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 저는 북한의 고위 특권층들을 위해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에서 운영하는 고급요리 식당인 '청류관'에 대하여 말씀드렸습니다.
오늘도 역시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산하에서 운영하고 있는 중이목장의 개 사육장에 대하여 여러분들께 전하려합니다. 중이목장은 평양시 룡성구역에 위치해있는데 금수산의사당 경리부에서 직접 운영하고 있습니다.
중이목장은 김일성 일가와 북한의 몇몇 고위특권층들의 먹을거리를 생산하는 특수목장입니다. 이곳 목장에서는 김일성 일가의 보양식용으로 식용견, 그러니까 고기용으로 쓰일 개만 전문적으로 사육하는 직장이 따로 있습니다.
예로부터 우리 인민들은 무더운 삼복철이면 개장국을 먹는 식습관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오뉴월의 개장국물은 발등에 떨어져도 약이다'라는 속담이 있을 정도로 우리 조상들에게서 식용 개고기는 인기가 높은 보양식이었습니다.
지금은 세계적으로 개고기 식용문화를 반대하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어 북한당국도 개고기 전문식당을 드러내 놓고 자랑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대신 평양의 음식점 거리에서는 단고기라는 이름으로 보신탕을 교묘하게 위장해 팔고 있습니다.
우리 조상들은 지역에 따라 개고기국을 구장(狗醬), 지양탕(地羊湯) 또는 보신탕(補身湯)이라고 불렀습니다. 북한에서도 1985년에 김일성이 개고기를 단고기라 부르도록 지시하면서 전국의 개장국을 단고기국으로 고쳐 부르고 있습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을 비롯해 동국세시기(東國歲時記), 열양세시기 (洌陽歲時記)라는 옛 문헌들에도 삼복철의 우리 조상들이 즐긴 개고기 문화에 대한 기록이 있습니다. 특히 복날에 개장국을 먹는 풍습은 우리 민족의 오랜 전통이었습니다.
삼복철 개고기국은 조밥이나 흰쌀밥에 말아 땀을 뻘뻘 흘리며 먹어야 으뜸가는 보약으로 여겨졌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 조상들은 최고의 여름철 음식으로 개고기국에 반드시 깍두기를 곁들여 먹었습니다.
개장에 사용되는 개 품종으로는 누런 털을 가진 황구(黃구拘)를 일러주었습니다. 과거에 기록된 문헌들에도 사람의 몸에 보약용으로 황구가 일등품이라고 서술되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눈까지 누런 색깔인 황구(黃狗)를 제일 이라고 일러주었습니다.
중이목장 개사육장에서 기르는 식용 견도 그런 연고로 모두 황구뿐입니다. 유럽과 많은 나라들에서 개고기를 먹는 습관을 야만적인 문화로 거부하는 움직임이 높아지자 지금은 남한에서도 보신탕, 영양탕, 사철 탕으로 이름을 바꾸고 있습니다.
남한에서 개고기 식 문화는 동물보호단체들과 여러 시민단체들의 거센 반발로 점차 사라져가고 있지만 북한에서는 올해에도 '전국 개고기 요리경연'을 노골적으로 조직하면서 요리의 종류와 질을 계속 높여가고 있습니다.
다만 북한도 외국인들을 상대로 할 땐 게사니(거위), 노루 등의 이름으로 식 재료가 개고기임을 숨기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에서 평양냉면이라고 하면 '옥류관'을 떠올리듯 단고기하면 떠오르는 곳이 바로 '평양 단고기집'입니다.
평양시 낙랑구역 통일거리에 있는 '평양단고기집'은 김정일의 지시로 김일성의 생일 80돌이었던 1992년에 개장하였습니다. '평양단고기집'은 630석의 식사 홀과 80석의 연회장, 7개의 단칸방을 가진 북한에서 가장 큰 규모의 개고기 전문식당입니다.
'평양단고기집'은 개고기 요리수가 다양하기로 유명합니다. 등뼈 찜, 갈비찜, 가죽볶음, 넙적다리찜, 황구신 등 요리 수만 약 70여종입니다. 여기에 조밥과 단고기국의 밑반찬인 양배추 말이 김치와 우엉김치가 곁들어져서 식탁을 풍성하게 해줍니다.
평양단고기집은 신흥단고기집이 평양시 락랑 구역 통일거리로 이전하게 되자 김정일이 직접 부지를 정하여 설계와 시공에 이르기까지 수 차례 지시를 내려 지금처럼 완성되어 전문식당으로 거듭 날 수 있었습니다.
