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김씨 일가의 식탁에 오르는 남새와 버섯을 전문으로 연구하는 '금수산연구소'에 대하여 이야기 드렸습니다. 오늘은 김씨 일가의 건강 장수를 위해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 '만청산연구원'에서 채취하는 소나무 꽃가루에 대해 말씀 드리려고 합니다.
북한은 계절에 맞는 자연산 특산물들을 채집하기 위해 각 지역마다 '9호작업반'이라는 걸 따로 가지고 있습니다. '9호작업반'은 산짐승 사냥으로부터 송이버섯과 산나물 채취에 이르기까지 순수 김씨 일가의 식탁에 오를 자연산 먹을 거리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9호작업반'에서 김씨 일가를 위해 채집하는 자연산 특제품 가운데는 소나무 꽃가루도 있었습니다.
소나무는 인간의 건강에 좋은 약재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잎과 속껍질, 솔방울, 송진과 씨는 말할 것도 없고 꽃가루, 뿌리, 복령, 솔 아래 나는 송이버섯, 소나무 가지에 기생하는 송라(松蘿), 심지어는 소나무를 태운 숯까지 다 약재입니다.
한반도에 제일 흔하면서도 가장 귀한 불로장생의 선약(仙藥)으로 우리 선조들은 소나무를 많이 이용하였습니다. 옛 기록에 솔을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머리가 흰 노인이 검은 머리와 홍안(紅顔)의 젊음을 되찾았다는 얘기가 적지 않습니다.
중국의 옛 고서인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사람의 수명을 늘리는 120가지의 약재를 소개했는데 그 가운데서 소나무를 제일 첫 자리에 놓았습니다. 그만큼 약효가 뛰어나고 인간의 건강에 특효가 있다는 의미입니다.
소나무의 어느 부위나 다 마찬가지이지만 그 중에서도 보드라운 노란색의 꽃가루는 특히 건강에 좋은 성분들로 꽉 차있습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작은 타원형으로 양쪽에 둥근 모양의 날개가 대칭으로 붙어 있어 약한 바람에도 흩날려 버립니다.
이런 소나무 꽃가루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 조상들이 어지러운 증상과 비위허약으로 위가 아플 때, 만성 이질, 피부염, 외상출혈 등에 사용하였습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탄수화물과 지질이 풍부하게 들어있습니다.
또 소나무 꽃가루에는 건강에 좋은 비타민E와 비타민B₁, B₂, C가 함유돼 있으며 인간의 생존활동에 필수인 마그네시움(Mg)과 칼시움(Ca), 철(Fe), 망간(Mn), 아연(Zn)과 같은 미량원소들이 풍부하게 들어 있습니다.
신라시대부터 소나무 꽃가루를 함유해 만든 '송화소금'은 지금도 남한의 충청남도 태안군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소나무 꽃가루의 콜린과 비타민C 등 건강에 좋은 성분들이 소금의 광물질염들과 더해져 건강소금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것입니다.
소나무 꽃가루에 함유된 비타민C와 비타민E는 활성산소를 제거해주고 콜린은 지방간을 치유하며 성인병 예방과 노화를 방지하는 등 여러 가지 질병으로부터 예방과 치료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민족의 음식문화에는 송화백일주나 송화곡주처럼 소나무 꽃가루로 빚은 술과 꿀에 풀어 마시는 송화화채, 참기름과 아카시아 꿀로 만든 송화다식이 유명했습니다. 지어 찰떡에도 소나무꽃가루를 묻혀 먹었습니다.
이렇게 건강장수에 효과가 있는 소나무 꽃가루를 김정일과 특권층들이 먹는 음식에 첨가하여 식품의 건강 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만수무강연구소에서 중요한 과제로 선정해 연구를 진행되게 되었습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초봄에 소나무 가지 끝에 노란 꽃이 피면 이것을 따서 큰 그릇에 가루를 털면 얻어지는 황색의 보드라운 가루입니다. 이것을 물로 여러 번 씻어내어 떫은맛을 제거한 다음 말려서 식용으로 사용합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번식을 위해 멀리 날아 갈수 있게 고무풍선처럼 그 안에 공기가 들어 있습니다. 견고한 껍질에 싸여 있기 때문에 그대로 섭취하면 영양분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하고 배설돼버리고 말게 됩니다.
