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우리 생활 속 경제 소식들을 살펴보는 김영희의 경제 이야기 시간입니다. 나보다는 내 자식들이 더 나은 삶을 살기를 바라는 마음. 모든 부모들의 공통된 생각이 아닐가 생각 됩니다. 역사적으로 볼 때도 과거 세대 보다는 신 세대가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더 풍요로운 삶을 사는 것은 당연한 진화였는데요. 요즘 이런 진화가 역행되고 있습니다. 오늘 김영희의 경제이야기에서 살펴봅니다.
올해 초 남한의 20, 30대 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사상 처음으로 감소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면서 '단군 이래 부모보다 못사는 세대의 출연'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는 등 남한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가져다주었습니다. 특히 부모 세대보다 더 많이 공부하고 더 열심히 노력하는 젊은 세대들에게는 커다란 실망이 아닐 수 없었을 텐데요. 이런 현상은 남한에서만 일고 있는 현상이 아닌 것 같습니다. 왜 요즘 젊은 세대가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가 됐는지. 한국산업은행 미래통일 사업본부 김영희 북한 경제 팀장과 살펴봅니다.
이규상: 안녕하십니까? 김 선생님.
김영희: 안녕하세요.
이규상: 요즘 20, 30대 청년들일 일컬어 '부모보다 가난한 세대'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는데요. 겉으로 보기에는 젊은이들의 모습이 풍요롭게만 보이는데, 왜 이런 말들이 나오는 거죠?
김영희: 네. 20대, 30대 청년가구들의 소득증가율이 감소하면서 이런 얘기들이 나오고 있는데요. 남한의 통계청 경제 동향을 보면 가구주, 즉 세대주 39세 이하 2인 이하의 월평균 소득을 보면 4천 달러로 1년 전 보다 약 200달러 감소했어요. 이렇게 통계청은 해마다 20-30대 가구 동향을 조사합니다. 조사에 의하면 2011년에는 2010년 대비 5.2%, 2012년에는 전년 대비 2.9%, 2013년에는 7.4%로 꾸준히 증가했어요. 그러다 2014에는 0.7%로 급락했어요. 지난해에는 전년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0대, 50대, 60대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60대 가구 월평균 소득 증가폭은 6.8%로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고요. 이러다 보니까 '부모세대보다 가난하다'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규상: 이렇게 젊은이들의 소득 증가율이 기성세대들에 비해 떨어지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김영희: 떨어지는 이유는 고용의 불평등 때문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대기업에 취업한 사람들 경우는 높은 임금을 받고 중소기업에 취업한 사람들은 그보다 낮은 임금을 받기 때문에 소득에서 큰 차이가 발생하는 것이죠. 대기업의 경우 고용은 적게 하지만 큰 이익을 가져가고, 중소기업 같은 경우는 고용은 많이 하지만 대신 이익을 적게 가져가니까. 임금이 크게 차이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규상: 그런데 이런 현상이 남한에서만 일고 있는 현상은 아닌 것 같죠? 최근 조사 자료를 보면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에서도 이와 비슷한 현상들이 일고 있다고 하죠?
