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의 비밀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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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 방송들을 통하여 여러분들은 육체적 영생을 추구했던 김정일의 욕망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이 갔으리라 봅니다.

그런데 이런 김정일이 만년장수를 위해 꼭 육체적 건강장수에 필요한 식료품에만 관심을 돌린 것은 아니었습니다. 평소에 책을 읽어 본 적이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독서에 취미가 없었던 김정일도 남들 몰래 읽은 책들이 적지 않습니다.

건강과 관련한 도서들과 외국에서 출판된 난잡한 내용의 도서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김정일과 극히 일부의 고위특권층들만 볼 수 있었던 비공개 도서들에 대해 이야기 해드리려 합니다.

건국 이래 북한은 낡아빠진 자본주의, 봉건주의 유물을 청산한다는 구실로 출판의 자유를 엄격히 통제했습니다. 당국이 허가한 도서만 볼 수 있고 말 한마디도 철저히 통제를 받아야 하는 사회가 바로 파쇼 독재로 권력을 유지해 온 북한입니다.

이렇게 폐쇄된 북한의 주민들은 세상에 얼마나 훌륭한 책들이 많은지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중앙당 선전선동 부 산하 출판검열 국, 문화예술 평론위원회와 같은 각종 검열 시스템을 갖추고 언론의 자유를 철저히 말살해왔습니다.

외국도서의 반입과 통제가 얼마나 엄격한지는 해마다 진행되는 도서 및 초상화 검열을 통해 북한의 청취자 여러분들도 충분히 경험을 했을 것입니다. 지어는 강연회조차도 간부강연과 근로자 강연으로 나눠서 진행하는 것이 북한입니다.

간부들에게는 일반 주민들이 볼 수 없는 '참고신문'을 만들어 특별히 보도록 조치했습니다. 참고신문 이외에도 인민대학습당 5층 비공개열람실은 한국과 자본주의 나라 도서들이 큰 서고를 꽉 메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책들은 일본과 미국, 한국을 비롯한 자본주의 나라 도서들이라는 이유로 독서가 제한돼 있습니다. 한국에서 출판된 도서들 중에는 궁중요리나 건강장수와 관련된 서적들이 많았는데 이런 과학기술서적도 일반에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인민대학습당 비공개열람실에서 이런 책을 보려면 관련부서의 전문가여야 하며 해당 당위원회에 열람신청 문건을 작성하여 비준을 거쳐야 했습니다. 만수무강연구소 연구사라는 직업을 가진 저도 그곳의 책들은 마음대로 읽을 수 없었습니다.

대학습당 비공개열람실에서 보았던 책들 중에는 조선시대 왕궁에서 왕과 왕비, 왕자들에게 대접하던 궁중요리를 상세히 다룬 한국의 도서들이 여러 권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산가요록[山家要錄]과 식료찬요[食療纂要]라는 책도 있었습니다.

15세기에 어의(御醫) 전순의(全循義)가 쓴 산가요록과 식료찬요는 요리와 관련해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책들이었습니다. 산가요록에는 술과 밥, 죽, 국, 떡, 과자, 두부 등 229가지의 조리법과 농사방법이 상세히 적혀 있었습니다.

1540년에 탁청공 김유가 쓴 수운잡방(需雲雜方)과 1670년경에 안동장씨(安東張氏)가 쓴 음식디미방은 같은 도서임에도 북한에서 인쇄한 책은 인민대학습당 2층 일반열람실에 있었고 남한에서 출판한 책은 비공개열람실에 있었습니다.

그래도 이런 책들은 엄격하지만 전문가들이 열람할 수 있었습니다. 김정일과 고위특권층들이 보는 책들은 인민대학습당 비공개열람실에서도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김정일이 보는 도서는 남녀 성생활과 관련된 것이 많았습니다.

그 외 건강관련 도서들이 있는데 일본 조총련의 '학우서방' 외에 출판기관을 밝히지 않은 내부도서들이 많았습니다. 내부 도서들은 호위총국 정치부 선전선동 부에서 출간하는데 단순히 김정일이 보는 도서뿐이 아니었습니다.

