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재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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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오늘도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저는 만수무강연구소에서 진주닭이라고 부르는 호로조를 키워 고기와 알을 김정일과 특권족속들에게 제공했던 사연을 이야기 해드렸습니다.

오늘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건강장수를 전문으로 연구하는 만수무강연구소 '만청산연구원'에서 수경재배의 방법으로 갖가지 남새(채소)들을 재배해 김일성 일가의 식탁에 제공하던 이야기들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들도 명절이나 집안의 대사를 위해 콩나물을 자래 운 적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콩나물을 키워보면 토양이 없이도 식물체가 얼마든지 자랄 수 있다는 환경도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수경재배는 20세기 초 미국 캘리포니아의 한 농업연구소가 농작물을 배양물 탱크에서 키우는 시험에 성공하면서 본격적으로 연구되기 시작했습니다. 1946년경에는 미국과 일본 등에서 수경재배로 여러 가지 남새들을 키워냈습니다.

이를 토대로 1955년 화란(네델란드)의 슈베닌겐(Scheveningen)에서 진행된 제14차 국제원예학회에서 '국제 무토양재배학회(ISOSC, International Society for soilless Culture)'가 결성되게 되었습니다.

수경재배의 장점은 배양액이 든 시험관이나 그릇에서 식물을 키우기 때문에 뿌리의 상태와 성장모습을 직접 관찰할 수 있어 환경오염을 막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친환경적인 채소나 농작물을 토양이 없이 집안에서 재배가 가능하다는 얘기입니다.

수경재배가 가능한 식물들은 대부분 수염뿌리로 되어 있는 외떡잎식물들입니다. 튤립이나 수선화와 같은 알뿌리 식물류나 여러 과일류, 고구마, 콩나물을 비롯한 채소류, 베고니아, 제비꽃 같은 화초류 등 많은 식물들이 수경재배가 가능합니다.

농작물을 토양에서 재배할 때는 생장에 필요한 영양소가 무엇이며 영양성분들이 식물체에 어떤 영향을 주는가를 잘 알 수가 없습니다. 그것은 이미 토양에는 여러 가지의 영양분이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수경재배인 경우에는 식물의 생장에 필요한 배양액의 조성을 서로 비교해가며 생육과정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환경오염이 되지 않은 최적의 깨끗한 남새나 농작물을 생산해 낼 수 있으며 병충해로부터의 피해도 없앨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도 1954년 중앙농업기술원에 있는 10여 정보의 온실에서 수경재배를 시작했고 1977년부터 원예시험장에서 본격적인 수경재배 연구가 진행됐습니다. 1980년대부터 한국은 개인들이 수경재배로 농작물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수경재배로 한국에서 생산하는 농작물들로는 오이, 방울토마토, 고추, 상추, 미나리, 장미꽃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러나 수경재배는 식물의 생육에 필요한 영양분과 수소이온(pH)으로 배양액을 만들어야 하기에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습니다.

금수산경리부 산하 '만청산연구원'에서도 1970년대 말 외국에서 활발히 진행되는 수경재배 기술 자료들을 입수하여 김일성과 김정일이 먹는 남새들을 환경오염이 없이 가장 질이 좋게 키우는 방법들을 연구했습니다.

당시까지만 해도 김일성 일가의 밥상에 오르는 콩나물을 백두산불로초나 달맞이꽃, 가시오갈피 등 약초를 우린 물로 키워 길이가 7cm 되는 것만 선별해 특별히 공급했지만 수경재배 방법으로 남새를 생산하는 수준까지는 못되었습니다.

수경재배는 만청산연구원 생물공학실에서 맡았습니다. 만청산연구원이 수경재배 연구를 다그친 것은 병충해 피해와 미생물에 의한 식물체의 감염을 차단할 수 있어 위생적으로 남새를 재배 할 수 있는 장점 때문이었습니다.

만청산연구원 초대원장 신상균의 아들인 만청산연구원 부원장 겸 당비서인 신영민이 직접 외국의 수경재배 실태를 요해하고 수경재배를 도입하기 위해 1970년대 말 이탈리아와 스위스 등 유럽의 여러 나라들을 다녀왔습니다.

외국의 수경재배 시설들을 돌아 본 신영민 부원장은 '우리 호위과학 전사들이 본분을 다하자면 세계최첨단기술을 최대한 응용해야 하는데 아직도 거리가 멀었다'며 유럽의 선진농법, 특히 수경재배 연구를 하루 빨리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로부터 한 달 후 생물공학실의 유능한 연구사 3명을 선발해 수경재배 기술이 앞선 이탈리아와 인도의 연구소 시험농장, 재배현장을 방문하고 6개월간의 실습과정을 거치도록 초기 연구조를 구성했습니다.

이들을 통해 연구소 내부에서 수경재배의 기초 실험을 진행했고 중간시험은 '금수산연구소'의 유리 온실에서 진행하도록 했습니다. 첫 시험생산 작물로서는 방울토마토와 부루(상추), 쑥갓, 청경채, 딸기였습니다.

일반토양에서 재배하는 것에 비교도 안 되는 막대한 자금이 들어 웬만히 발전된 나라들에서도 감히 엄두를 내기 힘든 수경재배 연구였지만 애초 북한에서 김일성 일가의 건강을 위한 연구는 원가를 따질 필요가 없었습니다.

일반 수경재배에 드는 시설인 인공조명장치와 인공환경 식물재배함(식물생장함) 그리고 여기에 드는 영양액을 모두 수입에 의존했습니다. 여기에 온갖 귀한 약재들을 우려 영양액에 첨가하다보니 그 원가는 천문학적 숫자에 달했습니다.

'인민을 위하여 복무함'이라는 구호가 얼마나 기만적인가는 수경재배 연구만으로도 충분히 이해하고 남을 수 있었습니다. 하도 끔찍할 만큼의 돈을 들여서인지 1980년대 초부터 일정량의 수경재배 채소들이 생산되기 시작했습니다.

수경재배로 시험적으로 키운 남새류들의 성분을 정확히 검출하고 인체에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기간을 단축하는 데도 엄청난 비용을 물 쓰듯 쏟아 부었습니다. 발전된 나라들에서 거액을 주고 성분검출기들을 사들였습니다.

지어 기숙사 생활을 하는 대학생들에게 몰래 수경재배 된 채소들을 공급하고 건강검진이라는 구실로 이들의 혈액과 소변을 수시로 받아갔습니다. 이를 통해 건강에 상당히 좋은 효과가 확인 돼야만 본격적인 수경재배에 들어 갈 수 있었습니다.

이렇게 오랜 기간의 연구를 통해 1990년 초부터 김일성과 김정일의 밥상에 수경재배로 키운, 이 세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영양성분이 좋은 남새들이 줄줄이 오르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들인 연구자금과 노력을 생각하면 끔찍함을 금할 수 없습니다.

수경재배면 어떻고 토양재배면 어떻습니까? 아무리 세상에서 제일 좋은 건강 식재료만 사용했다고 해도 김일성은 한국인들의 평균 수명도 채우지 못했습니다. 김정일은 더 말할 나위도 없음은 설명할 필요도 없습니다.

수경재배로 키운 싱싱한 남새류들과 산해진미만 먹어서 그런지 요즘 김정은도 몰라보게 살이 찌고 있습니다. 살이 찐다는 건 건강에 빨간 신호가 켜졌음을 의미합니다. 젊은 나이에 절뚝거리며 돌아다니던 김정은의 건강이 참 궁금합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