김영희: 네. 그렇습니다. 글로벌 자문 회사인 매킨지 라는 회사가 있는데, 여기서 선진국의 소득감소 보고서를 작성했습니다. 거기서 영국,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웨덴 등 25개 선진국의 93년부터 2014년까지의 가계소득을 분석해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그것을 보면 65%에서 75%의 가구들의 가계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것은 미국, 프랑스, 이탈리아에서는 30세 이하 세대주들의 2012년 실제 소득이, 10년전, 2002년 보다 감소했다는 내용이 있어요. 매킨지는 그 이유에 대해서 청년실업문제가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이규상: 결국은 청년 실업문제가 젊은 세대들의 경제적 성장을 가로막고 있는 것 같은데요. 청년 실업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영희: 네. 청년실업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를 여러 가지 꼽을 수 있는데요. 우선 산업구조가 고도화 되면서... 고용 없는 성장 때문이라고 얘기할 수 있어요. 다시 말해 산업이 기계화되고 정보화, 로봇 화 되면서, 과거보다 더 많은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과거에는 1%의 경제성장을 위해서 100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었는데, 요즘은 1%의 경제성장을 위해서 5-6만 명의 일자리 밖에 만들어 낼 수 없다는 것이죠. 그리고 또 다른 문제는 너도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 공기업 그리고 공무원과 같은 좋은 일자리만 찾고 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제가 남한에 와서 대학이 정말 많고 거의 다 대학을 졸업한 사람들이라는 것에 깜짝 놀랐거든요. 또 중소기업에서는 인력이 모자라서 외국인 근로자를 채용하고 그래도 모자란다고 아우성이거든요. 또 한 쪽에서는 취업을 못한다고 해서... 제가 이런 것을 보고 정말 놀랐던 기억이 있는데, 남한은 너무나 학벌을 중시하면서 좋은 일자리만 고집하는 요즘 젊은이들의 그릇된 사고방식도 문제라고 보여 집니다.
이규상: 청년 실업문제가 단순히 일자리 문제만은 아니지 않습니까? 결혼, 출산 이런 문제도 여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닌가요?
김영희: 맞습니다. 우선 젊은이들 속에 취업을 하기 전에는 결혼을 하지 않는다. 이런 관점이 팽배해 있어요. 취업이 안 되서 돈도 벌지 못하는데 결혼을 하면 가정생활비는 어떻게 보장하나. 또 아기는 어떻게 키우나. 이런 우려가 많은 것 같아요. 이에 앞서서 남자들 경우는 직업이 없으면 여자들과 연애하기도 어려워요. 직업 없는 남자들을 여성들이 선호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실업율이 우리사회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볼수 있는 것이죠.
이규상: 기성세대들 중에는 요즘 청년 실업문제의 근본적 문제가 청년들 자체에 있다. 모두들 쉬운 일만 하려고 해서 이런 결과가 초래된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게 합당한 비판이라고 보십니까?
김영희: 생각을 해보면 50대 이상 성인들이 청년실업문제의 원인으로 청년들이 임금이 높고 안정적인 직업만 선호하기 때문이다 라고 하고 있는데 사실 틀린 말은 아니라고 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임금은 높지 않더라도 안정적인 일자리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거든요. 그러나 임금이 너무 낮으면 가정생활이 어렵고 또 자녀교육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임금이 높은 곳을 찾으려하는 것인데. 이것 또한 이해가 갑니다. 결국 청년실업문제는 청년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라고 말씀 드릴 수 있습니다.
이규상: 북한에서는 모든 젊은이들의 진로를 당에서 결정을 해주니까. 남한 청년들이 하는 이런 걱정들은 없겠네요.
김영희: 북한 같은 경우는 고등학교나 대학을 졸업하거나 군에서 제대를 하게 되면 나라에서 배치해 주기 때문에 사실 취업 걱정은 안하죠. 그렇기 때문에 북한에서는 실업자가 없다 라고 공식적으로 선언을 하고요. 그런데 문제는 직장이 있어도 먹고살기가 어려워서 장사를 통해 돈을 벌지 않으면 먹고살기가 어렵다는 것이죠. 북한의 청취자들이 듣는다면 '아 그렇지'라고 하겠지만 남한의 청취자들이 듣는다면 전혀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갈 겁니다. 직장에 나가서 하루 종일 일을 해도 한달 수입이 북한 돈으로 3000원 정도이고 시장 쌀 가격이 1킬로에 5천원 이니까. 한 달 내내 일을 해도 쌀 1킬로를 살 수 없다는 것이죠. 이 3000원은 당국이 식량을 배급해 줄 때를 기준한 것인데요. 현재는 배급이 중단되어 있기 때문에 월급이라는 것이 북한에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이죠.