또 1980년대 한국의 대학생들과 좌익 활동가들에게 비밀리에 보내져 대남선전활동에 이용된 도서들도 많았습니다. 이런 도서들은 '통일전선 부'에 소속된 작가들과 '당역사연구소' 연구원들이 쓴 논문들이 대다수였습니다.

호위총국에서 이런 책들을 출판하도록 한 것은 비밀을 유지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당시 한국에 보내진 도서들로는 '비애의 바다너머', '돌아보는 얼굴', '수난기'와 같은 소설들과 함께 '당 조직이론', '기층조직론'과 '주체사상해설' 등이 있었습니다.

김정일은 외국에 나가는 대외문화연락위원회의 간부들에게 극비로 자본주의 나라 '퇴폐적인' 도서들을 들여오도록 과업을 주기도 했습니다. 김정일이 수도 없이 반복해 읽은 책은 일본 총련에서 출판한 "생기를 북돋아 주는 건강 학"이었습니다.

총련 '학우서방'이 김정일을 위해 특별히 마련한 이 책의 저자는 당시 61세의 지바 야스노리 라는 일본 '호세이대학' 심리생리학교수였습니다. 김정일이 그토록 정신을 쏟아 부으며 탐독한 "생기를 북돋아 주는 건강학"은 3백 페이지 분량이었습니다.

책의 내용은 건강을 위한 정신 심리학적인 면을 이성 관계를 위주로 하여 일상생활에서 자주 보는 상황 별로 서술하였습니다. 이 책은 건전한 성관계와 부부생활을 부정하는 내용들로 일관되어 있었습니다.

'흐르는 강물은 항상 맑지만 고여 있는 호수는 언제나 썩기 마련이다'라는 소제목에서 부부 사이에도 오랜 가정생활은 심리적으로 싫증을 느끼게 되고 모든 인간들은 주위환경조건과 천성적인 차이는 있지만 새것을 추구하게 된다고 씌어있었습니다.

<~답게가 건강의 적이다>는 소제목에서는 사장답게, 어머니답게, 선배답게 등의 '답게'로 인하여 사람들은 욕망을 억제하고 그런 탓으로 병이 생긴다고 하였습니다. 참는 것은 건강에 유해하기 때문에 환경에 구속 치 말 것을 권고도 했습니다.

특히 이 책은 담배가 건강에 해롭기 때문에 끊겠다고 결심하고, 피우고 싶을 때마다 참는 행위는 오히려 담배를 피워서 건강이 파괴되는 것보다 더 나쁘다며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은 그 어떤 눈치도 보지 말고 서슴없이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표지에 '대내에 한함'이라고 적힌 이런 책들은 일반인들은 물론 고위간부들도 보기 힘들었고 김일성 일가와 그들의 몇몇 측근들에게만 몰래 보급됐습니다. 그런데 이런 책들이 '만수무강 연구소'의 극히 제한된 연구원들에게는 허용이 됐습니다.

김정일의 심리적, 육체적 환경에 맞는 '건강장수비법'을 찾으라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그 책들은 김정일이 어떤 과정을 거쳐 '기쁨조'를 만들어 내게 되었고 변태적인 호색가가 될 수밖에 없었는지를 잘 설명해 주었습니다.

김정일은 24살 때인 1966년에 '김일성 종합대학' 외국어학부 러시아학과 출신의 홍일천과 동거하여 딸 김혜경을 보았고 1968년에는 유부녀인 성혜림과 동거하여 1971년에는 장남인 김정남이 출생하였습니다.

김일성의 권유로 중앙당 기요원 출신 김영숙과 결혼하여 두 딸인 김설송과 김춘송이 1973년과 1975년에 각각 출생하였고 1978년에는 재일 교포출신의 무용배우 고영희와 은밀한 성생활을 하면서 김정철과 김정은, 김여정이 출생하였습니다.

인민들의 눈과 귀, 입을 틀어막고 혼자서 퇴폐적인 도서들을 보면서 김정일이 저지른 호색행각으로 이렇게 이름이 알려진 자식들 외에도 숨겨진 자식들이 여러 명 더 있는 것으로 고위층 사이에서는 알려져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