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곡목장의 무균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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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정은 정권과 북한 고위 특권층들의 은밀한 호화생활 이야기를 전해 드리기 위해 오늘도 마이크를 잡은 김주원입니다.

오늘도 전 시간에 이어 평안남도 안주시 운곡지구 비밀목장의 숨겨진 사실들을 전해드리려 합니다. 이번 시간에는 운곡지구 제2직장인 무균돼지 직장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북조선 가정에서 기르는 돼지의 몸에는 인체에 해로운 여러 가지 기생충들과 병원성 유해균들이 많습니다. 더욱이 바닥 청소도 제대로 하지 않는 좁은 우리에서 키우는 돼지들의 경우는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사람에게도 쉽게 전염되는 돼지 십이지장충이나 촌백충은 아직 북조선에서 완전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했습니다. 그렇지만 이런 위험성을 가진 돼지고기라도 인민들은 특별한 날이 아니고는 구경하기조차 힘들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렇게 오염된 돼지고기를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의 식탁에는 올릴 수가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생겨난 게 운곡지구 특별목장 제2직장으로 이곳에서는 완전무결한 무균돼지를 키우고 있습니다.

무균돼지는 한국과 다른 나라들에서도 키우고 있지만 식탁에 올리기 위해서가 아닙니다. 의학적인 목적으로 사람의 장기이식과 과학 연구를 위해 키우고 있지만 비용이 너무 많이 들어 식용으로는 보급되지 못하는 것입니다. 이렇게 발전된 나라, 잘 사는 나라들에서도 식용으로 사용이 어려운 무균돼지를 운곡지구 목장에서는 김정은 일가와 특권층 몇 사람을 위해 키우고 있습니다.

무균돼지를 키우려면 돼지우리의 온도를 계절에 관계없이 항상 23도~25도를, 습도는 60%를 보장해야 하고 배설물은 즉시에 뜨거운 물로 쳐내야 합니다. 또 일주일에 두 번씩 바닥을 도찌람프로 살균하고 벽과 공기를 알코올 분무로 소독합니다.

물론 소독에 쓰이는 알코올도 사람이 먹을 수 있는 70도의 고급 에타놀입니다. 무균돼지의 사료는 만수무강연구소 연구사들과 현장 기술지도원들의 기술협의를 거쳐 상급에서 비준한 약초를 첨가해 만들고 있습니다.

한때 김정일이 프랑스산 고급술과 기름진 음식을 너무 많아 먹다나니 동맥경화증으로 고생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동맥경화에 좋다는 달맞이꽃도 돼지사료에 첨가하게 됐습니다.

달맞이꽃은 밤에만 핀다고 하여 월견초라고도 부르는데 뿌리와 씨앗은 비만치료에 효과가 좋아 김정일과 고위간부들이 특별히 관심을 두었습니다. 돼지고기는 먹어야겠는데 살이 너무 찌는 것은 늘 두려웠던 모양입니다.

무균돼지 우리는 사료를 투여하는 시간엔 돼지의 입맛이 높아지도록 조명을 밝게 해주고 돼지가 자는 시간엔 은은한 붉은색조명을 켜도록 되어 있습니다.

사육공들이 우리에 들어가자면 반드시 위생방역실을 거치게 되는데 탈의실과 연결된 샤와장에서 먼저 목욕을 해야 합니다. 목욕을 마치면 적외선 소독실에 들어갑니다. 알몸으로 적외선소독실에서 위생복을 입고서야 돼지우리에서 작업을 할 수 있습니다. 일을 끝내고 나올 때에도 위생복 입을 때 했던 꼭 같은 행동을 반복해야 합니다.

다 자란 무균돼지는 특수 제작된 운반차량에 실려 평양시 룡성구역 금수산의사당 경리부 소속의 428 룡성특수 식료공장 제5직장에 운반되어 도살되고 중앙당 5과에서 김정일 일가의 주방에 인계됩니다.

이런 엄밀한 방역체계와 과학적인 사료섭취, 청결한 위생조건을 거쳐서 생산된 무균돼지는 도살과정과 검정분석과정, 위생평가과정까지 마쳐야 김정일과 그 가족, 그리고 특권층의 몇몇 간부들에게만 공급이 됩니다.

만약 무균돼지를 사육하는 과정에서 잘못이 생겨 고기의 질이 낮게 판정되면 담당 사육공은 물론 작업반장이나 직장장도 생사를 장담할 수 없게 됩니다. 왜냐면 고기의 질에 따라 당과 수령에 대한 충성심을 평가하기 때문입니다.

무균돼지를 키우는 사육공들과 현장 연구사들의 몸에 조금이라도 이상이 생겨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들은 분기마다 종합신체검사를 받는데 B형간염이나 대장균과 같이 별치 않은 균이 발견돼도 15일간 외부와 격리된 채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그 후 2차 검사에서도 결과가 개선되지 않은 대상은 목장에서 조용히 사라지게 됩니다. 운곡목장에서 생산되는 일체 생산물은 당과 수령의 생명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건강에 문제가 있는 노동자들은 절대로 그대로 두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외부에 알려지면 절대로 안 되는 비밀을 안고 있는 노동자들과 연구사들을 그냥 밖으로 내쫓지도 않습니다. 이들의 생사여부는 목장에서 일하다 실수나 과오를 범한 사람들과 함께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목장에서의 실수나 과오는 당과 수령의 건강과 안전을 해치려는 반당 반혁명 책동으로 간주되기 때문입니다. 한마디로 운곡목장은 김일성, 김정일 시대가 만들어 낸 짐승들에게는 천국이요 인간에게는 생지옥입니다.

이런 목장에서 키운 돼지고기를 먹어서 그런지 김정은의 몸도 뭐라 형언할 수 없을 정도로 살이 쪄 있습니다. 무거운 몸을 이기지 못해 벌써부터 수술을 받고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김정은이 무균돼지 고기를 먹는다고 과연 무병장수 할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 다음 시간에 또 만나 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