이규상: 북한에도 요즘 시장이 형성되면서 빈부의 격차, 돈을 가진 사람들과 없는 사람들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고 들었는데, 세대 간의 경제적 격차 문제는 없나요?
김영희: 세대 간의 격차는 별로 없고, 시장에서 누가 더 장사를 잘 하느냐, 또 장사에 필요한 자금에 따라서 소득의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젊은이들이 대학을 졸업해도 직장에서 벌어들이는 월급으로 생활하기가 어렵기 때문에 당연히 장사를 겸해야 하고요. 나이가 많으신 분들도 장사를 해야 하고, 모든 세대가 직장이 아닌 장사를 통해 생활비를 벌어야 하기 때문에 세대간 격차는 아직은 볼수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규상: 오늘 보다는 내일 더 낫고 부모보다는 자식이 더 풍요롭게 사는 것이 그저 당연한 것인 줄 알았는데요. 젊은 세대가 기성세대보다 가난해 진 것에 기성세대의 책임은 없는지 생각해보게 됩니다. 김 선생님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김영희: 네. 고맙습니다.
<2분경제사전: 3D업종>
(news clip)
'3D업종'
삼D업종, 또는 Three D업종에서 'D'는 영어의 Difficult, Dirty, Dangerous 즉 어렵고, 더럽고, 위험한의 앞 글자를 따온 것으로 사람들이 기피하는 일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이 말은 1990년대 생긴 말로 비교적 일자리가 풍부하던 그 당시, 다른 직종에 비해 어렵고 힘들어서 구직희망자를 찾기 어려운 직업을 이르는 말로 쓰였습니다.
이런 직업 중에는 공장 노동자나 건설 노동자, 길거리 청소를 하는 환경미화원, 식당 종업원 등 비교적 임금이 적은 직업 등이 있는데, 임금이 적어서 구직자가 없고 또 열심히 일해도 충분한 생활비 마련이 없다는 편견과 고정관념 때문에 요즘에는 노임이 적은 직업 전반을 일컫는 용어로도 쓰입니다.
최근 남쪽에서는 일자리가 충분치 않아 구직자가 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기피하기 때문에 이런 3D 직업에는 전혀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3D업종은 없어서는 안 되는 일자리이기 때문에 남한보다 비교적 경제력이 낮은 국가의 노동자들이 남한으로 이주해 이런 업종에서 일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외국인 노동자들도 이런 3D업종에서 오래 버티지 못하고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요즘 고용주들은 3D업종에 대한 임금을 높이는 시도도 하고 있지만 여전히 3D업종의 일자리를 다 채우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2분 경제사전. 진행에 양윤정입니다.
남한의 고용노동부에는 최저임금위원회라는 행정위원회가 있습니다. 이 위원회의 역할은 생계비와 노동생산성 그리고 소득분배율 등의 자료를 바탕으로 적정한 최저임금이 얼마인지를 결정하는 것인데요. 최저임금은 고용자가 피고용자에 대한 착취를 막기 위해 정부가 정해놓은 최소한의 시급을 말합니다. 지난 15일 최저임금위원회는 2017년 최저임금을 2016년보다 7.3% 오른 시간당 6천47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미화로는 약 5.67달러 수준인데요. 북한의 기준으로 볼 때 5.67달러는 적지 않은 돈으로 보이지만 남한 근로자들의 입장에서는 만족하지 못하는 수준입니다.
남한의 노동계는 정부 측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시간당 만원, 미화로 8.77달러 정도로 올리자고 제안했지만 정부와 경영계의 반대로 관철되지 못했습니다.
최저 임금이 8.77달러까지만 오른다 해도 젊은 세대와 기성세대간의 소득격차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 될 것 같은데요. 쉽지 않은 일인 것 같습니다.
김영희의 경제이야기 이번 주 순서를 마칩니다. 진행에 이규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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