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녘에 계신 동포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김정은 정권과 북한 고위특권층들의 은밀한 호화생활 이야기를 전해 드리기 위해 오늘도 마이크를 잡은 탈북자 김주원입니다.
지난 시간에는 평안북도 안주시 운곡지구에서 김정은과 고위간부들에게 공급하기 위해 특별 사육되는 가축들에 대하여 말씀 드렸습니다. 오늘은 계속해서 운곡지구 시험포전들에서 재배되고 있는 특제품 농산물 '이소플라본 완두콩'에 대하여 말씀 드리려 합니다.
청취자 여러분께서도 완두콩에 대해 잘 알고 계실 것입니다. 그러나 이소플라본 완두콩이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는 분들이 많을 줄로 믿고 있습니다.
콩의 원산지는 한반도와 중국 만주지방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콩은 수세기 동안 우리나라와 중국을 거쳐 동남아시아로 퍼졌고 타클라마칸 사막과 빠미르 고원, 중앙아시아를 거치는 '비단의 길'을 따라 중동과 유럽에까지 전파됐습니다.
우리 선조들이 재배하기 시작한 콩은 오늘날 세계가 즐겨먹는 음식거리로 자리 잡았습니다. 조선시대 실학자인 이익은 자연과 사회, 우주만물에 대해 정리한 저서 <성호사설>에서 '백성을 살리는 데 콩의 힘이 가장 크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민족은 '콩도 반쪽씩 나눠 먹는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 이런 속담이 있을 만큼 콩과 밀접한 역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욱이 콩은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자주 먹는 음식들 중에서 장수식품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그만큼 콩에는 단백질과 지방질뿐만 아니라 인간의 건강장수에 필수인 이소플라본(isoflavone)이라는 성분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이소플라본은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과 분자구조와 효능이 유사한 물질입니다.
때문에 이소플라본은 갱년기 이후의 각종 증후군을 완화시켜주고 노인성 질병인 골다공증 예방과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고혈압 예방과 치료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여성들뿐만 아니라 남성들에게도 아주 좋은 건강물질이라는 의미입니다.
또한 이소플라본은 암세포를 파괴하고, 암의 증식과 전이에 필요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여 암 발생을 막아준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있습니다.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대장암을 비롯한 각종 암을 예방하거나 뼈를 튼튼하게 하는데도 이소플라본은 뛰어난 효과가 있습니다.
이런 장수물질인 이소플라본은 콩과 식물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일반적인 콩에는 보통 0.13% 정도의 이소플라본이 함유되어 있습니다. 된장을 담그는데 가장 많이 쓰이는 메주콩에도 단백질과 지방질뿐만 아니라 이소플라본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메주콩으로 만든 두부나 콩나물도 그래서 장수식품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밥이나 반찬을 만드는데 자주 쓰이는 완두콩에는 보통 콩 종류에 비해 이소플라본이 상당히 적게 들어있습니다. 김정일 생일 50돌을 맞으며 만수무강 연구소에는 완두콩 속에 든 이소플라본 성분을 높일 데 대한 연구과제가 떨어졌습니다.
이소플라본 완두콩을 만들기 위해 만수무강 연구소의 많은 식물과학자들이 동원되었습니다. 이 연구는 운곡지구의 대형 열대과일농장인 중흥분장의 시험포전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운곡지구에 있는 목장들은 생산제품에 따라 각 직장으로 나뉘고 농장은 곡종에 따라 각 분장으로 갈라져 있습니다. 운곡지고 목장 제1직장은 맥주를 먹이고 안마까지 시켜 육질이 뛰어난 대리석 소고기를 생산하는 직장이고, 제2직장은 무균돼지를 키우는 직장입니다.
제3직장은 약초들을 먹인 젖소에서 우유를 생산하는 직장, 제4직장은 고기 맛이 좋기로 유명해 김일성이 천우라고 이름 지은 당나귀를 키우는 직장, 제6직장은 여러 가금류들을 사육하는 직장이며 제7직장은 칠면조와 타조를 키우는 직장입니다.
이 외에도 운곡지구에는 누렁개와 락타, 황소개구리를 기르는 목장이 따로 있습니다. 운곡지구 목장 내 가축사료는 룡담분장과 룡북분장이라는 농장에서 생산하는데 주로 강냉이와 남새를 심고 있습니다.
특히 운곡지구 농장들 중에서 중흥분장은 김일성 일가와 특급 간부들에게 공급할 열대과일을 심고 있습니다. '구글어스'라는 위성사진 전문 인터넷 사이트에 들어가면 유리로 된 운곡지구의 온실 사진이 뚜렷이 나타납니다.