평양단고기집과 어깨를 겨루는 신흥단고기집은 1960년 4월 김일성이 평양의 한 식료상점을 돌아보다가 개고기를 파는 매대에서 "팔다 남은 개고기는 개장국을 만들어 봉사하라"고 말한 것을 계기로 문을 열게 되었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개고기에 대한 관심은 개고기의 요리와 국가적인 규격까지 제정해 줄 정도로 높았습니다. 2002년 평양시 사회급양관리국의 주최로 평천구역의 '륙교식당'에서는 요리사 100여명을 상대로 '단고기 국밥' 강의까지 있었습니다.
평양의 단고기국 집은 개고기 수매원을 따로 두고 그들이 직접 지방에 나가 돈으로 개를 사오거나 공업품을 가지고 물물교환으로 개를 바꾸어 요리의 수요를 충당하고 있습니다. 개고기에 대한 북한주민들의 애착이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입니다.
어린이들과 집단생활을 하는 주민들의 영양상태가 특히 열악한 북한에서는 비타민 B12가 부족해 '펠라그라'는 병이 많이 돌고 있습니다. '펠라그라'는 손발의 껍질이 벗겨지는 병인데 심하면 내장까지 파괴돼 목숨을 잃는 치명적인 질병입니다.
이런 '펠라그라'도 개고기 몇 점만 먹으면 언제냐 싶게 말끔히 낫게 됩니다. 그런 이유로 북한의 개고기는 특권층들에게는 식도락용으로, 가난한 주민들에게는 목숨을 의지할 약으로 활용돼 끊을 래야 끊을 수 없는 문화입니다.
그러다 보니 개의 품종과 암수 별, 연령 등 차이가 천차만별입니다. 품종과 성별로 개고기의 맛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중이목장에서 김일성이나 김정일의 식탁에 올리는 개고기는 8개월부터 10개월 자란 황구(黃狗)의 암컷입니다.
중이목장의 개 사육직장은 부지면적이 축구장 두 개 정도인데 내부는 종자 수컷관리 반, 모견 관리반, 새끼낳이반, 비육관리반, 수의실, 사료제조반으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개사육장은 2.5m의 콘크리트 담장 위에 전기철조망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인원과 차량이 진입할 수 있는 입구는 8호안전부가 무장보초를 서고 있습니다. 외부인원의 출입이 철저히 제한되어 있으며 종업원들과 연구원들도 3개월마다 발급되는 위생 통과 증과 8호안전부에서 내준 출입증을 지참해야만 통과할 수 있습니다.
내부의 매 작업반들도 담벽과 철조망으로 서로 격리되어 있으며 정해진 작업반 성원 외에 다른 작업반으로 마음대로 이동할 수 없습니다. 연구원들과 관리원들은 탈의실에서 외출복을 벗고 몸을 깨끗이 씻은 다음 자외선소독실에 있는 위생복을 입은 후 작업장에 들어 갈 수 있습니다.
식용 견들은 비육관리 작업반에 제일 많은데 수백여 마리의 개들이 태어난 월령에 따라 그룹으로 분리되어 있습니다. 8개월부터는 개고기의 약효 성을 높이기 위해 여러 가지 사료들을 먹여 특별 사육을 시킵니다.
1990년대 초에는 김일성과 김정일의 동맥경화증세가 심해지자 개 사료에 콜레스테롤 함량을 낮추는 효과가 포함된 갖가지 한약재들을 첨가하여 고기의 건강기능성을 높이기 위한 연구를 만청산 연구원에서 진행하였습니다.
사람이 먹자고 해도 구하기 힘든데다가 가격도 만만치 않고 지어 중국에 수출하던 우엉이나 달맞이꽃, 표고버섯, 구기자, 산 약, 결명자 등도 사료첨가제로 이용되었습니다. 인민들은 종자도 얻기 힘든 누렁개 품종을 뛰어난 약효가 있는 사료로 키웠으니 세상에 이렇게 맛도 좋고 건강에 좋은 보약이 어디에 있겠습니까?
잡은 개고기도 부위별로 콜레스테롤 변화와 약 성분의 동화 정도를 판정해 효과를 높였습니다. 해조류를 먹인 개고기는 김정일이 자신의 서기 실 비서들에게도 정상공급을 하라고 지시했습니다. 겉에 드러난 심복들에게는 가혹했으나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심복들은 이렇게 챙겨주며 김정일은 독재정권을 유지했습니다.
김정은 역시 수법은 동일합니다. 제 고모부까지 잔인하게 처형했지만 아직 호위총국이나 자신의 서기실 간부들을 처형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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