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로장생 이라면 억만금도 아끼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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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에 계신 동포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른바 '만수무강'을 위하여 김일성과 김정일이 외국에서 건강장수에 좋다고 소문난 약초, 짐승, 심지어 요리들도 닥치는 대로 들여다가 먹었다는 사실은 이제 더 이상 비밀이 아닙니다.

그중에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는 동충하초(冬蟲夏草)도 있었습니다. 동충하초는 한자로 겨울 동(冬)에 벌레 충(蟲), 여름 하(夏), 풀 초(草)를 뜻하는 말로서 겨울에는 곤충의 몸에 있다가 여름에는 풀처럼 돋아나오는 모습에 비유한 희귀버섯입니다.

한마디로 겨울에는 벌레였는데 여름에는 버섯으로 변한다는 뜻에서 이름 지어진 것입니다. 버섯류인 동충하초는 종자라고 불리는 포자가 살아있는 곤충의 호흡기나 소화기 등을 통해 체내에 침입해서 영양분을 섭취합니다.

나중에 버섯포자가 커서 곤충이 죽으면 몸을 뚫고 나오는 버섯이 동충하초입니다. 동충하초의 버섯포자는 특정 곤충이 아닌 여러 곤충에 기생하면서 자라납니다. 어떤 곤충에서 기생했는지에 따라 이름도 다르며 값도 다르게 매겨집니다.

박쥐나비(나방)에 기생한 동충하초가 제일 비쌌는데 색깔은 붉은색이었습니다. 동충하초는 매미, 거미, 잠자리를 비롯한 다양한 곤충들의 호흡기를 통해 포자가 들어가 기생하기 때문에 보통 버섯과 달리 실오리(실오라기)처럼 생겼고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동충하초가 불로장생의 묘약으로 알려진 것은 고대 중국의 은상시대 부터입니다. 기원전 1,000년부터 기원전 200년까지 사이에 살다 죽은 왕과 제후들의 무덤 안에서 동충하초 형태의 옥돌들이 발견된 것이 그러한 사실을 증명했습니다.

중국의 고고학자들은 동충하초 형태의 옥돌들을 왕과 제후들의 부활을 기원하며 시신과 함께 순장한 것이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전국시대 중국의 진시황과 당나라의 왕비 양귀비는 박쥐나비에서 기생한 동충하초만 복용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래서인지 중국에서는 박쥐나비에서 기생한 동충하초는 금값이나 다름없습니다. 1082년과 1757년에 중국에서 각각 서술된 증류본초(證類本草)와 본초종신(本初從新)에는 동충하초에 관한 내용들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값이 제일 비싼 박쥐나비 동충하초는 중국 서부지역의 청해성(靑海) 옥수시(玉樹) 잡다장족 자치현과 청해성과 운남성의 해발 4,000m 이상 인적 드문 고원지대에서 자라고 있기에 채집도 매우 어렵다고 했습니다.

봄철이 되면 동충하초를 채집하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이곳의 산발들을 뒤지고 있습니다. 동충하초는 어떤 곤충에서 기생한 것이든 중국에서 처음 시작돼 지금까지 많이 심고 있는 인삼보다 더 고급한 약재로 취급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개혁개방을 이끌었던 등소평도 동충하초를 늘 복용하였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1978년 9월 개혁개방에 앞서 등소평은 북한을 방문했습니다. 공화국창건 30돌 기념행사에 중국 대표단 단장으로 방문해 김일성을 직접 만났습니다.

그 기회에 등소평은 평소 자신이 복용하던 동충하초를 김일성에게 소개하였습니다. 이를 계기로 김일성은 금수산의사당경리부에 동충하초를 연구하라는 지시를 내렸습니다. 그때만 해도 북한은 만수무강연구소라는 개념이 없던 시대였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는 만수무강연구소의 시초가 된 평양시 대성구역의 기초과학원에 과제를 김일성의 지시를 과제로 제시했습니다. 의사당 경리부장 신상균이 선택한 사람은 김일성종합대학 생물학부 교수출신인 리경배 박사였습니다.

연구과제의 중심은 과연 동충하초가 장수효과가 있는지, 그리고 인공재배가 가능한지, 또 어떻게 섭취하면 약 효과가 가장 좋은지 등의 과제였습니다. 연구결과 동충하초의 장수효과가 밝혀졌고 인공적 으로 재배할 수 있는 방법도 찾았습니다.

김일성과 김정일은 다른 나라에서 건강장수에 좋다고 알려진 약초나 동물이라도 그 나라에서 직접 수입하는 것보다 종자를 들여와 자체로 인공재배 하는데 더 관심을 두었습니다. 외국에서 수입한 약재는 믿을 수 없다는 의심을 늘 앞세웠습니다.