특대형 강화유리로 된 온실농장으로 그 규모가 어마어마한데 그게 바로 중흥분장입니다. 온실 안은 전기를 이용해 온도와 습도를 열대지방과 꼭 같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는 바나나와 파인애플, 멜론과 같은 열대과일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일반도시들은 자주 정전이 되고 시골에는 전기가 전혀 들어오지 않고 있지만 여기 중흥분장 특대형 온실에는 일년 열두 달 항상 전기가 보장되고 있습니다. 온실 주변 수천 평의 땅도 역시 중흥분장 소속인데 이는 모두 시험포전들입니다.
이곳 시험포전에서 만수무강 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완두콩의 이소플라본 함량을 높이는 방법에 달라붙었습니다. 이소플라본을 높이기 위해서는 세포공학적 및 유전자공학적 방법이 있지만 북한은 기술수준이 매우 낮았습니다.
김정일의 생일 50돌이 되는 90년대 초에는 더욱 그러했습니다. 결국 과학자들은 메주콩에서 이소플라본을 추출하여 완두콩에 비료처럼 주는 방법을 고안해냈습니다. 메주콩 100kg에는 130그람정도의 이소플라본이 들어 있습니다.
하지만 기술적인 추출한계는 7~80그람정도밖에 되지 않았습니다. 처음에는 과학자들이 평양 보통강구역 신원동에 있는 만수무강연구소에서 메주콩을 처리하여 이소플라본 추출물을 생산했습니다.
이것을 운곡지구 시험포전에서 재배하는 완두콩에 비료처럼 주었는데 보통의 완두콩에 비해 이소플라본함량이 15배로 높아졌습니다. 지금도 운곡지구 중흥분장에서는 이소플라본 완두콩이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메주콩 100kg에서 빼낸 이소플라본이 7~80그램인데 그걸 비료처럼 주어 이소플라본 완두콩을 생산하자니 얼마나 많은 량의 메주콩이 탕진되겠습니까?
이렇게 자연에서 추출한 장수 성분을 가축이나 농작물에 주어 생산한 식품을 동화식품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이런 동화식품은 메주콩에서 이소플라본을 추출하는 것과 같이 원가가 천문학적으로 들어갑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땅에 비료처럼 준 이소플라본 성분은 완두콩이 다 소화하는 것이 아니라 극히 일부만 섭취하게 됩니다. 땅에 흡수된 이소플라본 대부분이 소실되어 경제적 타산이 전혀 맞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들에서는 식물들에서 뽑아 낸 천연 건강물질을 의약품으로 사용하고 있지만 비용문제로 하여 비료처럼 사용할 엄두는 감히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는 아직 지구상에서 동화식품을 만들지 못하는 원인이기도 합니다.
한국에서는 유방암, 전립선암, 난소암 그리고 대장암에 강력한 예방 효과가 있는 이소플라본을 메주콩에서 추출하여 영양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한통에 60알을 넣은 영양제 알약은 25딸라 정도인데 한국 돈 2만8천원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인민들에게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이고 기와집에서 살게 만들겠다던 김일성의 약속이 공염불로 끝난 데는 다 그럴만한 사연이 있습니다. 저희들만 건강장수하고 잘 살겠다고 이소플라본 완두콩과 같은 비 효율적인 먹을 거리를 생산하는데 나라의 경제가 어떻게 견뎌 내겠습니까?
다른 나라에 있는 건강식품을 사기 위해 특별 비행기까지 띄우고 운곡지구와 같은 농장들을 나라의 가는 곳마다 건설해 놓았습니다. 그 비용을 감당하기 위해 산림자원에서 광물자원까지 깡그리 팔아먹고 있습니다.
과거 36년간 우리나라를 통치해 온 식민지 일본도 김일성 일가만큼 북한을 황폐화시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늘날 북조선 인민들을 현대판 식민지의 가장 비참한 사람들이라고 부르는 것입니다.
그래도 김정일에 비하면 김일성은 한창 나은 측입니다. 자신의 영구집권을 위해 수백만의 인민들을 굶어 죽게 만들지는 않았으니 말입니다. 참혹한 '고난의 행군' 시기 인민들이 굶어 죽어갈 때 이소플라본 완두콩을 먹은 김정일은 과연 어떤 인간이라 불러야 마땅할까요?
아무리 대리석 소고기에 무균돼지, 이소플라본 완두콩까지 먹어도 김일성과 김정일은 제명을 다 살지 못했습니다. 30대의 나이에 지팡이를 짚고 다니는 김정은이 과연 얼마나 살게 될지 궁금해지는 이유입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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