이런 소나무 꽃가루를 효과적으로 식용에 이용하려면 굳은 껍질 속에 둘러싸인 성분을 분리해내야 하는데 그러자면 무엇보다 소나무 꽃가루에서 껍질을 벗겨내는 가공방법부터 도입해야 했습니다.
그런데 기계적인 방법으로 굳은 껍질을 갈아버릴 경우 금속성분에 의해 꽃가루의 영양성분이 산화되어 식품의 가치가 상실됩니다. 그래서 개발한 것이 진공동결 건조법인데 북한에서는 이를 '냉동진공건조법' 이라고 불렀습니다.
만청산연구원에서는 일본산 냉동진공건조기로 잘 씻은 소나무꽃가루를 영하 50~80도에서 얼린 후 진공상태로 건조하여 실험에 이용하였습니다. 소나무 꽃가루 세척을 위해 일반인들은 마시기도 힘든 '신덕샘물'로 여러 번의 세척과정을 반복했습니다.
물을 머금은 소나무꽃가루는 냉동시키면 부풀면서 껍질이 파괴되어 자연적으로 내부의 영양분들이 노출되게 됩니다. 진공동결 건조로 가공된 소나무 꽃가루는 '룡성특수식료공장'에서 생산되는 여러 가지 특제품에 첨가됐습니다.
간식이나 다른 음식물에 소나무 꽃가루를 첨가해 건강장수 식품을 만드는 일은 생각처럼 쉬운 게 아닙니다. 매 제품의 영양성분을 비교해 가면서 첨가량을 규정하고 생산된 제품은 동물실험과 인체실험을 거쳐야 했습니다.
'만수무강연구소' 산하 '만청산연구원에'서는 다양한 혼합비율에 따른 소나무 꽃가루 첨가 제품의 영양성분 변화를 조사하고 실험동물인 마우스와 랏떼, 모르모트의 성장변화와 후대독성검사를 하고 임상 검토 과에서 인체실험도 진행했습니다.
김정일과 체격과 비만도가 유사한 '김일성 고급 당 학교' 특설 반 고위간부들을 대상으로 소나무 꽃가루가 첨가된 특제품을 먹이면서 혈액 속의 혈중 콜레스테롤 함량과 중성지방, 혈당, 혈뇨 산 등의 인체변화와 성기능검사도 동반했습니다.
소나무 꽃가루 연구팀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 낸 특제품들은 영양성분은 물론 맛도 다른 제품들에 비해 훨씬 더 좋았습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과자류와 초코릿에 첨가돼 김씨 일가와 고위특권층들에게 정상 공급됐습니다.
가공된 소나무꽃가루를 이용하여 술과 차를 만들기 위한 연구도 진행되었지만 만족할 결과를 얻지 못 했습니다. 대신 운곡목장에서 토종 닭 사료에 첨가하여 계란과 고기의 질을 개선하는데 크게 성공했습니다.
소나무 꽃가루 수집은 1년에 단 한번, 4월과 5월 사이 약 10일간에 채취해야 합니다. 10일 동안에 김씨 일가가 1년 동안 소비할 소나무 꽃가루를 모두 확보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제는 지방의 '9호작업반'들에 할당됐습니다.
'고난의 행군' 시기 우리 인민들은 식량이 없어 소나무 껍질을 벗겨 먹어야 했지만 김씨 일가는 소나무 꽃가루까지 첨가된 세계 1류의 먹을 거리들로 배를 채웠습니다. 소나무 꽃가루가 김씨 일가의 건강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김정일보다 더 살이 찐 김정은도 필시 소나무 꽃가루로 된 음식을 자주 섭취할 것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보다 더 오래 살 수 있을 것인지 두고 볼 일입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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