통충하초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생전에 김일성과 김정일은 중국을 매우 미워했는데 특히 김정일은 때(되)놈들이 만든 것은 믿을 수가 없다는 말을 자주 하였습니다. 때놈은 중국 사람을 얕잡아 부르는 말, 즉 되놈의 함경북도 방언입니다.

당시 연구는 중국에서 직접 사들인 동충하초를 동물실험을 거쳐 인체실험을 하는 방법으로 건강장수 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연구결과 노년에 동충하초를 복용하면 성기능이 높아져 오래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얻기도 하였습니다.

당시에 연구조사과정에 밝힌 동충하초의 효능은 우선 강정강장효과입니다. 동충하초는 폐와 콩팥, 그리고 고환과 난관을 비롯한 장기들의 기능을 강화시켜주어 정력증강과 성기능 개선에 효과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다음으로 피로회복에 매우 좋았습니다. 동충하초는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인 부담에 시달리는 사람들 에게 쌓인 피로를 빨리 회복시켜주었고 원기를 돋구어주기 때문에 노년층의 몸보신에 아주 좋은 음식재료라는 것이 판명되었습니다.

또 동충하초에 함유되어 있는 충초다당(蟲草多糖)이 면역기능을 높인다는 것도 증명되었습니다. 감기, 폐결핵, 천식, 발작, 빈혈, 허약, 고혈압을 비롯한 각종 질병에 대한 예방효과와 치료개선효과가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에서도 충초다당의 효과를 이용하여 에이즈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습니다. 동충하초는 호흡기질환 개선에도 효과적인데 감기에 자주 걸리거나 호흡기환자들의 체내에 부족한 산소를 축적하여 건강기능을 개선 시켜줍니다.

동충하초는 항암효과도 뚜렷했습니다. 조선종양연구소에서 암 연구를 위해 균주인 유선암실험암그루인 'M-16'과 피부암실험암그루인 '평양 80'에 동충하초 물질을 포함했을 때 암세포 억제 기능이 확실히 좋아지는 현상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동충하초에는 인체의 산소소비량을 줄여 운동능력을 향상시켜 주는 기능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동충하초는 불로장생과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데다 피부노화와 수명연장효과도 있어 최근에는 많은 나라들에서 연구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김정일의 지시로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산하 기초과학연구원은 동충하초의 인공재배를 위해 누에를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하지만 박쥐나비 동충하초는 인공적인 재배가 어렵고 자연산보다 효과도 떨어져 지금도 중국에서 수입을 하고 있습니다.

동충하초의 포자에 감염된 곤충은 나중에 포자가 자라면서 죽어 버리는데 신기하게도 버섯이 밖으로 돋아나기 전까지는 곤충이 죽어도 절대로 썩지 않고 '미이라(미라)'처럼 형태를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금수산의사당경리부 산하 기초연구원은 동충하초 포자를 누에의 몸에 주입하고 먹이를 주면서 적당한 습기와 온도를 보장해 주었습니다. 동충하초 재배에 누에를 사용하는 원인은 큰 곤충일수록 동충하초도 크게 자라기 때문이었습니다.

누에가 죽으면 몸에서 자란 동충하초 버섯을 분리해 냉동진공건조법으로 말렸습니다. 이렇게 말린 동충하초 버섯은 가루를 내어 룡성특수식료공장에서 나오는 말기전병과 건당면 등 특제품에 첨가하는 방법으로 건강장수효과를 극대화시켰습니다. 동충하초 말린 가루는 더운 물에 타서 먹거나 꿀에 넣어 먹으면 더욱 효과가 있습니다.

만수무강연구소에서는 제일 약효가 뛰어나고 값이 비싼 박쥐나비 동충하초 버섯을 인공재배 하기 위해 거듭되는 연구를 진행하였으나 끝내 실패하면서 박쥐나비 동충하초는 인공재배가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김정일에게 보고했습니다.

그러나 현재 한국에서는 박쥐나비를 비롯해 거의 모든 곤충으로 동충하초 버섯을 인공재배 하고 값도 아주 눅(싼)게 판매하고 있습니다. 김일성 일가의 건강장수를 위해서라면 억만금도 아끼지 않는다는 만수무강연구소가 지금도 박쥐나비 동충하초를 재배하지 못하는 것을 보면 북한의 과학기술이라는 게 한국의 발전된 기술과는 큰 차이가 남을 실감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탈북자 김주원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