에 좋은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배양법 연구였습니다.

꼭두서니는 꼭두서니과(Rubiacea), 꼭두서니속인데 이 속명인 루비아(Rubia)는 보석 루비처럼 붉다는 의미의 라틴어(ruber)에서 유래된 것입니다. 꼭두서니 뿌리는 건조해지면 적색으로 변합니다. 일본에서도 꼭두서니는 붉은 뿌리라는 의미의 아까네(赤根)로 불립니다,

꼭두서니 뿌리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래 전부터 진한 홍색 염료로 이용하였습니다. 프랑스 곤충학자인 파브르는 1861년에 꼭두서니로부터 천연 염료 알리자린(alizarin)을 추출해 발명특허를 받기도 하였습니다.

꼭두서니는 우리나라의 습지를 제외한 어디서나 잘 자라는 여러해살이 덩굴식물입니다. 키는 약 1m 정도까지 자라며 줄기 가장자리에는 잔가시가 있습니다. 이 작은 가시들 때문에 옷에 잘 달라붙으며 어린순은 식용으로 쓰이기도 하였습니다.

만청산연구원 생물공학실 김후남박사는 야외에서 재배하는 꼭두서니뿌리조직을 조직배양방법을 통하여 배양하면서 유전자공학적 방법으로 더 선명한 색을 띠면서도 함유량이 높은 알리자린 색소성분을 얻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였습니다.

조직배양기술은 의학과 식품, 농업 등의 분야에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생명공학(biotechnology)의 한 분야로서, 식물의 세포나 조직, 기관인 잎이나 줄기, 뿌리 등을 무균상태의 인공배지에서 배양하는 기술을 총칭하는 말입니다.

이런 조직배양 기술은 많은 나라들에서 개발하고 있으며 유전자 조작을 통한 신품종의 육종과 비타민, 호르몬, 효소, 향수, 농약, 약품 등 유용한 대사물질의 대량 생산에 이용되고 있습니다.

만청산연구원에서는 이탈리아에 연구팀성원들을 보내어 조직배양기술을 배워오도록 하였으며 필요한 값비싼 설비들도 수입하였습니다. 꼭두서니의 뿌리 조직을 적출하여 인공배지를 넣은 용기 안에서 완전한 무균상태에서 배양합니다.

기구의 세척과 배지의 조제, 재료의 접종 및 이식과정에 필요한 설비와 기구들은 세계적으로도 최상의 것들을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독일과 일본 등에서 수입한 고가의 조직배양설비들로는 항온기(Incubator), 열풍건조기(Convection), 진탕항온기(Shaking incubator), 무균작업대(Clean bench), 인공환경 식물재배함 등 수십 종이 구비되어 있습니다.

인공환경 식물재배 함은 남한에서는 식물생장함(Plant growth chamber)이라고도 하는데 실내에서 식물체가 잘 자라도록 인공태양조명과 탄산가스, 산소의 공급도 자동으로 조절하면서 보장되는 최신형의 설비입니다.

이 꼭두서니 색소를 조직배양방법으로 대량 생산하기 위하여 사용되는 설비들만 해도 수십 여만 달러가 충당되었으며 인공배양배지를 제조하고 무균환경을 보장하기 위한 실험약품만도 그 값어치는 상상을 초월하였습니다.

음식의 색깔을 더 먹음직스럽게 하려고 꼭두서니와 같은 색소식물체들을 무균상태에서 대량으로 재배하도록 하고 그 제품이 완성되자 책임연구사였던 김후남 박사를 조선노동당에 화선입당을 시키도록 했습니다.

당시 이 연구를 책임진 30대의 미혼녀였던 김후남 박사는 야간에도 연구실에서 실험을 하였는데 금수산의사당경리부장 신상균의 아들인 만청산연구원 부원장 겸 초급당비서인 신영민(원장은 신상균부장이었음)이 밤마다 꼭두서니 연구실에 드나들어 연구사들 속에서 '8.3부부(동거녀)'라는 소문 (스캔들)까지 나돌았습니다.

천연식용첨가제는 비단 꼭두서니 색소뿐이 아니었습니다. 천연색소도 김일성 일가의 매 개별적인 체질에 맞아야 하기 때문에 그 분야에 대한 연구는 실로 방대하고 다양했습니다. 김일성 일가를 위한 천연식용 색소는 모두 이런 간고한 실험과 연구 끝에 완성됐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쪽잠'에 '줴기밥'을 먹었다고 우기는 김정일은 전 세계의 이름난 고급식품들을 비행기로 날라다 먹다 못해 엄청난 자금을 탕진하며 자신만을 위한 천연식용색소까지 연구하도록 했습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인민의 지도자'는 이렇게 겉과 속이 다른 자들이었습니다. 겉과 속이 다른 '인민의 지도자'로 권력을 물려받은 김정은이 과연 만수무강연구소의 실체를 밝히고 그 모든 연구를 인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해 활용하도록 대범한 조치를 취하게 될지 우리는 지켜 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